남편이 원하는 생일선물

 

제가 바쁘게 사는 사이에 1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남편의 생일이 살짝 지났습니다.

 

작년에도 대충 지나간 생일 이였지만,

여전히 “직업교육”중인지라 올해도 별다른 계획은 없었습니다.^^

 

올해는 시부모님, 특히 시어머니가 남편의 생일선물에 신경을 많이 쓰신 듯 했습니다.

 

작년에는 그냥 건너뛰신 생일 케이크도 올해는 따끈하게 구워서 오셨습니다.

 

반면에 저는 남편생일도 대충 건너뛰는 조금 허술한 마눌 이였습니다.^^;

 

 

 

시부모님이 남편께 선물하신 선물입니다. 생일카드와 현금 100유로 그리고 고급스러운 과일들과 건과일 아래로는 소금2종까지 준비하셨습니다.

 

“아니 생뚱맞게 웬 과일선물세트를...”

 

뭐 이런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아들의 건강을 위해서 과일을 많이 먹으라는 시어머니의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여기서 소금은 넣으신 걸까?"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봤지만 답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여름에 바비큐를 자주 하니 거기에 뿌려먹자는 말씀이신건지...^^;

 

저는 정말로 마음도 손도 가볍게 남편 생일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마눌의 도리지만,

올해는 생일 바로 전날 모든 것을 준비했습니다.

 

 

 

 

 

축하한다는 의미로 초콜릿을 준비했습니다.

파티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럿이 나눠 먹을 수 있게 여러 종류의 초콜릿이 들어있죠.

 

이거 사는데 3유로 조금 안되게 들었네요.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 할 필요 없이 올해도 남편이 원하는 선물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날 말이나 잘 들어!”

 

마눌이 언제 말을 안 들었다고 생일 선물로 “말을 잘 들으라." 니???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제가 남편을 위해 준비한 선물을 마련됐습니다.

20개의 쿠폰입니다.

 

평소에 남편이 “자전거 타러 가자!”고 사정을 했었지만, 어떤 때는 공부 때문에 정말로 시간이 없어서, 어떤 때는 귀찮아서 “싫어!”, “안 돼!”로 일관했던 일.

 

사실 함께 자전거를 타고 나서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남편은 혼자서 쌩하니 달려버리는지라, 저 혼자 자전거를 타는 꼴이 됩니다.

 

 열심히 달리다 보면 이미 목적지에 도착한 남편이 전화를 합니다.

 

“나, 지금 여기 도착했거든, 다시 돌아갈 예정이니 당신은 지금 바로 자전거 방향 틀어.”

 

그럼 저는 다시 방향을 돌려서 출발지 쪽으로 돌아오죠.

 

출발지에 다가올 무렵에는 자전거를 타고 날아온 남편이 다시 제 옆으로 옵니다.

결국 출발과 도착은 함께 하는데, 중간은 따로 달리는 조금 이상한 자전거타기입니다.

 

둘이 나란히 풍경을 즐기면서 천천히 타면 좋겠구먼, 남편은 경륜선수처럼 달리는 통에 자전거 초보인 아낙이 따라잡기에는 조금 많이 버거운 상대입니다.

 

가끔 같이 달릴 때는 뒤에 따라오면서...

 

“빨리, 더 빨리!!”

 

남편이 뒤에서 더 빨리 달리라고 재촉하는 걸 듣다보면 나중에는 열 받는 지라..

그냥 혼자 타는 것이 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같이 달리고 싶은 것이 조금 느리게 자전거를 타는 마눌의 마음입니다.^^;

 

 

 

 

올해 남편 생일선물은 남편이 원하는 자전거 타기를 쿠폰으로 만들었습니다.

 

자전거만 20번 타기는 조매 거시기 해서 “식당에 밥 먹으러 가기” 쿠폰도 4장이나 마련했습니다. 물론 이 쿠폰을 제시하면 밥값은 당근 마눌이 냅니다.^^

 

이렇게 준비한 쿠폰 생일선물을 지난 4월 남편의 생일날 줬었는디...

글을 쓰고 있는 지금(7월 10일)까지 20개의 쿠폰은 아직 미사용 상태입니다.

 

종강을 하는 7월 7일까지는 학교 때문에 바빴다고 치고, 종강을 한 후에 함께 달리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남편이 쿠폰을 내밀지 않고 있는 관계로..

 

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쿠폰은 내밀어도 안 갈 핑계를 댈 확률이 높기는 합니다만..^^;

내년 남편 생일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쿠폰을 다 쓰도록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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