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 전에 우리 동네 쇼핑몰에 있는 현금인출기에 돈을 찾으러 갔다가..
( 내 앞의 누군가 인출 해 놓고 꺼내가지 않아서 )
그대로 꼽혀있는 현금 50유로를 챙겼었습니다.
쇼핑몰 안에 경찰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돈에 ‘누구꺼’라고 쓰여 있는 것이 아니니 섣불리 임자를 찾아주겠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라 그냥 챙겨서 왔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돈을 꺼내고 나면 자동으로 돈이 나오는 입구의 문이 닫히는데 어찌 돈이 꼽혀있냐구요? 오스트리아의 인출기는 한국과는 쪼매 다릅니다.
이해를 돕고자 오스트리아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 인출기를 사진에 담았습니다.^^
그날 저녁, 퇴근한 남편에게 낮에 인출기에서 챙겨온 50유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50유로라고 하면 한국 돈으로 환산(1500원 잡고?)하면 한 75,000원이 되려나요?
별로 큰 금액이 아니라고 하실 수도 있으니 이곳에서 현금인출을 하는 사람들의 금액을 살짝 보자면 거의 10~20유로 수준에서 인출을 합니다.
대부분은 직불카드를 사용하니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는 경향도 있는 거 같고...
모르죠! 돈이 없어서 그러는지도.
남편의 인출금액 패턴을 보자면 3,6,9,식입니다.
보통은 90유로, 마눌에게 줘야할 돈이 있다면, 3의 배수인 120 이나 150 혹은 180으로 인출을 하죠.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
인출금액을 보면 자기가 인출했는지 타인이 한 것인지 쉽게 분별이 된다나요?
“웃기네. 난 그냥 한번에 200유로씩 인출한다.
누군가 작은 금액을 인출하면 내가 아닌 거지!”
마눌의 이런 말은 그냥 흘려듣는 것인지 남편은 항상 3의 배수로 인출을 합니다.
남편이 사용하는 은행은 분기별로 20~30유로의 수수료를 내는 대신에 직불카드의 이용에는 제한이 없지만,
제가 사용하는 우체국 은행은 분기별로 내는 수수료는 없는 대신에 일 정금액이 통장에 있어야 하고, 분기별로 15회 이상 직불카드를 사용 했을 시, 1회에 15센트라는 수수료가 붙어서 나옵니다.
아마도 이런 점 때문에 부부의 인출금액과 방법이 다른 거 같습니다.
인출기에 꼽혀있던 돈을 가지고 왔다고 타박하는 남편에게 마눌이 한마디 했었습니다.
“그럼, 어디다 돈을 갖다 줘? 돈에 임자가 누구라고 쓰여 있는 것도 아닌디..”
“인출기에 달려있는 카메라에 당신 얼굴 찍혔을 꺼야.”
“그럼 잘됐네, 그 다음 인출한 사람이 나라고 찍혔다고 혹시 돈 주 은거 있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돌려주면 된지 뭐!”
뭐 이렇게 대화는 끝내고는 돈 50유로는 잘 모셔놨었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출근하면서 봤던 신문에 제가 놀랄만한 기사가 실렸었습니다.
인출기에서 30유로를 발견한 사람이 650유로의 벌금형을 받았다는...^^;
신문기사 캡처
저와 똑같은 상황 이였습니다. 현금인출기에 돈 찾으러 갔다가 기계에 꼽혀있는 30유로를 챙긴 후에 자기가 인출하려고 했던 돈을 인출해서 갔었는데...
며칠 후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더랍니다.
“당신이 인출기에서 돈을 훔쳐가는 것(?) 이 동영상에 담겨있다는...”^^;
남자는 경찰이 알려준 돈을 분실(놓고 간 것이 아니고?)한 할매를 찾아뵙고는 주운 돈 30유로를 돌려주고는 “내가 잃은 돈 30유로를 돌려받았다”는 미리 준비해 간 종이에 일종의 증명을 받아왔었는데..
며칠 후 정말로 기가 막힌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돈을 훔친 범죄에 대한 벌금으로 650유로를 내라는 벌금고지서!
헉^^; 남편이 의미했던 것이 이것이었나 봅니다.
섣불리 돈 주었다가 범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을.
무섭습니다. 저도 경찰서에서 이런 전화를 받게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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