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전 직장 동료와 상사가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이름이 바뀌는 일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그곳에 있었다면
남편도 아마 그들과 같은 상황이었겠지요.
남편의 회사에서 한 부서를 통째로 다른 회사에 넘기는 일이어서,
그 부서에 있는 사람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부 한국 회사의 직원으로 하루아침에 신분이 바뀌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남편의 전 상사는 남편에게도
"오겠냐?"고 제안을 해 왔었습니다.
갈 마음도 없는 남편 이였지만,
그때 저는 "결사반대"했었습니다.
결사 반대한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남편의 (한국인) 상사 부인은
나에게도 "상사 부인=사모님"입니다.
한국인의 직장 구조상 상사는 절대
"친구 같은 존재"가 될 수 없으니 말이죠.
"외국인 상사"같은 경우는 회사 내에서는 "동료 같은 조언자"이고,
밖에서는 "친구 같은 동료" 여서 상사의 부인이라고 해도 어렵지 않죠.
제가 남편의 상사나 그의 부인을 만나도 "부장님", "사모님" 뭐 이런 호칭이 아닌
"Manfred 만프레드" "Anna아나" 같이 그냥 이름을 부릅니다.
남들이 보면 그저 친구들이 간 만에 만난 그런 모습이고,
저에게도 친구 같은 사람들입니다.
남편은 마눌의 조언인지, 아님 자신의 의지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전 상사의 몇 번의 "제의"를 꿋꿋하게 거절했고,
남편의 전 상사나 전 직장 동료들에게는
아주 많은 한국인 상사들이 생겼습니다.
다음에서 캡처 해 온 드라마 "미생"포스터
그리고 간만에 남편의 전 직장 동료를 만났습니다.
얼떨결에 유럽의 한국인 회사의 직원이 된 그에게
회사 생활이 어떤지 물어봤었습니다.
"회사 이름이 바뀌면서 한국인들이 많이 왔어?"
"응, 한 열 명 정도 온 거 같아."
"그래서 같이 일 해?"
"아니, 같이 일 하지는 않아."
(다른 방을 쓰니 잘 모르는 듯 합니다.)
"그 열 명 중에 젤 높은 사람이 있지 않아?"
"몰라, 누가 높은지, 박사 학위 엔지니어가 있기는 한데..."
외국에는 우리나라처럼 "부장, 과장, 차장, 전무, 이사" 이런 직위들이 존재하지 않고,
"프로젝트 매니저"," 그룹 리더" 같은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데,
이 프로젝트나 그룹 리더 같은 경우도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새로 리더나 매니저를 뽑아서 우리가 생각하는 그 "상사"의 개념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꾸벅 하면서 인사를 하지 않아?"
"응, 해!"
"그 사람이 젤 높은 사람이야!"
"그래?"
"사람들이 그 사람을 향해 인사를 하는 건 그 사람에게 존경을 뜻하는 거야."
"그래?"
"그러니 너도 그 사람에 대한 예절은 갖추도록 해."
남편과 그 친구의 이런저런 회사 생활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국인 직원들(=상사)과 함께 회식을 갔던 모양인데,
회식이 마칠 때 즈음에 한국인 직원들은
다시 회사로 돌아가더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유럽의 직장인들은 절대 이해 못 할 한국인 회사요~ 한국인 직원들입니다.
퇴근해서 온 회식을 끝내고 다시 회사로 돌아 가다니요?
"아마도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 있던가, 한국 지사에 오는 연락을 받으려고 갔을 거야.
한국 회사에서는 흔한 일이야.
유럽 회사처럼 퇴근 시간이 됐다고 다 퇴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있음 더 오래 근무를 해야 하고
또 자신이 책임을 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근무시간과는 상관없이 일을 하지."
유럽인 직원은 이상하게 생각 할 수도 있는
한국인 회사와 한국인 직원에 대한 아주 짤막한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그리고 일 중독으로 보이는 그들이
한국을 짧은 시간에 선진국의 대열에 올려놓은 원동력임을!
한국을 모르고, 한국인을 모르는 유럽인 직원에게 가르쳐주었습니다.
내 외국인 남편이 한국인 상사와 일해야 하고,
저 또한 한국인 상사의 부인을 "사모님"이라고 부를 자신은 없지만
한국인이, 한국 회사가 세계 속에서 우뚝 서는 모습은
자랑스러운 전 한국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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