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국에 살지도 않고, 근처에 떡국 떡을 구할 한국 식품점도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몇 년째 떡국을 먹지 못하고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몇 년째 떡국을 못 먹고 새해를 맞다보니 날씨만 쌀쌀해지면 떡국이 생각났었습니다.
원래 사람의 심리가 평소에 안 먹던 것도 그것을 먹지 못할 환경 속에서는 괜히 먹고 싶어지고, 생각나고 하는 법인데, 좋아하는 떡국을 몇 년째 못 먹다보니 새해가 아니여도 가끔씩은 떡국이 그립기는 했었습니다.
올해도 떡국을 먹지 못하고 새해를 맞이했었습니다.
올해도 떡국은 먹지 못하게 될 줄 알았습니다.
당분간은 한국에 들어갈 계획이 아예 없지만, 한국에 들어가면 꼭 먹을 음식 첫 순위를 떡국이 차지하게 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생각지 못한 곳에서 떡국 떡을 만났습니다.^^
자! 어떻게 생겼고, 제가 어떻게 그걸 처리(?)했는지 여러분께만 살짝 공개합니다.^^
가끔씩 찾아가는 태국아낙이 하는 작은 식품점. 코딱지만한 가게 안인데, 저는 그 작은 진열대를 돌고, 또 돌고 하면서 뭔가 내가 제대로 안 봐서 못 찾은 식품들이 있는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죠.
그때 발견한 대박 상품입니다. 중국에서 건너온 말린 떡국!
모양은 약간 다르지만, 우리가 먹는 떡국 떡과 흡사하고, 만든 재료도 쌀이 맞습니다.
“오예~^^ 몇 년째 먹지 못한 떡국을 내가 드디어 해 먹게 되는구나!”하는 격한 마음에 얼른 구매를 했습니다. 다른 밀가루로 만든 국수와 비교해도 착한 가격입니다.
400g에 1.40유로이니 말이죠^^
이때 짧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어? 중국인들도 떡국을 먹나? 아닌가? 한국인을 겨냥한 상품인가?”
이유야 어쨌든 간에, 심하게 바짝 말렸던 간에 일단 떡국이니 얼른 챙겨서 집으로 왔습니다.
이 제품의 유일한 단점은 물에 24시간 담겨놔야 하는 것입니다.
충동적으로 바로 떡국이 먹고 싶을 때는 불가능한 상품이라는 이야기죠.
오늘 먹고 싶더라도 물에 하룻밤 담가두었다가 내일 해 먹어야 한다는 거죠.^^;
그렇게 물에 하룻밤 불려서 저는 드디어 떡국을 해 먹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골국은 아니지만, 냉동실에서 자고 있던 고기육수를 해동해서 끓어놓으니 나름 모양도 떡국 같고, 맛도 떡국은 맞았습니다. 말려놨던 것이라 씹는 질감은 약간 달랐지만 그래도 떡국 맛은 진하게 났습니다.
이제 한국에 안 가고, 한국 식품점에 안 가도(물론 몇 가지의 한국식품들-고추장, 된장, 라면같은 종류는 구매가 가능하지만) 떡국을 내가 먹고 싶을때 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 감동을 짐작하시겠는지요?
몇 년후에야 먹게 될 줄 알았던 떡국을 이제는 이곳에서 새해가 올때마다 먹을수 있다는 그 사실에 제가 아주 많이 행복했었습니다.^^
떡국 떡이기는 하지만, 떡이 있으니 그동안 먹고 싶었던 떡볶이도 해 먹었습니다.^^
떡보다는 오뎅을 좋아하는지라 오뎅도 팍팍넣고 했음 좋았겠지만, 이걸 만들 당시에는 집에 오뎅이 없었던지라 오뎅 대신에 감자를 듬뿍넣고 치즈까지 넣어서 떡국 떡으로 떡볶이까지 해 먹었습니다.^^
사진에는 떡 대신에 감자들만 보이는데..
감자 뒤에 숨어있는 떡국 떡들도 꽤 됐답니다.^^
물론 한국산 떡국이나 떡볶이용 떡에 비하면 많이 떨어지는 맛이지만, 한국식품점이 아닌 곳에서 찾은 대용식품치고는 꽤 만족스러운지라 저처럼 주변에 한국식품점이 없어서 태국, 중국, 인도 식품점을 이용하시는 분들에게는 “대박상품”이지 않나 싶습니다.^^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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