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바빠도 며느리는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입니다.^^;
바쁜 일상 중에 맞이하게 된 시어머니의 생신!
하루종일 학교수업을 받느라 집에 오면 저녁이 되지만, 그래도 시어머니의 생신이 다가오니 며느리는 슬슬 신경이 쓰였습니다.
장남이자 외아들인 남편이 몰라라하니 더 걱정이 됐었습니다.
“난 다 가지고 있으니 아무것도 필요 없다.”
제 시어머니의 18번이십니다.
항상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하시는 분!
그래서 더 선물하기가 조심스럽고 신경이 쓰이죠!^^;
비엔나에 살고 있는 시누이에게 SOS을 쳤습니다.
“엄마가 좋아하는 것이 뭐야? 아이디어 제공 요망!”
그리 문화생활을 즐기시는 분이 아니신데, 왠 뜬금없이 음악회 예약권을 운운합니다.
“에이~ 엄마를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아는디. 그건 아닌디..”
이번에는 아빠께 SOS를 쳤습니다.
“생각 해 보고 알려주시겠다”고 하신 시아버지.
이틀후쯤 마당에서 시어머니 몰래 만나서 여쭤보니 하시는 말씀!
나중에 아빠가 보여주시는 화원 전단지에 그 꽃의 이름과 가격이 나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시어머니 생일 바로 전날에 세일이 들어갑니다.^^
원래 가격이 13유로인데, 세일해서 10유로. 흐흐 2개사면 6유로가 굳네요.^^
그래서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길에 화원에 들려서 남편이 드리는 선물로 샀습니다.
끔찍하게 생각하는 엄마의 생일임에도 무신경한 아들은 마눌이 사다놓은 꽃 화분 2개로 땡 칠 모양인지라, 꽃 선물로 결정을 하고, 며칠동안 남편의 귀에 못이 박히게 잔소리를 했습니다.
“당신은 엄마 생신이 낀 주말에 가족외식을 쏘겠다고 해.
화분 2개에 가족 외식(한 100유로정도?)이면 충분한 선물인거 같아.”
“부모님 앞에서 당신이 직접 가족 초대한다고 해! 알았지?”
“당신이 말해.”
“내가 말하면 부모님이 안 믿으셔. 내가 주최해서 한다는 걸 다 아신단 말이야. 그러니 당신 입으로 두 분을 초대해야 (조정은 뒤에서 며느리가 하지만) 공식적으로 되는 거야.“
“....”
“당신이 직접 말해라~ 잉? 안 그럼 재미 없다.(지금 협박중)”
“당신이 말해!”
그렇게 부탁에 협박을 했건만, 결국 부모님 앞에서는 벙어리가 된 남편!^^;
시누이라도 있었음 시누이를 시켜서 근처 식당을 예약해서 식사를 확약 했을텐데.
시누이도 감기로 못 온다고 하고..^^;
결국 며느리가 말을 해야 했습니다.^^;
“부모님, 당신 아드님이 엄마 생신 기념으로 온가족을 함께 식사를 하면 좋겠다고 하는데요?”
제가 거든다고 하지만 저는 옆에서 보조밖에 못하잖아요.^^;”
며느리가 두 분 앞에서 열심히 떠들었지만 일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시댁에 살면서 맞는 시어머니의 생신이라 며느리인 저는 따로 시어머니 선물을 하고 싶었습니다.^^
한국 같았으면 시어머니 생신때 며느리는 당근 거나하게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거죠. 몇십만원짜리 상품권 혹은 여행상품권 같은? (아닌가요? 너무 쎈가요?)
며느리인 저는 조금 더 나은걸 선물해야 할 거 같아서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난 생각!
“울 엄마 수영복이 몇 년째 같은거였는디...”
제가 학교에서 서로를 목욕시켜 주는데 수영복이 필요하고 비키니밖에 없다고 하니 “이건 어떠냐?”하고 보여주시는 꽃무늬 수영복.
시어머니가 전에 입으셨던거 같은데 지금은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작은 사이즈의 수영복.
올해 시어머니가 휴가를 가시기 전에 멋진 수영복을 사시면 좋을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빳빳한 현금 100유로와 함께 생일카드를 썼습니다.
한국식으로 따지자면 며느리가 시어머니 생신에 현금 15만원은 사실 약소한거죠.
그런데도 엄마는 “니가 무슨 돈이 있어서 그렇게 큰 금액을..”운운하셨습니다.^^;
제가 선물한 돈으로 정말 시어머니가 수영복을 사 입으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성의없게 돈으로 줬다는 생각만은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어머니 생신때 한식으로 미역국 끓이고 잡채하고 해서 해 드리자니 바쁜 며느리가 시간도 없었지만, 외국음식을 좋아라 하시는 분들이 아니신지라 괜히 음식으로 고문하는 일이 될까봐 그저 마음만 가져봤습니다.^^
내년에는 제가 시간이 얼마나 날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엄마가 감동하실만한 선물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선물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여~ 정성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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