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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우리부부의 한끼 간식, 라면

by 프라우지니 2015.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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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라면종류는 잘 안 먹던 인간형이였습니다.

 

한국에 살 때 제가 가끔씩 먹었던 면종류라면.. 생생우동”같은 우동 면발이거나, “멸치 칼국수”같은 면발을 튀지지 않고 말린 것이였죠.

 

날씬하지도 않으면서 저는 체질적으로 기름끼를 싫어하는거 같습니다.

삼겹살도 제가 안 먹는 종류중에 하나이고, 면을 튀겨서 기름기 둥둥뜬 라면 또한 사절!

 

제가 별로 즐기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삼겹살을 포함해서 햄도 지방을 포함하고 있는 건 안 먹습니다.”

부득이하게 삼겹살을 먹어야 할 상황이라면 삼겹살 사이에 비계는 다 떼어내고 살코기만 골라서 먹죠! 햄 또한 주변에 지방이나 비계가 있는 경우는 다 떼어내고 살코기 햄만 골라서 먹습니다.

 

“초코렛, 젤리등을 포함한 단 종류도 별로 즐기지 않습니다.”

케잌또한 제가 별로 즐기지 않는 종류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배가 고플 때는 아무거나 사양 안하고 먹는 편이지만, 배고프다고 해도 안 먹게 되는 종류는 몇 개 집어먹는 정도로만 그치게 되더라구요.

 

“감자칩 같이 튀긴 과자들도 잘 먹지 않습니다.”

 

“아이스크림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살찌우고 몸에 기름기를 만드는 것들은 좋아하지 않는 아낙이라는데 몸매는 절대 날씬하지 않습니다. 본인은 “내가 원래 통뼈라서 몸매가 이런거야!”하고 우기지만, 그녀의 몸매를 살짝 보자면.. 배둘레에 햄(=배둘레햄)도 꽤 있는 거 같고, 몸매로 보자면 위에서 열거한 것들을 무지하게 사랑하는 사람의 그것입니다.^^;

기름기 둥둥 뜬 라면도 전에는 일년에 한번 먹을까 말까한 아이템이였는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인지, 입맛이 변하는 것인지 아님 주변에 한국식품을 구할수 없다는 것을 인지해서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요새는 가끔씩 라면을 삶아서 먹습니다.

 

물론 라면을 삶을 때도 냄비 2개에 동시에 물을 끓이면서, 일단 면을 끓은 물에 한번 튀긴 후에 그 옆 냄비로 옮겨서 다시 라면을 삶습니다. 어떻게라도 기름기를 조금 줄이고 싶은 마음에 말이죠.

이렇게 기름기가 제거된 라면국물이라도 해도 저는 절대 먹지 않습니다. 

 

라면을 먹어도 면발만 건져먹고 국물을 버리는 입맛인데, 남편은 저와는 정 반대의 입맛입니다.

국물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이상한 서양인입니다. 전에는 몰랐었는데, 남편에게 한국음식을 먹여보니 바로 알겠더라구요.

 

남편은 서양인임에도 김치국물등 찌개류를 선호하는 입맛입니다. 서양음식에서는 절대 찾지 못할 찌개, 국을 좋아하는 입맛이니 함께 몇 년을 살아도 마눌은 남편의 입맛을 알지 못했습니다.^^; 집에서 국이나 찌개를 끓이는 일이 없었거든요.^^;

 

남편이 국물을 좋아하는걸 아는 지금은 남편과 나란히 간식을 먹습니다. 마눌은 좋아하는 것(면)과 남편이 좋아하는 것(국물)이 틀리니 서로 다투지 않고, 깨끗하게 먹어 치울수 있는지라 둘 다에게 왔다~인 제품이거든요.^^

 

전에는 잘 안 먹던 라면이지만 요새는 가끔씩 먹습니다. (두어 달에 한번쯤?)

 

평소에는 신라면을 끓이는데, 이때는 제가 매운너구리를 샀었네요.

오스트리아에서 한국라면의 가격은 식품점마다 다르지만, 린츠의 식품점에서는 1유로 선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규모가 조금 큰 중국식품점에서는 같은 라면임에도 1.50유로를 받는 떼돈 버는 행위를 하고 있지만, 소규모로 운영하는 태국,베트남 식품점들은 정직한 가격 1유로에 고객을 모시고 있답니다.^^

 

 

 

 

부부가 나란히 집에 있는 주말. 출출한 오후 간식으로 마눌이 너구리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물론 면을 두 번 삶아서 기름기는 어느정도 제거했지만, 그렇다고 마눌이 라면국물을 마시는 행위는 절대 안하죠! 삶은 라면을 들고 방으로 가서 남편에게 물어봅니다.

 

“먹을래?”

 

남편은 별로 관심이 없는듯이 대꾸를 하죠!

 

“당신이 먹다가 줘!”

 

원래 서양인들은 남이 먹다가 남긴 것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제 남편은 특이한 인간형으로 항상 마눌이 남긴 것을 먹습니다.

 

하긴, 등산가서 산장에서 쉴 때도 메뉴 2개 시키면 될 것을 마눌꺼 하나만 시킨후에 마눌이 먹다가 남긴(남겨야 하는 거죠. 안 남기면 남편 몫이 없으니..^^;) 것을 사람들이 보거나 말거나 먹는 행위를 곧잘 합니다. 짠돌이 인간형이라는 이야기죠!^^;

 

몇 년째 잔소리해도 안 고쳐지는지라 그냥 포기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마눌은 남편이 빤히 쳐다보는데, 그 앞에서 너구리의 면발을 어느 정도 골라먹고 남편에게 냄비를 양보했습니다. 냄비를 받은 남편은 안의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는지 한마디 하네요.

 

“면발은 조금 남겨놓지...”

 

항상 이렇습니다. 애초에 먹겠다고 했으면 2개 끓였을 것을.

넘치게 요리해서 남기는것 보다 조금 모자르듯이 먹는것이 좋다는 남편이니..이해 되지죠?

 

냄비를 받아든 남편은 라면국물을 화끈하게 다 마셨습니다.

매운 신라면 국물도 다 들어붓는 남편에게 너구리 국물은 조금 약한 모양입니다.

 

밥이라도 넣어도 먹으면 좋았을것을.

남편은 맨입에 그 매운 라면국물을 들어붓고는 깨끗한 냄비만 남겨놓았습니다.

 

이렇게 소소한 일상을 보면 우리부부는 참 천생연분인거 같기도 합니다.

라면을 끓여서 마눌은 면발을, 남편은 국물을 먹어서 서로 싸울 일 없으니 말이죠.

(사실을 말하자면 남편도 면발을 좋아하지만, 마눌에게 양보하는거 같습니다.^^;)

 

잠시 사적으로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글이 올라가는 4월 29은 울 큰언니야가 오늘 생신이십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생일축하 한다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날립니다.

바쁘게 사시는 관계로 여동생네 집(블로그)도 자주 못 오시지만, 그래도 일단 축하는 날립니다.^^

 

"신여사, 생일 축하하오!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시오~

선물은.. 주머니에 있는 돈으로 맛있는거 사서 드시오~^^"

 

울언니와 더울어 이날 생일이신 모든 분들의 행복한 하루를 기원합니다.

 

참, 오늘이 제가 한 달 넘게 준비한 "인체학"시험날 이기도 합니다.^^

하도 들어서 귀에 익숙한 것이 더 많기는 하지만, 시험이라는 것이 항상 제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오는 것이니 결과는 어떻게 될지 뚜껑을 열어보면 알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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