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제(시)엄마의 아들을 교육중입니다.
마눌 앞에서는 완전 “까불이”남편인데,
남편은 부모님 앞에서 입이 무거운 장남입니다.
아무리 자식이라고 해도 입이 무거우니,
부모님들은 남편이 대하기 불편하신 모양입니다.
남편 또한 조금은 불친절한 아들이기도 하고 말이죠.
매 주말, 저희부부의 점심까지 하시는
엄마 옆에서 며늘도 거들기는 하지만,
음식을 해야 하시는 엄마에게는 부담이라는 생각에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주말은 엄마한테 가서 점심 먹지 않을꺼야.
우리가 해서 먹기로 해!”
“왜? 엄마가 해 주시잖아.”
“우리가 함께 살면서 엄마는 매 주말 우리 음식까지 하셔.
그것이 쉬운 줄 알아?엄마가 우리 때문에 스트레스 만빵 받으시면 좋겠어?”
“...”
그날 엄마께 말씀 드렸습니다.
“엄마, 앞으로 주말에는 저희가 따로 점심을 해 먹을께예요.”
“왜? 너 내 음식에 불만있냐?”
“엄마가 저희 때문에 힘드시잖아요.
제가 도와드린다고 해도 저는 도우미인 것이고,
요리는 엄마가 하시는데, 매주 메뉴를 정하시는것도
은근히 스트레스 받으실테고..앞으로는 저희가 해먹을께요.”
“아니다. 어차피 요리는 하는 것이고, 2인분 하나
4인분하나 같으니 앞으로도 그냥 계속 요리 할란다.”
그후 저희부부는 계속해서 엄마네서
주말 점심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물론 점심시간 전에 며늘이 엄마네로 가서
샐러드를 만들거나 엄마가 하시는 요리를 조금
거들어 드리는 정도로 도와드리고,
식사 후에는 식기세척기에 들어가지 않는
커다란 냄비나 프라이팬 정도는 설거지합니다.^^
한번은 시어머니가 60주년을 맞는
슈퍼마켓에 가자고 노래를 하시는데,
시아버지는 “안가”로 일관하시고,
안 가신다는 시아빠는 내맘대로 안 되는 상대도 아니니
얼른 남편한테 뛰어가서 말을 했습니다.
“남편, 엄마가 슈퍼마켓에 가시고 싶다는데,
아빠는 안 가신데, 당신이랑 같이 가자!”
“안 가!”
“왠만하면 가시지? 엄마가 완전 가고 싶으시다는데..”
“안 가!”
“인간아! 엄마가 살면 몇 십년 사시겠냐?
그리고 우리가 항상 부모님 옆에 있냐?
좋은 말 할때 가지?”
“안 가!”
“당신이 간다고 하면 엄마가 무지하게 좋아하실꺼야.
그러니 가자, 60주년 기념이라 맛있는 음식도 있단다.
엄마가 점심도 사주신단다.”
“...” (=반은 성공^^)
결국 “안가”를 외치던 남편이 운전하고,
60주년 기념일을 맞은 슈퍼마켓에 방문을 해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는 장을 봤습니다.
엄마도 필요한 것을 사시고, 남편도 필요한 것을 담았는데,
엄마가 계산하셨습니다.
문제는 엄마 물건보다 남편의
물건 값이 훨씬 더 비쌌다는 것!
물론 엄마는 계산하시면서 한마디 하셨습니다.
“물건 값은 내가 낸다.”
물건값을 엄마가 내신다고는 하셨지만,
그렇다고 입을 닦으면 안되는거죠!
엄마가 계산하신 영수증을 챙겨와서
우리 물건값을 계산하면서 남편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우리 물건 값이 엄마 물건보다 훨씬 더 비싸.
그러니 엄마한테 물건값을 드려야 해!”
짠돌이 남편은 엄마가 내준다고 했었는데,
마눌이 태클을 걸고 들어오니 한마디 합니다.
“엄마가 계산 하신다고 하셨잖아~”
“여보세요? 당신이 나한테 안 그랬나베?
엄마는 쥐꼬리 연금을 받으시니 엄마가
혹시라도 돈 같은거 주시면 절대 받지 말라고?
벼룩이 간을 빼먹어라.
돈 잘 버는 아들이 쥐꼬리 엄마 연금을 뺏아 먹는것이 말이 되냐?그리고 엄마가 가자고 할 때, 한 번에 간 것도 아니고,
반나절을 약 올리다가 갔잖아.”
“...”
“계산한 금액은 내가 엄마 갖다 드릴꺼야.”
“...”
각자 딴 주머니 차고 사시는 시부모님.
아빠는 거의 900유로정도 받으시면서
집에 관한 세금, 전기세, 물세등등을 담당하시고,
760유로 받으시는 엄마는 집안의 주식비를 담당하십니다.
2인 가족에서 저희가 들어오면서
4인 가족으로 변한 우리집.
물론 평일에는 각자 해 먹지만
주말에는 엄마가 저희 부부의 음식을 해주십니다.
그러니 엄마는 지출이 전보다 훨씬 더 많으신데..
거기에 아들이 수퍼 장본거까지
덤탱이를 씌운다면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거죠?
슈퍼에서 세일하는 품목이 있으면
저희에게 전화를 하셔서 물으십니다.
“여기 XX가 싸다. 너희 몫으로도 사다줄까?”
“네, 엄마 2개만 사다 주세요.”
이렇게 주문한 물건값도 엄마는 됐다고 하시지만,
며느리는 적어놨다가 돌려드립니다.
마눌의 행동을 관찰만 하던 남편이 한마디 했습니다.
“엄마도 됐다고 하는데,
뭘 그렇게 물건값을 정확하게 계산을 하누?”
“남편, 2유로가 열 번이면 20유로가 돼.
푼돈이라고 해도 그것이 쌓이면 결국은 부담스러운 가격이 될테고,
어느 순간이 되면 엄마는 ”싼 물건 있는데 너희도 필요하냐?“고
더 이상 우리에게 묻지 않으실꺼야.나도 그럴테니까!
그러니 매번 계산을 정확하게 해야 해!”
물론 이 금액도 엄마한테 갖다드립니다.
엄마는 됐다고 하시지만,
며늘의 설명을 들으시면 옳다고 하십니다.
계산은 정확하게 해야 하니 말이죠.^^
하긴 울엄마 며늘이 슈퍼마켓 장본거 계산해서
돈을 갖다드렸을 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거 니 돈 가지고 온거지?”
짠돌이 당신 아들을 너무도 잘 아십니다.^^
“아니예요. 엄마, 이거 당신 아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예요.
모자 관계라고 해도 계산은 정확하게 해야죠!
앞으로도 엄마가 우리 물건 계산한 것이나
사오신 금액은 돌려 드릴꺼예요.”
엄마 것은 그냥 먹으려고 드는 아들 옆에서
며늘이 딱 부러지게 계산을 해드리니
엄마는 만족스러운듯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며늘이 아들 교육을 잘 시킨다고 생각하신 모양입니다.^^
며늘은 아들의 경제교육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부모님, 특히 지금은 엄마에 대한
예절교육을 마눌은 남편에게 시키고 있습니다.^^
주말 점심시간, 말없이 고개 숙이고 음식만 먹고는
남편은 말없이 일어나서 사라집니다.
시부모님과 며늘은 밥을 먹고 있는 상태인데도,
남편이 간다는 말도 없이 일어나서는 쓰윽~
얼마 전부터 밥 먹고 일어서는
남편의 팔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일어나기 전에 뭐 잊은거 없어?”
“뭐?”
며늘이 엄마쪽으로 눈치를 줍니다.
엄마한테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라는 이야기죠!
그제서야 남편은 마지못해 인사를 합니다.
안 그러면 마눌이 팔을 안 놓아주니 말이죠.
“엄마, 점심 감사합니다.”
처음 남편이 마눌에게 팔이 잡혀서 고맙다고
말한 날 엄마는 씨익 웃으셨습니다.
아마도 당신 아들에게
처음 들어본 말인 모양이신듯 합니다.
말을 시키지 않는 이상 먼저는
절대 말을 안 하는 아들이거든요.
요즘은 밥 먹고 일어서는 남편 팔을 잡으면
남편이 자동적으로 말을 합니다.
“엄마, 점심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엄마를 바라보고 하는 것이
아닌 먼산을 쳐다보고 합니다.
이렇게 성의없는 인사는 아닌거 같아서
남편에게 또 다른 요구를 했습니다.
“엄마 눈을 쳐다보고 웃으면서 잘 먹었다고 해야지!”
마눌의 요구에 남편은 엄마의 눈을
쳐다보고 잘 먹었다는 말을 합니다.
아들바보인 엄마는 아들이 눈을 마주쳐주고,
잘 먹었다는 이야기를 하니 기분이 좋으신 모양입니다.
얼마 전에는 시부모님이 잠자리에서
저희부부 이야기를 하셨다고 했습니다.
“아들내외랑 사니까 좋다고”말이죠.
저희랑 함께 사셔도 좋다고 하시니 며늘도 좋습니다.
며늘은 당신들의 아들이 당신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무뚝뚝한 인간이 아니고, 짠돌이도 아니며,
감사하다는 말도 하고, 눈을 마주치고 웃어주는
다정한 아들이라는것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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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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