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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먹어본 달팽이 요리

by 프라우지니 201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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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표적인 요리 중에 하나로 꼽히는 달팽이요리, 에스카르고

지금까지 이름만 들었지 본적도 없고 먹어본 적은 더더구나 없는 요리!

프랑스에 여행가서도 본적이 없는 요리.

 

프랑스의 그 대표적인 요리를 프랑스도 아니고 오스트리아에 사는 평범한 아낙이 맛을 봤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슈퍼마켓들은 계절별로 각 나라의 요리 재료들을 판매합니다.

스페인, 중국, 이태리, 그리스와 함께 프랑스 식재료도 1년에 몇 번은 슈퍼마켓 팜플렛에 자주 등장하고, 평소에는 생각없이 봤던 그림인데, 왠일로 이번에는 제 눈에 하나가 딱 꽂혔습니다.

 

제목에서 이미 짐작하셨죠?

맞습니다. 바로 달팽이 요리!^^

 

 

 

 

얼마나 작은 접시인지 짐작은 안 되지만, 냉동된 달팽이 요리가 2.49유로입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요리가 비록 냉동이기는 하지만 비싸지 않으니 한번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바닥에 기어다니는 달팽이를 보기는 했지만 먹어본 적은 없었거든요.

 

 

 

슈퍼마켓에 자전거타고 날듯이 다녀왔습니다. 1년에 몇 번 반복되듯이 판매되는 제품임에도 어찌 지금까지 한번 먹어볼 생각을 못했는지 신기합니다. 접시는 생각보다 아주 작았습니다.

 

얼마나 작은지 실감을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손을 한번 펴봤습니다.

참 작은 접시죠? 달팽이 껍질이 포함됐음에도 89g이 이 접시의 무게입니다.

 

 

 

 

일단 생전처음 사본 요리이니 어떻게 데우는지도 요리법을 잘 봐야 하는 거죠!

 

달팽이 접시의 비닐을 벗긴 후에 180도의 오븐에 달팽이의 입구가 위로 가게 배열한 후에 10분정도 구우면 되는 모양입니다.

 

 

 

 

달팽이의 비닐을 벗겨보니 달팽이의 입구는 허브버터로 꽉 차있습니다. 달팽이가 자리하고 있는 접시는 밑이 움뿍 패여있어서 달팽이들의 입구가 위로 가게 하는데 수월합니다. 입구가 옆으로 가게 되면 허브버터가 녹으면서 다 접시로 쏟아지게 되고 그럼 접시에 묻어난건 닦아서 먹기 불편하게되니 다시한번 달팽이 입구를 신경써서 배열했습니다.

 

 

 

 

오븐에 7분정도 구운 달팽이를 살짝 꺼내봤습니다. 크기에 따라서 이미 버터가 다 녹은 녀석도 있고, 아직 버터덩어리를 물고 있는 녀석도 있습니다.

 

확인 후에 다시 한 번 오븐에 넣었습니다.

 

 

 

 

잘 구워진 달팽이을 빼먹을수 있는 전문기구들이 없는 관계로, 집게와 젓가락을 이용해서 수월하게 꺼냈습니다. 아직 뜨거운 달팽이를 손으로 잡는건 무리가 있거든요.

생각보다 젓가락으로 달팽이를 꺼내는 건 참 쉽습니다.^^

 

저는 접시 한쪽에 모든 달팽이 내용물을 다 쏟았습니다.

 

 

 

 

달팽이 내용물을 빵 위에 올려서 먹어봤습니다.

 

제가 상상했던 달팽이의 식감은..

 

“생물 골뱅이는 아닐 것이고 통조림에 들어있는 골뱅이 같겠지?”

 

빵위에 올려서 버터,골뱅이랑 한번에 먹을 때는 따로 달팽이의 식감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아 짜다!”

 

달팽이를 소금으로 고문했는지, 짜기만 엄청시리 짭니다.

 

 

 

 

그래서 일부러 달팽이만 먹어봤습니다.

그런대도 골뱅이의 그런 탱탱한 질감은 아니였습니다.

이것이 달팽이인줄 모르고 먹었다면 먹고 나서도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버터범벅.

 

제가 이렇게 주방에서 포스팅을 위해 이런 실험을 하고 있는 동안에 남편이 퇴근했습니다.

평소에 쓸데없는데 돈쓰는 걸 싫어하는 남편은 마눌이 자기 돈으로 사도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래서 퇴근하는 남편을 보고 깜짝 놀랐었습니다.

 

“으메! 또 쓸데없는 거 사왔다고 한마디 하겠네..^^;”

 

일단은 아주 반갑게 남편을 맞으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남편, 어서 오세요~ 당신 배고프지? 내가 당신을 위해서 준비했어.

이거 건강에 왕 좋은(정말?) 달팽이 요리야. 당신 한 번도 안 먹어봤지? 빨리 와서 먹어봐!^^”

 

왠일로 달팽이가 널려진 식탁에 앉아서 남편은 마눌이 빵위에 얹어주는 달팽이를 고분고분 받아먹습니다. 몇 개 받아먹고는 바로 자리를 뜨면서 하는 한 마디!

 

“짜다!”

 

아니 짜도 심하게 짜게먹는 남편이 짜다고 하면 정말 짜다는 얘기인디..

 

주방을 나서는 남편에게 한마디 외쳤습니다.

 

“우리 다음에 이거 사다가 또 한 번 해 먹어볼까?”

 

남편은 뒤돌아보지 않고 나가면서 대답합니다.

 

“아니,됐어. 짜기만 하고 별 맛도 없어. 버터도 심하게 발려있고!”

 

우리부부에게는 달팽이요리는 한번 먹어본 것으로 만족스러운 음식이였습니다.

물론 맛에서는 만족을 못 느꼈지만, 한번 먹어봤다는 경험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달팽이 요리를 사서 요리하기 전에 “어떤 분이 달팽이요리를 포스팅 했나?” 인터넷 검색을 한번 해봤었습니다. “어떤 분은 프랑스의 레스토랑에서 먹었었는데, 그때는 별 맛을 못 느꼈지만, 나중에 다시 그 맛이 생각나서 다시 프랑스를 찾았을 때 다시 먹었다”고 했었습니다.

 

이쯤되면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그 사람은 레스토랑에서 먹어본 것이고, 당신은 냉동 달팽이를 사서 데운 것이니 전혀 다른 재료로 한 것이고 거기서 맛의 차이가 나지 않았을까?” 하시겠죠?

 

오스트리아의 레스토랑 주방에서 6개월 근무한 저의 경험으로 말씀드리지만, 레스토랑에서 파는 것이라고 해도 대부분은 레스토랑에서 직접 조리하지 않습니다. 직접 데우기는 하죠!^^

 

대부분의 요리는 조리가 끝난 상태의 냉동제품이나 업소용 통조림들을 열어서 다시 약간의 양념을 가할뿐 어떤 요리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하는 법은 없습니다.

 

물론 별 몇 개있고, 정말로 한 요리만 전문적으로 하는 레스토랑은 별개지만, 프랑스라고 해도 일반 레스토랑에서 파는 달팽이요리는 대부분 냉동제품을 쓰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의 추측입니다. 나중에 프랑스 사람들을 (물론 조리사면 더 좋겠지만) 만나면 물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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