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에서 30여년을 살았던 전형적인 한국여성입니다.
외국에서 살아온 세월이 이래저래 합쳐서 15년이 다 되어가지만,
뼈 속 깊숙이에는 한국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품고 있는 중년여성입니다.
현재형으로 밝혀보자면..
저는 오스트리아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중년여성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제 직장동료들의 반응들이 참으로 유쾌하다 못해서 저를 “놀리려고” 그러는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뭔가를 해놓고 그것이 맞는지 묻는 말인거죠!
대체로 이럴 경우는 어디가 잘못됐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더 좋은지의 조언을 해줘야 정상이건만..
“훌륭해! 완전 좋아!”
엥^^; 뭔가 고칠 점을 물어보려고 물어봤건만 돌아오는 답은 항상 칭찬입니다.
내가 3시간의 짧은 근무시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인사를 해도.
“오늘 일 환상적으로 잘 했어. 잘 가!”
어째 주변에서 제가 한일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뭔가를 알려줘야 제대로 할 텐데..
일을 정말 잘해서 저러는 것인지, 아님 내가 외국인이고, 초보자여서 놀리려고 그러는 것인지 처음에는 이들이 행동에 대해서 고민 아닌 고민을 했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칭찬이 아닌 제대로 된 판단이고 조언인데 말이죠!
여기서 잠시 저의 성격을 밝혀보자면...
직선적이고, 솔직하고,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합니다.
할 말은 해야지 가슴에 담아두면 울화통이 터지는 타입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아부도 못하고, 같은 말을 해도 직선적으로 지르는 통에..
상대방이 기분 좋게 말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죠!^^;
제가 한국인이여서 그러는 것인지 제 성격이 원래 그래서인지는 잘 모르겠습지만, 저는 상대방이 나의 의견을 물어오면 칭찬으로 시작해서 칭찬으로 끝내지는 못 하는 성격입니다.
제 의견을 물어오는데, 실제로는 아니면서 “좋아”하는 것도 아닌거 같고 말이죠!
그래서 저는 제 의견을 물어올 때면 저의 솔직한 대답을 합니다.
상대방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는 잠시 접어놓고 말이죠!
“나는 칭찬에 인색한 한국인친구”라는 포스팅을 해야되겠다.. 생각만 하고 있을 때,
어느 잡지책에서 내가 딱 필요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어떠한 포스팅을 해야 되겠다.”고 마음먹고 있다보면..
신기하게도 그 포스팅에 필요한 사진과 여러 가지 정보들이 나타납니다.
이런 우연을 몇 번 겪고나니 신기하기까지 하더라구요.
제가 잡지에서 읽은 “인간관계에서 괜찮은 사람이 되는 6가지 원칙”입니다.
급하게 이 부분만 사진을 찍은 덕에 이 잡지책이 어떤 것이였는지는 알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혹시나 이 잡지책을 알고 계시는 분은 알려주시면 바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인간관계에서 괜찮는 사람이 되는 6가지 원칙
Smile 미소짓기
Interest 관심보이기
Praise 칭찬하기
Respect 존경하기
Devote 헌신하기
Endure 인내하기
위에서 나열한 6가지 중에 제가 제일 힘든 부분이 바로 “칭찬하기”입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합니다.
“칭찬도 받아본 사람이 할 줄 아는거라고..”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건 요즘입니다.
제가 자라온 한국사회는(제가 40대 중반의 중년여성이라는 걸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내 자식이 잘한다고 해서 대놓고 부모님들이 “칭찬”만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자식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대답을 하시지만,
집에 와서는 “잘 했지만 그중에 잘못된 점을 집어내주시는 조언” 을 하셨죠.
결국 아이는 부모에게서 칭찬보다는 “고칠 점”을 지적받고 자라게 되죠!
어릴 때 그런 학습에 익숙해져서인지 무엇인가를 관찰할 때는 “잘한 점”보다는 “실수한 점, 틀린 점”을 더 집중적으로 바라보는 거 같기도 하고 말이죠!
남편과 평탄하지 않던 결혼생활을 끝낸다는 이라크 아낙의 말을 들었을 때는..
“그렇다고 이혼하면 어떻할껀데?
여기서 남편(오스트리아 국적의 이라크 인)의 도움없이 외국인 신분으로 혼자서 사는 것이 쉽지는 않을텐데. 정말 그것이 최선이야?
그냥 남편 옆에서 너대로 사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녀의 이혼을 그냥 “잘했어”하면서 칭찬으로 마무리하기에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으니 걱정부터 앞서게 되는 것이 저의 성격입니다.
저에게 제일 오래된 제 헝가리친구가 (아프리카에서 온 난민) 흑인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했을때도 칭찬보다는 걱정이 먼저 앞섰습니다.
난민(국적X)을 그것도 흑인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나...”
백인들이 동양인만 인종차별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백인들에게 제일 차별받는 인종은 아직까지도 흑인입니다.
흑인이면서 국적도 없이 떠돌아 다니다가 오스트리아에서 정착하려는 흑인들은 더 멸시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말이죠.
“우리가 낸 세금으로 온갖 혜택을 공짜로 다 누리면서 사는 쓸데없는 인간들”
대부분의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생각하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입니다.
외국인도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세금을 꼬박꼬박내는 부류도 있지만, 직업 없이 아이만 부지런히 해마다 하나씩 낳아서 나라에서 주는 보조금으로 살고있는 사람들도 꽤 많은 것이 현실이며 오스트리아 복지의 어두운 측면입니다.
에궁^^; 오늘도 이야기는 흘러서 또 삼천포로 가고 있군요.^^;
다시 제자리로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칭찬을 잘 못해서 상대방에게 “실수”한 적이 있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만난 대만 아가씨 츄닝!
언니가 결혼식을 해서 대만에 갔다 왔었다며 언니의 결혼식 사진을 보여주는데..
그 사진을 보자마자 내가 물은 한마디는..
“니 언니 성형수술 했니?”
그냥 “이쁘다!”만 했으면 됐을 것을..^^;
말해놓고 아차 싶었지만, 제가 생각보다 말이 먼저 나가는 경향이 있는지라,
주어 담지는 못했습니다.^^;
그 성형미인으로 보이는 언니가 쌍둥이라고 했을 때는 이런 실수를 했습니다.
“쌍둥이야? 너희 언니는 이쁜데..(=너는 왜 안 이뻐?)^^;”
츄닝은 그냥 평범한 얼굴인데 반해 쌍둥이언니는 요새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얼짱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것이 수술을 한 것이라고 해도 이쁘기는 하니 말이죠.
츄닝도 자연적인 미를 가지고 있었지만, 안경까지 끼고 있어서 “이쁘다”라는 마음에도 없는 말이 나가지는 않았습니다.^^;
“너는 언니랑 다른 자연스런 아름다움이 있네!”라고 했음 좋았을 것을...^^;
이때는 제가 너무 생각없이 말을 해서 상대방에게 불괘감을 주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쪼매 깊이 했었습니다.^^; 내가 해놓고도 실수했다고 느꼈을 정도니 말이죠!
저에게 세월이 지나도 붙어있는 (외국인)친구들이 있는걸 봐서는 그리 나쁜 인간성은 아닌거 같은데, 서양에서는 무조건 하는 “칭찬에 가까운 인사”(=약간의 거짓말)는 절대 하지 못하는 것이 저의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한국이 아닌 곳에서 살아야한다면,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보고, 가능하면 칭찬을 많이 하는 사람이여야 상대방에게 더 호감을 줄텐데..
나의 의견을 묻는 말에 비판이 아닌 칭찬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날이 빨리 올수 있게 훈련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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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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