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교회는 우리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사실 이 근처에 교회가 있다는 걸 전혀 몰랐던 때는 시내까지 교회를 가야했는데, 같이 독일어 수업을 듣던 루마니아 아낙, 릴리아나가 지나가는 말로 우리 동네에 있는 교회를 다닌다고 하더라구요.
오스트리아에는 두 종류의 교회가 있습니다.
전통 카톨릭 교회(여기서는 두 교회를 모두 Kirche키르헤 라고 부르거든요)가 있고, 개신교(우리나라에서는 기독교라고 하죠!)가 있습니다.
한 동안 교회 갈 생각을 안 하고 살다가 아무래도 제가 너무 멀리(위에 계신분의 관심권 안에서)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릴리아나에게 물어서 교회를 찾아갔습니다.
제가 모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 교회가 주택가에 짱 박혀 있더라구요.
릴리아나는 Volkmission Graz 폴크미션 그라츠(대중선교 그라츠) 라는 곳에 다닌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녁 예배를 보는 이 교회에 찾아갔는데, 대충 교인은 30여명입니다.
처음 가서 예배 보는 날은 릴리아나 옆에 앉아서 예배를 잘보고 왔습니다.
두 번째 주에 갔는데, 릴리아나도 없고, 아무도 내게 아는 척을 안 하더라구요.
한국 교회 같으면 처음 온 사람에게 “어디서 왔느냐? 집은 어디냐?”등등의 질문 후에 교인등록 하라는 종이도 내미는데...
여기는 전혀 그런 것도 없고, 날 아는 척 하지도 않고..
그때 제 생각은..“내가 외국인이여서 아는척 안 하는겨?"
"릴리아나가 이 교회 교인들 집을 청소하는 일을 해서 나도 그런 직업인줄 알고 아는 척 안 하는겨?“
아무튼 별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그런데 무엇보다 더 중요한건 이 교회는 예배를 주일 저녁6시에 보더라구요. 오전에는 다른 교회(공동체)에서 예배를 보는 시간표를 본지라...
몇 주 빼먹다가 다른 공동체가 저녁예배 드리는 첫 주 예배를 보러 갔었습니다.
모인 교인은 15명 내외, 내가 간 첫날 모두가 날 반겨주는 인사를 합니다.
여기서는 악수할 때, 서로 이름을 교환합니다.
악수하면서 제가 “지니”하면 상대방은 자기의 이름“세바스찬”을 얘기합니다.
이렇게 일일이 악수를 하고나니 한 교인이 교회 안내를 해주더라구요.
오늘은 설교가 없고, 교인들이 서로 성경 봉독하고, 기도하고, 찬송하는 날이라고... 그렇게 첫날 예배를 잘보고 집에 왔습니다.
전에 갔던 대중선교 교회에서는 난 있어도 없는 존재였는데, 여기서는 모두들 너무나 친절하고 잘왔다는 인사와 함께 앞으로도 계속 오라는 격려까지..
무엇보다 더 좋왔던 것은 성경, 기도, 찬송 중간쯤에 기도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하는 시간입니다.
주위에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의 사정을 얘기한 후, 몇 사람의 기도를 일단 기록한 후에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그 사람을 위한 기도를 하는거죠!!
그렇게 첫주 저녁예배를 드리고, 그 다음주 오전 예배 드리는 시간에 갔습니다.
이 교회가 특이한 것은 1시간동안은 찬송하면서, 교인들이 제각각 준비한 성경봉독을 하고, 기도하는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아! 그리고 기도가 필요한 사람을 위한 기도시간도 있습니다.
그렇게 1시간이 지나면 30분간의 휴식시간이 있습니다.
뒤쪽에 차,커피,집에서 구워온 케잌류들이 있더라구요.
신기했던 것은 돈통(돈 내고 먹어야 하니)이 안 보이더라구요. (전에 한동안 다녔던 그라츠 시내에 있는 교회에서는 예배시간이 헌금하고, 예배가 끝난 후에 커피나, 케잌 종류를 돈 내고 사먹어야 했었거든요.)
30분의 휴식시간동안 교인들이 서로 교제를 하는 시간인 듯 했습니다.
제가 한쪽에 가만히 앉아있으니 한 교인이 와서 아는척을 합니다.
자기는 집에 여기서 30분 거리에 있는 시외에 있는데, 주일날 이곳까지 찾아온다는....
여러 얘기 중에 이 교회에 대한 얘기를 해주더라구요.
사실 교인들은 교회라고 안하고 Gemeinde게마인데(교구민 , 교회 신도)라고 합니다.
일종의 같은 목적을 가진 공동체인거죠!
evangelikal Gemeinde에반겔리칼 게마인데 는 지금 예배 보는 이 예배당을 대중선교 교회에 세를 주고 이용하고 있다는 정보와 함께!
(교회 건물을 다른 교회에게 짧은 시간 대여해준다는 이야기죠.)
목사님이 없고, 장로님들이 돌아가면서 설교를 준비하고, 무엇보다 중여하게 여기는 것이 하나님과의 관계라고 했습니다.
(Evanelikal의사전의 뜻-(기독교) (신학) 복음서 절대주의의, 복음서에 근거한 )
그렇게 저는 이 목사님 없는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교인들 모두 너무나 신실한 사람들인거 같습니다.
1부 예배는 모두(다는 아니고^^;) 미리 준비해온 성경 봉독 후에 왜 이 구절을 봉독하는지 약간의 설명과 함께 기도를 드리고,
누군가가 “이 찬송을 했으면 좋겠어요!”하면 그 찬송을 부르고, 우리나라처럼 주보나 이런 것은 없답니다.
30분간의 교제시간이 끝나면 설교를 준비 해 오신 분이 설교를 합니다.
교회 다닌지 2주차가 되니 궁금한 것이 많아지더라구요.
“왜 헌금 내는 시간이 없어요?”(여기서 헌금 안 합니다.) 하고 물어보니, 대부분의 교인들은 한달에 얼마씩 정해놓고 계좌이체를 시킨다고 하더라구요.
그 돈으로 교회 월세도 내고, 교회에 필요한 물품도 사고 한다구요.
그래서 따로 헌금을 내는 시간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저 지금까지 헌금 안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설교도 한국에서처럼 한 성경 구절에 재밌는 얘기 붙여가면서 하는 그런 설교가 아니고, 성경에 충실한 설교를 합니다.
요즘 한국에서 말 많다는 목사님의 설교처럼 “치마 벗으면 내 교인이고, 아니면 아니고..”하는 이런 식의 설교는 절대 없다는 것이죠!
물론 설교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일반 교인이 아니고, 제 생각에는 장로님수준의 분들인거 같습니다.
대부분의 직업들도 정년 퇴직하신 대학 교수님이하 현직 선생님들인거 같구요.
9월 첫째 주에 있는 저녁예배를 참석했습니다.
이날은 설교없이 성경봉독, 기도, 찬송하고 난후에 모인 사람들이 모여앉아서 한 주일동안 감사했던 일을 얘기하게 되었습니다.
예배를 주관하신 장로님은 비도 오지 않았는데, 하늘에 잠시 나타났던 무지개에 대해서 감사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였습니다.^^
모인 사람들이 몇 명 안 되는지라 저도 뭔가를 말해야 할 것 같아서
“필리핀에 있는 언니가 간만에 교회를 간 것을 감사한다. 그런데 아직 맞는 교회를 찾지는 못한거 같다, 조만간 교회를 찾게되길 바란다..”라는 짤막한 얘기를 한 후!
기도가 필요한 사람을 위한 기도하는 시간이였습니다.
대부분 가족의 병(암), 이사, 이웃의 한 가정에 엄마가 갑자기 죽어서 아이들을 돌볼이가 없다고 이 가정을 위해서 기도 요청을 했는데..
저는 “울 언니가 맞는 교회 찾게 해주세요..”라는 말을 차마 못하겠더라구요. 남들의 기도요청이 대부분 큰 문제인지라..제 요청은 정말 작은것이라 생각해서..
기도 요청이 들어온 제목의 기도를 가지고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기도를 합니다.
(저요? 전 아직 독일어 버벅이인 관계로 그냥 듣고 이해만 하고 넘어갑니다.^^;)
제가 요청하지도 않았었는데, 저랑 오늘 통성명한 한 청년이 제 언니를 위한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에구~ 고마워라~ 눈물이 핑!! 돌았다는..)
필리핀에 있는 지니의 언니가 맞는 공동체(교회라는 표현은 안한다는)를 꼭 찾고, 교회도 주기적으로 나갈 수 있게 주님께서 도와달라는....“
난 우리 공동체가 좋습니다.
목사님이 없지만, 믿음이 신실한 사람들이 그 자리를 메꿔주고..
교인들이 모여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를 하는 그 모습이 너무 좋고, 무엇보다 더 나를 한사람의 교인으로 인정해주고, 나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의 흉을 보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하는 이 교회가 너무 좋습니다.
오스트리아에는 목사님은 안 계시지만, 믿음이 신실한 사람들이 모여서 예배를 보는 공동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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