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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이야기/남태평양 쿡 제도 이야기

쿡 제도에서 만난 액막이 동전

by 프라우지니 2024.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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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한가운데 있는

쿡 제도(아일랜드)는 한국에서

9,900km정도 떨어져 있고,

한국에서 쿡 제도를 가려면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가야하죠.

 

뉴질랜드에서는 기내식도

사먹어야 하는 비행기를 타고

3시간 30분 정도 날아가면

날짜도 거슬러서 가게 되는.

 

무슨 말이냐구요?

 

뉴질랜드에서는 30일날

출발을 했는데, 쿡 제도에

도착하면 29일이라는 이야기죠.

 

 

구글지도에서 캡처

 

 

우리가 갔던 곳은 쿡 제도의

섬 중에 가장 큰 섬인 라로통가.

 

남태평양에 있는 섬이라

날씨는 뜨겁고, 여자들은

훌러덩 벗었지만 벗은 여자들이

섹시하지 않는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남태평양 섬에

와서야 알았습니다.

 

커다란 스카프로 가슴만 가리고

어깨를 훌러덩 드러낸 여자들이

일반적으로 섹시한건 맞지만

남태평양의 한 덩치 하시는

아주머니들은 예외더라구요.

 

 

거리에 떨어져 있는 작은 액수의 동전

 

라로통가에서 지내는 동안

나는 거리에서 꽤 많은

동전들을 주웠습니다.

 

전에도 가끔 동전을 줍기는

했지만, 그렇게 자주는 아니었는데,

유독 라로통가에서는 내 눈에만

거리의 동전이 보이는 것인지..

 

 

한동안은 동전을 주워 모으는

마눌을 가만히 지켜보던 남편이

안되겠다 싶었는지

한마디 했습니다.

 

거리에 떨어진 동전 줍지마,

사람들의 자신의 불운을

담아서 버린 것이야.”

 

순간 헉^^; 했습니다.

 

남태평양 섬에도

액막이 동전이 있다니..

 

남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지금까지 주워 모았던

동전들에 내 동전까지 합해서는

얼른 거리에 뿌렸습니다.

 

 

쿡에서 사용가능한 뉴질랜드/쿡제도 동전들

 

 

나 어릴 때 시골에 놀러갔다가

어떤 집에서 아픈 아이에게

할머니가 뭔가 하시는 걸

본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잘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내 흐린 기억 속에 그 집 할매는

물을 떠서 아픈 아이의

온 몸에 뿌리시더니만,

 

나중에는 마당에

부엌칼을 내놓고

그 위에 바가지를 덮은 후에

골목에 동전을 몇 개 뿌리셨죠.

 

바닥에 뿌려놓은 동전을

주워 가는 사람이 당신의

손주 아픈 것도 가져갈 것이라고

하셨었는데 그것이 액막이

동전이라는 걸 나는

나중에야 알았었죠.

 

한국에서도 요즘에는 보기 힘든

액막이 동전을 남태평양의

섬에서 보게 되니 신기방기.

 

나는 처음이지만 남편은

남태평양 섬나라들을 자주

방문 했었고, 여행하는 동안

대부분은 섬나라 사람들

옆에 딱 붙어서는 수다를

떨어대는 남편이 현지인에게서

들은 정보일테이니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그들의

액막이 문화인거죠.

 

 

라로통가섬의 아바루에에 있는 푸낭가누이 시장 .

 

(사진의 우측 지붕 아래에

할매와 담소중인 파란 셔츠의

남편이 보이고..

수다떠는 남편을 기다리는

내가 있던 곳은 사진의 좌측으로

보이는 커다란 나무밑)

 

토요일은 시장 안에 있는

대부분의

가게가 영업을 하니

왁자지껄하지만 평일에는

시장 앞쪽의 과일 좌판만 열리는데

남편은 이곳을 자주 방문했었죠.

 

과일장사를 하시는 할매를

방문해서는 할매랑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올 때마다

할매 옆에서 두어시간은

가뿐하게 보냈던 남편.

 

마눌의 눈에는 과일장사

할매가 별로 친절하지도 않고,

또 장사를 하시는데

(과일을 사지도 않으면서)

그 옆에서 계속 말을 거는 것도

실례라고 생각해서 남편이

할매 옆에 붙어서면 마눌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남편을 기다렸었죠.

 

 

누군가 쌓아놓은 쿡제도 동전들

 

시장 안에는 커다란

망고 나무가 두어그루 있는데,

그 아래는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도 있고 테이블이 몇 개 있어

할매랑 수다중인 남편을 기다리느라

그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내 눈에 보이는 동전 3.

 

내가 지금까지 거리에서

봐왔던 액막이 동전은 10센트나

20센트짜리 같이 작은

액수의 동전이였는데,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동전은 전부 5.

 

5불이면 대충 4,000원돈이니

결코 작다고는 할 수 없는 금액.

 

누가 이곳에 동전을

올려놓은 후에 까먹고 간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 주어  가라고

놔 둔 액막이 동전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전자건 후자건

내가 챙기면 안되는 돈인거죠.

 

 

쿡제도 1불과 2불 동전의 앞면

 

그날따라 남편은 할매 옆에 붙어서

꼼짝을 안하니 나는 남편을

기다리느라 나무 밑에 있다가

지루해서 주변을 서성이고

다시 또 나무 밑으로

돌아오길 반복했었죠.

 

과일장사 할매 옆으로도

좌판 몇 곳이 더 영업중이었고,

내가 남편을 기다리는 망고나무

옆쪽으로 있던 좌판의 장사꾼들은

어느 날 뜬금없이 나타난

아시안 아낙이 오래도록 나무 아래를

서성이고 있는 것이 신기한지

날 흘끔거렸는데..

 

내가 잠시 자리를 떠났다가

돌아오니 과일 좌판에

계시던 아저씨가 나에게

아는 체를 해왔습니다.

 

여기 있던 동전 당신꺼유?

당신이 여기에 놓고 간거 아니야?”

 

그 동전은 내가 오기 전부터

있던 돈이고,

나는 쿡 제도에서만

발행이 되는 1불과 2

동전의 앞면과 뒷면을

사진 찍느라 잠시 만지기는 했지만

다시 그 자리에 나뒀었는데

내 돈은 아니니 일단 대답을 했죠.

 

 

쿡제도의 1불과 2불짜리 동전의 뒷면

 

 

그 돈은 제가 놔둔 것이 아니라

원래 테이블 위에 있던 돈이에요.”

 

임자가 없는 돈이라는 말에

아저씨는 씩 웃으면서

한마디 하셨죠.

 

그럼 이 돈은 이제 내 돈이유~”

 

아저씨는 테이블 위에

있던 5불을 챙겨 가셨는데,

그 돈을 가져가시는 아저씨가

살짝 걱정이 됐습니다.

 

혹시나 그 돈이 누군가 놔둔

액막이 돈일지도 모르는데,

현지인이시니 그런 의미가 있는

돈들을 거리에 흔하다는 걸

모르시지는 않으실텐데..

 

금액이 너무 크니 누군가

테이블 위에 놓아두었다가

잊고 간거라 당신이 횡재

하셨다고 생각하시는 것인지..

 

몇 센트짜리 저렴한 액이

아니라 5불짜리 비싼 액을

가져 가신 건 아닌가 살짝

걱정이 되면서도 그 아저씨의

생각대로 그 돈이 정말

아무 의미가 없는 돈이길 바라며

할매와의 수다를 끝내고 오는

남편과 함께 그 자리를 털고

일어났죠.

 

남태평양의 섬나라에는

아직도 누군가의 불행을 담은

액막이 동전을 거리에서

만날수 있습니다.

 

길에 동전이 떨어져있다고

저처럼 덥석 줍지마시고

그냥 지나치시길 바랍니다.

 

힐링하러 갔던 섬에서

누군가의 액운을 집까지

가져오는 일이 없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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