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남편은 1주일을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오클랜드의 에어비엔비 숙소도,
렌터카도 딱 1주일만 예약을 했었죠.
1주일이면 필요한 것을 다 사고,
오클랜드를 떠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모든 것이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갑니다.
일단 오클랜드에 와서 뉴질랜드에서
필요한 모든 행정 절차를 하는 데는
뉴질랜드 국내 주소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뉴질랜드내 주소가 없으니
당연이 우리가 머무는 숙소 주소를 적었는데,
약간의 문제라고 한다면
우리가 신청한 혹은 우리에게 오는
우편물들이 1주일이 이상 2주일 정도
시간을 두고 오는 것도 있다는 것.
그래서 남편이 신청했던 것이
바로 뉴질랜드 사서함 박스였죠.
우리가 다른 곳에 있다가
오클랜드로 돌아와서 확인하면 되니
괜히 숙소주인에게 “우리 이름으로
우편물이 오면 맡아달라”는
부탁을 하지 않아도 되고!
숙소 주소를 “내주소”로 적을 때는
숙소 주인에게 “네 주소를 써도 되냐?”도
문의를 먼저 해야 합니다.
남편이 갱신한 뉴질랜드 운전면허증이
발급돼서 우편으로 오는 기간이
2주 정도라니 오클랜드 위쪽의 지역에서
머물다가 오클랜드를 떠날 때 우체국사서함
박스에서 찾으면 될거라 생각을 했었죠.
여기서 잠깐!
일단 뉴질랜드 현지 면허증을
한번 가졌던 사람은 면허증이 만기된 상태라면
새로 갱신을 해야지, 외국에서 발행한
국제운전면허증을 사용해서 운전하다가
검문에 걸리게 되면 벌금을
내야한다고 합니다.
일단 기동력이 있어야 하니 중고차를
사는 것이 제일 중요했습니다.
렌터카를 반납하기 전에
차를 사야 모든 것이 순조로울 수
있으니 말이죠.
중고차를 구매할 경우 차를 결정하고
돈만 주면 바로 중고차 매장에서 몰고
나올 수 있는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중고차를 산후에도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이번에 알았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부터 남편은
인터넷으로 중고차 매장에
나와있는 차들을 검색했었습니다.
대충 어떤 가격대와 어떤 종류의
차를 살 것인지도 대충의 결정을 한 상태.
첫번째 매장에서 우리가 본 차는 두대.
저렴한 6,790불짜리와
그 옆의11,950불짜리 혼다 핏 셔틀.
우리는 여행객이니 여행을 끝내는 지점에서
차를 다시 파는 것을 염두에 둬야하고,
그래서 너무 비싼 가격보다는
저렴한 가격의 차를 선택해야하죠.
가격으로 보자면 거의 두배
차이가 나는 중고 자동차 두대.
저렴한 가격의 차는 내부에서
너무 냄새가 나고 축축한 것이
“이 차가 잠수를 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 탈락.
가격 면에서는 두배의 차이가 나는
차는 하체가 너무 낮아서
낚시할 곳을 찾아서 비포장도로를 헤매고
다니기는 조금 힘들 거 같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합격 점을 받았죠.
문제는 이 차를 흥정하는
과정에서 일어났습니다.
남편은 자신이 원하는 가격이라면
바로 현찰로 살 의사를 보였지만,
딜러가, 아니 딜러의 인도인 매니저가
깎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죠.
본래 흥정이라는 것이 깎고,
깎아주는 재미가 있는 것이거늘..
남편이 준비한 막판 뒤집기로 한마디는..
“그럼 다른 매장에 가서 차를 보고
그래도 맘에 드는 것이 없으면 올께요.”
보통 고객이 이렇게 말을 하면
후딱 깎아서 팔아버리고 싶을 거 같은데
끝까지 튕기시는 중고차 매장의 인도인 매니저.
우리가 간 두번째 매장에서 본 차는
미쯔비시 아웃랜더.
남편이 봐 뒀던 차는 없었고,
대신에 우리 눈에 들어온 차는 바로 이것.
뒤쪽의 의자를 앞으로 숙이면
바닥이 평평해져서 따로 침대 작업을
안해도 잠을 잘 수 있고, 자체가 크고,
애초에 사륜구동으로 나온 차라
비포장 도로를 달리기에도 딱인 모델.
남편은 우리가 타던 차를 꼭 여행자에게
팔 생각이 아니어서 이런 차를 사면
나중에 현지인에게 팔 수도 있으니
차만 마음에 들면 살수도 있지만!
우리가 차를 팔아야 하는 시점에
차를 팔지 못하면 계획했던 대로
떠나지 못하거나 차를 헐값에 팔아야 하니
약간의 위험을 감수해야하죠.
우리가 방문한 세번째 중고차 매장.
이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차를 발견했죠.
빨리 팔 목적인지 중고차 매장 입구에
전시중이었던 저렴한 가격대의 차.
애초에 남편이 사려고 했던 차는
아직 수리중이라 차를 볼 수도 없다고 해서
차선책으로 저렴한 가격표를 달고있던
차를 봤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좋습니다.
뉴질랜드 중고차는 “차를 소유했던
사람들의 이력”이 남는데,
이 차는 한사람이 오래 사용하다가
중고차 매장에 들어왔다고 했죠.
차를 이곳저곳 살피고, 테스트 드라이빙까지
마치고 들어간 흥정에서 이 차는
6500불에 낙찰을 봤습니다.
중고차 매장에서는
1년 WOF(warrant of fitness)와
자동차 등록1년을 해주겠다고 했죠.
우리가 중고차를 팔 때
이 두 항목이 유효해야 팔기 수월하죠.
테스트 드라이빙을 할 때 에어컨이 약하고,
라디오가 작동을 안하니 수리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결제가 끝나면 바로 수리에 들어간다니
월요일에 차 값을 결제하고는
우리의 상황을 이야기했습니다.
“차는 빠르면 수요일, 늦어도
목요일에는 받았으면 좋겠다.
금요일에는 우리가 렌터카를 돌려줘야 해서
뚜벅이가 되니 목요일이면 딱 일거 같다.”
우리에게 차를 판 딜러도 빨리
처리해주겠다고 해서 수요일이면
차를 찾으러 갈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수요일도 힘들도 목요일도
확실하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죠.
금요일에는 숙소도 첵아웃을 해야하는데
렌터카까지 반납을 하게 되면
우리는 무거운 짐을 가진 뚜벅이가
되어버릴 상황.
우리가 머무는 에어비엔비 숙소에
며칠 연장을 문의했지만,
이곳에는 이미 예약을 마친 사람이
들어올 예정이라 우리는
방을 빼줘야 하는 상황.
1주일이면 차를 사서,
대충 차에서 잘 수 있는 시설을 마치고,
오클랜드를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1주일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남편은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했습니다.
“다음 번에는 숙소를 2주일 잡아야 할거 같아.”
2주일 동안 한곳에 머물면서
뉴질랜드에서 필요한 행정 수속도 마치고,
우편물로 받아야 하는 모든 것들도
다 받은 상태가 되니 굳이 우체국 사서함을
개설할 필요가 없게 되고,
2주동안 머물면서 집주인과
친분(?)을 쌓았으니 혹시나 올지도 모를
우편물 부탁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죠.
오늘은 목요일, 절실하게 중고차 매장에서
“에어컨 수리가 끝났으니
차를 찾으러 오라”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약 오늘까지 연락이 없으면
우리는 차선책을 선택해야하죠.
차에 캠핑에 필요한 시설을 해야하니
우리는 우리가 머무는 에어비엔비
숙소에서 그걸 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라고 한다면
이미 예약이 되어있는 손님이 있어
우리 방을 3일동안 빼야 하죠.
남편은 우리가 머물던 숙소 근처의
에어비엔비에 3일 방을 잡아서
3일동안 그곳에 머문 후에 다시
우리가 처음 머물던 숙소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우리가 방을 빼야 하는 내일,
짐은 일단 새로 들어가는 숙소에 갖다 놓고,
렌터카를 돌려주러 갔다가는
버스를 타고 돌아올 예정인데..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됐다면
순조로웠겠지만,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돌발수는 어디서든
튀어나올 수 있으니 다음 번에는
넉넉하게 숙소 예약도 잡고,
모든 것은 조금 더 헐렁하게
계획하지 싶습니다.
뉴질랜드에 와서 워킹홀리데이나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우리처럼 기간을 너무 짧게
잡아서 낭패보지 마시고,
처음 머무는 숙소를 오래 잡아서
그곳에서 뉴질랜드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치시고 길을
떠나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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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에서 우리가 타고
다니던 차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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