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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안타까운 친구의 소식

by 프라우지니 2019.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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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직접 연락하기 보다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그녀의 근황을 지켜봤었는데..

오랜 시간 연락이 없었던 친구가 간만에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내가 페이스북을 통해서 본 그녀는 참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같은 나라 사람들이랑 유럽의 다른 도시로 여행도 다니고,

매년 1월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즐거운 휴가도 보냈죠.

 

그녀가 직접 나에게 연락을 해 놓은 건 정말 오랜만입니다.

남편의 출근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와중에 받은 메시지 하나.

 

 

“안녕, 나 대장암이야. 지금은 항암치료중이고..

내가 어떤 음식들을 먹어야 하는지 조언 좀 해줄래?“

 

난 영양사가 아닌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는 요양보호사인디..

어떤 조언을 해줘야 하는지..

 

간만에 해온 연락이 아프다는 이야기인지라 그녀의 상황을 물었습니다.

일단 대장암이라고 하니 어떤 상황인지 걱정이 됐습니다.

 

“지금 어디야? 그라츠야? 언제 진단 받았어?”

“2월2일에 진단해서 3월21일에 수술했고, 지금은 항암치료중.

지금은 그라츠에 살고 있고, 대장암 4기에 발견했는데 간 전이는 없고!“

“치료는 가능하고?”

“응, 생존율 80%”

 

다행입니다.

암이라고 해도 치료하면 생존율이 높다니!

 

그녀가 사는 환경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의 환경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636

친구가 돌아왔다

 

지금은 항암 치료중이라니 그녀가 하던 일을 물어왔습니다.

아픈 상황에서도 “일을 계속해서 하나“하는 생각에 말이죠.

 

나는 그녀가 아프다는 건 더 이상 간병을 할 수 없다는 의미이고,

그렇게 되면 그녀의 남편에게 버림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고!

 

사실 몸이 아프다면 고향으로 돌아가서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답인데..

고향에 돌아가면 돈도 없어서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냥 이곳에서 치료 받는걸 선택한 모양입니다.

지금은 남편 명의의 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남편은 양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퇴근 후에는 새로온 간병인을 돕는 모양입니다.

 

일도 없이 아파서 혼자 살고 있는 그녀에게 남편은 아무런 지원도 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초에 부부인 적이 없으니 부양의 의무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지금은 간병이 필요한 양아버지네서 살고 있지만 이미 90대를 바라보고 계신 양아버지가 하루아침에 돌아가신다면 남편은 지금 그녀가 살고 있는 집으로 들어 올 텐데..

 

그럼 또 어떻게 되는 것인지..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시집와서 한 일이라고는 남편의 양아버지를 간병한 것이 전부인 그녀.

 

이곳에 10년 넘게 살았다고 해도 집안에서 오스트리아 할배랑 하루 종일 보내고,

시간 날 때 독일어 학원 몇 번 다닌 것이 전부인 그녀.

 

단 한 번밖에 없는 우리 인생인데 왜 그렇게 힘들고, 외롭고, 슬프게 사는 것인지..

 

저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내가 하루 11시간을 보내는 요양원!

하루 10시간을 이 방, 저 방 누비고 다니는 것이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 짓. 말!

 

근무하는 직원에 따라서, 서로 도와가며 일을 해치울 때도 있지만..

이리저리 일을 피해 다니는 직원이 걸리면 내가 다 해야 합니다.

 

하루 종일 생글거리며 웃고 다니는 저에게 조금 부정적인 어르신은 시비도 겁니다.

맨날 봐도 웃으니 진짜 같지 않고 가면 쓴 거 같은 모양입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하죠.

 

“내가 힘들다고 인상 쓰고 다니면 보시는 어르신은 기분이 좋겠어요?”

“.....”

“이왕에 하는 일 웃으면서 해야 도움을 받으시는 분들도 마음 편하실 거 아니에요.”

“그건 그렇지...”

“그러니 내가 웃는다고 시비 걸지 마세요.”

“알았어.”

 

제가 가끔 투덜거리는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때는 낚시 가서 몇 시간 혹은 하루 종일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보내는 나만의 시간을 즐겼고, 한적한 바닷가에서의 낚시도, 남편이 잡은 고기와 내가 따온 복분자로 끼니를 해결하던 것도 그때는 즐겁게 보냈던 시간중의 일부분입니다.

 

그녀가 오스트리아에서 보낸 시간들이 즐겁고 행복했다면,

그녀는 지금 건강한 삶을 살고 있을까요?

 

그녀가 대장암이 걸린 것이 어쩌면 삶에서 오는 스트레스일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녀가 어떤 일상을 살아온 지 모르니 섣부른 판단은 못할 거 같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삶에 만족하십니까? 행복하십니까?

현실에 100% 만족하고 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지 싶습니다.

 

그저 내가 건강해서 감사하고, 내 가족이 건강해서 감사하고, 내가 잘 곳이 있어서 감사하고, 내가 쓸 돈을 벌수 있으니 감사하고, 이렇게 저렇게 따져보면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거 같습니다.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

암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스트레스.

 

우리가 삶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대한다면..

스트레스를 조금 덜 받고 사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완치율 80%라도 하니 그녀는 금방 다시 건강해지겠지요.

건강을 다시 되찾은 그녀가 앞으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응원을 해주고 싶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온다는 걸 그녀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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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요즘 즐기는 영상을 가지고 왔습니다.

봄철 명이나물이 나는 숲으로 가는 나만의 소풍.

 

생각보다 꽤 근사하고, 또 재미도 있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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