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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이 집에 있는 피곤한 일상의 나날,

by 프라우지니 2018.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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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을 모시고 여름휴가를 가려고 했다가 남편의 병가 때문에 취소를 했습니다.

 

다행히 남편의 몸이 괜찮아져서 늦게나마 출발하려고 했었는데..

7월 첫째 주 내 근무가 하루 잡히는 바람에 늦은 출발도 불가능 했었습니다.

 

날씨도 협조를 안 하기는 했습니다.

여름인데 늦가을처럼 쌀쌀하고 비오는 나날이었죠.

 

이렇게 서론을 길게 쓰는 이유는..

남편이 계속해서 집에 있다는 거죠.^^;

 

젝켄 때문에 2주 병가 냈을 때는 침대에 누워서 하루 세끼를 마눌이 해 주는 거 먹는 (사족이 멀쩡한) 환자 코스프레를 했었습니다.

 

그렇게 병가 2주가 끝난 후 출근하나 했었는데..

출근은 딱 하루 했습니다. 그리고는 휴가가 이어졌죠.

 

숙소를 예약하면서 남편이 2주 휴가도 냈었습니다.

숙소는 취소했지만, 남편의 휴가는 취소하지 않은지라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론은 병가 2주에 휴가 2주까지 남편이 내 옆에 계속해서 딱 붙어 있다는 이야기죠.^^;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남편과 24시간 붙어있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남편은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일상형인디..

참 피곤한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남편은 뭐든지 “내가 제일 잘해!” 타입입니다.

 

요리도, 빨래도, 청소도 그 외 모든 것도 다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죠.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건 참 긍정적이라 좋은디..

이것이 마눌의 영역으로 넘어오면 피곤해집니다.^^;

 

 

 

1주일 넘게 비가오고 날씨도 우중충에 비까지 왔던지라 빨래가 조금 밀렸습니다.

주말에 해가 쨍쨍하길레 해치우려고 하니 말립니다.

 

“주말에는 빨래를 하는 거 아니야!”

“왜?”

“주말은 쉬어야지.”

“주말이라도 날씨가 간만에 좋으니 해치워야지.”

“아니야, 하지 마! 내가 할 테니 그냥 둬!”

 

그렇게 남편이 하겠다고 해서 그냥 두기는 했는데.

참 못마땅한 남편의 세탁법입니다.

 

세탁기를 적당히 채워도 3번이면 가능한 세탁 분량인데, 굳이 4번으로 나누고..

그 외 자신의 기준에서 옷가지를 구분 해 놨습니다.

 

혼자 오래 살아서 나름 살림꾼인 남편도 가끔 실수를 합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361

똑똑한 내 남편?

 

그 후 남편이 꽤 오랫동안 빨래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랬었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였을까요?

빨래를 시작할 모양입니다.^^;

 

 

너무 나온 배는 선물상자로 살짝 가려주시고..

 

세탁량이 많아도 세탁기 3번(1번에 2시간소요) 돌리면 하루에 다 말릴 수 있는데.

남편은 1박 2일에 거쳐서 빨래를 합니다.

 

일단 본인이 하겠다고 하니 그냥 두지만 보는 사람은 천불이 납니다.^^;

(사람들은 다 자기가 일하는 스타일이 있죠, 그리고 그것이 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이 마당에서 빨래를 넣고 있으니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부러우신 모양입니다.

(아들이 며느리를 위해서 빨래를 돌리고 널고 있다고 생각하신 거죠.)

 

며느리 속이 터지고 있는 건 모르시고 말이죠.^^;

 

 

남편이 내놓은 그릇은 퇴근후 마눌이 설거지

 

마눌이 출근하는 날은 낮에 음식을 해 먹고는 설거지까지 해놓으면 좋겠구먼..

설거지는 한 곳에 모아두고서는 마눌을 반깁니다.

 

10시간 근무하고 와서 피곤한 날 이런 설거지를 보면 반갑지는 않습니다.

 

“설거지는 왜 안했어?”

“놔둬. 이따가 내가 할 거야.”

 

남편이 말하는 “이따가”는 1박2일 혹은 2박 3일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본인은 급한 것이 하나도 없으니 정말 사용할 그릇이 없을 때까지 새것을 꺼내 쓰면 되죠.

 

음식을 아예 못하면 마눌이 해주는 것 먹고, 가만히 있으면 좋겠는데..남편은 자신이 음식을 아주 잘하는걸 알기 때문에 마눌의 음식보다는 자신의 요리솜씨를 믿습니다.

 

자신이 음식을 해 먹으면 설거지까지 완벽하게 해놓으면 좋겠지만..

음식을 해 먹고는 설거지는 항상 마눌을 남겨둡니다.^^;

 

설거지는 남겨놨으면 마눌에게 해 달라고 부탁해도 좋겠는데..

 

“나둬. 이따 내가 할 거야!”

 

매일 이일이 반복되니 짜증이 납니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니 심심한 모양인지 물건을 하나 구매했습니다.

남편이 산다고 했을 때 사지 말라고 했던 공기소파입니다.

 

휴가 가서 해변에서 사용하고 싶다고 했었지만,

마눌이 볼 때는 별로 실용적으로 보이지 않아서 말렸었는데..

결국 샀네요.^^;

 

구매했음 혼자 즐겼으면 좋겠는데, 뭘 해도 마눌 없이는 안 되죠.

마눌도 나와서 구경을 해야 한답니다.^^;

 

남편이 소파 위에 앉아서 뒤척거리다가 이리로 떨어지고, 저리로 떨어지고.

 

소파 위에 앉아서 몸을 조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남편은 체감하는 순간이었고,

보는 사람은 배꼽 빠지게 웃기는 시간이었습니다.ㅋㅋㅋ

 

그런데 왜 마눌은 나와서 이런 광경을 봐야하는 것인지..

그냥 놔두면 혼자서 잘 노는 마눌인데, 시시때때로 귀찮게 하는 남편입니다.^^;

 

남편이 마눌을 귀찮게 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합니다.

 

저녁에는 마당에서 바베큐를 하겠다며 시부모님께 알리고는..

남편은 자전거를 타러 나갔습니다.

 

 

 

저녁6시에 나가서 8시에 돌아오면 그때 바베큐 시작해서 10시쯤에 저녁을,

그것도 고기류를 먹으면 소화는 언제 시키고 자라는 이야기 인 것인지..

 

아무리 여름 해가 길다고 해도 저녁을 10시 넘어서 먹는 건 심해도 너무 심한 거죠.

 

결국 남편이 자전거를 타러 나간 사이에 마눌은 열심히 불을 피우고,

고기도 양념해서 바베큐를 했습니다.

 

 

 

남편이 바베큐 하겠다고 냉동실에 있던 삼겹살만 꺼내놨으니..해동해서 양념하고, 양념된 치킨 가슴살 굽고, 소시지 한팩 뜯어서 올리고, 구워먹는 치즈까지 구웠습니다.

 

남편은 그릴이 좁아서 굽지 않겠다던 호박도 구웠습니다.

시아버지가 마당에서 키우신 유기농 호박이라 사양하지 않고 받아서 구웠습니다.^^

 

마눌이 서둔다고 서둘렀지만 고기들은 남편이 돌아올 즈음에 다 구어 졌습니다.

 

남편이 바베큐 먹고 싶다고 말만 했을 뿐, 실제로 바베큐를 만들고, 끝내고,

굽고 나머지 정리는 다 마눌 몫이었습니다.^^;

 

남편이 집에 있으니 마눌이 부가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 많습니다.^^;

 

남편이 집에 있는 지난 4주 동안은 마눌의 근무가 없는 날도 (집에서) 아주 바쁘게 보냈습니다. 앉아서 마음 편하게 쉴 여유가 전혀 없었죠.

 

빨리 남편이 출근하는 주가 시작됐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혼자 노는 날이 그립습니다.

 

남편이 출근하고 나 혼자 집에 남게 되면..

 

지하실에만 짱 박혀있는 김치(열무, 깍두기, 쉬어 꼬부라진 배추김치) 3종세트를 꺼내다가..

볶고, 국 끓이고, 지져서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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