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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이야기

북경공항에서 만난 1불짜리 사발면

by 프라우지니 2018.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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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공항에서 저는 지금까지 봐왔던 것과는 조금 다른 것을 만났습니다.

 

보통 면세점내에 있는 자판기는 음료가 들어있는 것이 보통인데..

북경에 있는 자판기에는 참 다양한 종류가 들어 있습니다.

 

 

 

궁금하지만 물어볼 데도 없고, 시간도 조금 있었던지라..

자판기 옆에서 잠시 구경을 했습니다.

 

자판기 안에 초콜릿, 과자, 땅콩, 커피에 껌등

나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 내 눈에 확 들어온 것은..

커다란 사발면.

 

중국은 가본 적도 없고, 북경 공항에 이제 첫발을 내디딘지라 중국 돈은 당연히 없고,

사실 위안이 얼마의 가치가 있는지도 전혀 몰랐죠.

 

자판기 옆에 있으니 사람들이 자판기에서 커다란 사발면을 꺼내서는,

그 옆의 온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서는 먹을 준비를 합니다.

 

 

 

처음 봤습니다.

면세점의 자판기에서 사발면을 뽑을 수 있고, 또 먹을 수 있다니요.

 

한국의 공항에서도 사발면은 살 수가 있습니다.

단, 면세점이 아닌 공항내 편의점에서 말이죠.

 

“사발면을 팔기는 하지만, 식사는 불가능”하다는 친절한 안내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경 공항에서는 면세점에서 사발면을 먹을 수 있습니다.

 

위안화를 잘 몰랐던지라 물어봤습니다.

 

“사발면의 가격인 6위안이 달러로 얼마의 가치가 있는지..”

 

6위안은 1달러에 해당하는 가격이라는 친절한 안내와 함께,

바로 옆에 온수기도 있으니 뽑아서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

 

 

 

중국인들이 차를 많이 마셔서 그런 것인지..

여행객들은 다들 텀블러를 하나씩 가지고 다니면서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갑니다.

 

정수기가 자판기 옆에 있으니 자판기에서 사발면을 꺼내서 먹기에도 딱 좋습니다.

 

서울 가는 길에는 환승시간도 짧고, 새벽에 내렸던지라 환전도 불가능하고,

제일 중요한 것은..배가 안 고팠던지라 자판기의 내용물만 파악하고는 그냥 지나쳤습니다.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올 때 먹어보기로 하고 말이죠.

 

그렇게 시간이 흐른후..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는 길에 벼르고 별렀던 사발면을 뽑았습니다.^^

 

 

 

평소에는 라면을 먹지도 않았던 식성이었는데..

한국을 떠나 살아서 입맛이 변한 것인지, 아님 살이 찌려고 라면이 땡기는 것인지..

 

내 짧은 한문 실력으로 대충 이 사발면은 우육면인 것은 알겠으니..

대충 소고기 라면입니다.

 

사발면을 사기는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주변에 젓가락이 없는지라 또 주변에 물어야했습니다. 사실 영어가 안 통했던지라, 손가락 2개로 라면 먹는 시늉을 해야 했습니다.^^;

 

지나가던 청소부 아줌마가 거의 바디랭귀지를 이해하시고는 손짓으로 컵 안을 가리킵니다.

 

아! 사발면에 뜨거운 물을 받는 사람들이 손에 포크를 가지고 있더니만,

플라스틱 포크가 용기 안에 들어있는 모양입니다.

 

 

 

역시나 비닐포장을 열고 보니 안에 포크와 스프들이 있는디..

스프봉투가 4개나 들어있어서 조금 놀랐습니다.

 

내가 아는 사발면은 스프가 하나 혹은 2개 들어있었던 걸로 아는데..

어떤 사발면이기에 4개씩이나 되는지..

 

궁금하신 분을 위해 잠시 알려드리자면..

 

스프 1 에는 건조야채와 건조 소고기.

스프 2 에는 시래기 같지만 시큼한 냄새가 나서 김치가 연상되는 시래기.

스프 3 에는 보통 사발면에 있는 분말 스프.

스프 4 에는 왠지 기름스러워보이는 붉은 유지.

 

 

 

스프를 다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사발면 완성.

육개장 사발면 비주얼에 얼큰까지 한지라 김치가 없어도 거뜬합니다.

 

라면을 포크로 먹는 것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지만, 나름 맛있게 먹었습니다.

 

라면 국물은 원래 안 먹는지라 어디다 버릴까 고민하던 차에 청소차를 끌고 지나가는 아주머니 발견. 온몸을 이용해서 “라면국물은 어디다가 버려야 하나요?” 물어보니..

 

활짝 웃으시면서 끌고 다니시는 청소차의 쓰레기봉투를 가리키십니다.

중국은 분리수거를 안 하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국물이 흐르는 것은 넣으면 안 될 거 같지만..

청소부 아주머니가 넣으시라 하시니.. 그냥 넣었습니다.^^

 

처음 북경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영어가 짧은 중국 직원들의 무뚝뚝한 얼굴과 관광객인 인간을 물건처럼 대하는 태도에 화도 났고, 실망스러웠는데..

 

공항 안에서 만난 청소부 아주머니나 라운지의 직원들은 웃는 얼굴로 대해준지라..

처음 “북경”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은 다 잊었습니다.

 

관광객을 상대하는 공항(이민국/세관) 직원하고는 레벨이 다른 일을 하고, 영어도 안 되는 지라 외국인 관광객의 질문에 제대로 된 영어도 대답을 해주지는 못하지만, 웃는 얼굴로 친절을 보여주시는 청소부 아주머니가 계셔서 좋고!

 

단돈 1불에 고픈 배를 채울 수 있는 사발면이 있어서 북경공항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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