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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이야기

차비만 아까웠던 전주 한옥마을 나들이

by 프라우지니 2018.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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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 때도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전주였는데..

이번 한국에 갔을 때 전주라는 곳을 가봤습니다.

 

전라도 쪽은 오래 전에 보길도로 남의 교회 봉사를 따라가면서 한 번 가봤습니다.

 

그때 말로만 듣던 전라도 음식을 맛봤죠.

 

시골 어느 버스터미널 보퉁이에 있던 한식집에서 두당 15,000원짜리 식사에 “바다 한상”을 받았던지라 감탄에 또 감탄하면서 먹었었습니다.

 

남이 사줬던 거라 더 맛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내 기억에는 “맛있는 전라도 음식”이었는데..

이번 전주여행으로 맛있는 전라도 음식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깨져 버렸습니다.^^;

 

 

KTX를 타고 전주에 도착해서는 일단 점심부터 챙겨먹었습니다.

전주에서 소문난 식당 중에 하나인 가족회관으로~

 

소문에는 줄을 서서 먹는다고 했었는데, 가게 안에는 빈자리가 꽤 있었던지라,

금방 테이블에 앉아서 주문을 하고 비빔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주까지 와서 먹는 13,000원짜리  육회 비빔밥인데..

 

배가 고픈 상태였던지라, 한 그릇을 다 비우기는 했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맛은 아니었습니다.

 

“원래 다 비비면 특정한 맛이 안 나기는 하지..”

 

이렇게 생각을 해봐도 가격대비 별로 특별하지 않은 맛입니다.

 

 

 

비빔밥을 먹고 들어선 한옥마을.

 

예쁘게 한복을 입고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 젊은 청춘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눈부십니다.

 

평소에 흔하게 볼 수 있는 한복차림이 아닌지라 처음에는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일상한복이 아닌 파티복같은 화려한 한복을 입고 친구들과 인증 샷을 날리는걸 보니 부럽습니다. 내가 저 나이 때는 저렇게 예쁜 대여 한복 같은 건 없었는디..

 

“대여한복”하면 결혼할 때나 차려입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전주에 와서 생각이 조금 바뀌는 거 같습니다.^^

 

 

 

젊은 아가씨들은 연하고 화려한 한복을 입는다면,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은 원색적이고 화려한 한복을 입으십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제일 장사가 잘되는 곳은 “관광객용 대여한복”이지 싶습니다.

 

 

 

 

두어 시간에 만원, 조금 더 길어지면 2만원.

 

별로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이곳으로 놀러와서 추억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아깝지 않는 금액인거 같습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말이죠.

 

 

 

수학 여행온 학생들도, 시골 어느 마을에서 단체로 놀러온 어르신들도 대여섯의 소그룹들이 한복을 입고 한옥마을을 다니는 건 그러려니 했는데..

 

어느 회사에서 단체 워크숍을 온 모양인데.. 마지막 일정에 “전주 한옥마을“이 들어있었던 것인지, 전 직원이 한복을 입은 것이 독특합니다.

 

남녀커플이 남/녀의 한복을 서로 바꿔 입는 건 몇 번 봤었고,

귀여운 청춘이라 보기 좋았는데..

 

회사 워크숍을 온 중년남성이 입은 기생복장은 재미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어떻게 워크숍 온 사람들인 줄 아냐구요?

나중에 “고객만족 향상을 위한 워크숍”이란 프랜카드를 들고 사진 찍는 걸 봤습니다.

 

이 단체는 한옥마을까지 “고객 만족향상”에 대한 특별한 것을 찾으러 온 모양입니다.^^

 

 

“전주 한옥마을”하면 “꼭 먹어봐야할 음식 리스트”에 올라오는 것들도 먹으러 다녔습니다.

 

인터넷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니 날이며 날마다 오는 전주도 아닌지라 신경 썼습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만두집.

 

찐만두, 군만두, 튀긴 만두에 만두를 변형한 롤만두 그리고 스페인식 만두인 엠빠나다까지.

종류는 다양했지만, 그렇게 맛있다고는 느껴지지 않는 맛입니다.^^;

 

맛은 특별하지 않지만, 가격만은 특별했습니다.

제일 저렴한 만두가 하나에 1,500원이었으니 말이죠.

 

 

 

 

전주 한옥마을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바게트 버거”

 

워낙 유명해서 인지, 사진을 찍어서 포스팅 할 때는...

“직원들의 얼굴은 모자이크 해 달라”는 부탁의 말씀도 있습니다.

 

한 개에 4천원이면 정말 버거 한 개 가격이지만,

사진에 보이는 비주얼로 봐서는 “버거”보다는 “피자”에 가깝습니다.

 

사진으로는 나름 괜찮아 보였는데..

 

 

 

계산을 하고 바게트 버거를 받아보니 손으로 바삭함이 느껴집니다.

손에 약간의 열기도 느껴지는 것이 오븐에 있었던 모양입니다.

 

비주얼은 나름 합격이고, 한입을 베어 무니...

 

마요네즈 범벅입니다.

 

햄버거에 패티와 야채, 그리고 케첩과 마요네즈가 들어가는 하지만,

이렇게 심하게 마요네즈 범벅은 아닌디..

 

이곳의 바게트 버거는 한 두 입정도 먹고 (돈이 아깝지만) 버려야했습니다.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정말 심하게 뻥튀기된 음식 맛인 거 같습니다.^^;

(누가 이것이 맛있다고 한겨? 내 입맛에만 마요네즈 맛인 겨?)

 

 

 

정말 전주 임실치즈인지 알 길은 없지만, 가격으로 보자면 세계 최고수준입니다.

 

구워먹는 치즈는 사실 고기를 안 먹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식품입니다.

 

파티를 주관하는 사람들은 고기나 야채만 준비하는지라, 바비큐 파티 할 때 채식주의자들은 자신들이 구워먹을 치즈를 꼬치에 끼워서 직접 챙겨옵니다.

파티 주관자는 소수의 채식주의자/베간 까지는 신경 쓰지 못하거든요.

 

치즈는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데...

관광객들의 눈길을 잡기위해 진열대에 넣고 파는 치즈는 쪼매 위험합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그나마 제일 먹을 만했던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돈 주고 사서 버리지 않고 둘이서 다 먹었다는 이야기죠.

같이 간 일행이 이것저것 사 먹고 싶어 하는 것이 많았던지라..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열심히 먹어야 하는 마루타로 활약한 하루입니다.^^;

 

 

 

TV에도 나왔다는데..

파리만 날리고 있는 가게입니다.

 

하긴 한옥마을의 구석구석마다 있는 육전가게인지라,

이곳도 여러 개의 가게 중에 하나일 뿐이죠.

 

5천원 계산을 하니, 얇게 붙인 육전에 양파&양념장은 한 귀퉁이에 담아줍니다.

 

유럽에서는 느끼한 음식 옆에 항상 생 양파나 크렌(생 와사비 무)이 따라옵니다.

함께 먹으면서 느끼한 맛을 잡아 주는 거죠.

 

 

 

얇게 붙인 육전에 양념장 무친 양파를 함께 먹으니 먹을 만 했습니다.

 

이걸 둘이서 한 접시 먹고 나니 저녁까지 배가 든든했습니다.

역시나 고기가 소화를 더디게 하죠.

 

 

 

유명하다는 삼백집의 콩나물 국밥.

 

전주에서 나름 저렴한 6천원의 가격에 고객을 맞고 있지만..

미세한 맛의 구분을 못하는 일반 입을 가진 아낙에게는..

서울서 4천원에 사먹는 콩나물국밥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전주에 있는 식당들은 다 서울에 분점을 차린지라,

굳이 전주까지 가서 먹을 필요는 없죠.

 

 

 

전주 한옥마을에서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사들고 온건 2천 원짜리 초코파이 2개.

 

사가지고 와서는 “서울에도 있는데 왜 사왔느냐?”는 타박을 들었습니다.

요새는 서울의 여기저기에서 전주 초코파이를 파는 모양입니다.

 

한국에 살지 않으니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아낙입니다.^^;

 

 

 

그나마 전주 한옥마을에서 제대로 돈값을 한 것은 바로 여기.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을 조금만 벗어나면 한적한 길.

그곳에서 발견한 작은 휴식처.

 

만원의 가격에 안마의자 20분에 족욕 30분.

하루 종일 걸어 다닌 발을 조금 쉬어주려고 비어있는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20분간 안마의자에 누워서 여기저기 서비스(?)를 받은 후에 족욕통에 발을 담그고..

등에서 땀나는 30분을 보냈습니다.

 

밖에는 관광객이 넘치는데, 한적한 실내에서 즐기는 시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조용한 가게에서 일행과 담소를 나누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비스로 받은 모시잎차를 앞에 놓으니 마치 카페에 온 거 같습니다..^^

 

그렇게 하루 전주에서 보냈는데..

 

나중에 알았습니다.

차비를 들여서 전주까지 갈 필요까지는 없었다는 것을..

 

서울의 경복궁 근처에서도 한복을 대여 해 주는 곳들이 성업 중이고,.

전주보다 더 근사한 한옥마을(북촌?)이 서울시내에 있었습니다.^^;

 

가까운 서울의 볼거리/먹을거리를 놔두고,

차비까지 들여서 전주까지 간 건 조금 과했던 거 같습니다.

 

실망스러웠던 전주 한옥마을은 전주를 갔다 오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인터넷의 신문기사로 만났습니다. 이곳을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역시나 기자답게 관광객은 뭉떵여서 생각한 나의 실망스러움을 제대로 나열했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셔서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mnews.joins.com/article/22578806

[월간중앙 | 현장취재] 전주 한옥마을 음식문화 유감

 

소문난 잔치는 역시나 먹을 것이 없는 모양입니다.

내손을 이끌었던 지인도, 얼떨결에 따라갔던 나도 실망스러운 전주여행이었습니다.

 

역시나 인터넷의 맛집 리뷰는 믿을 것이 못되는 거 같습니다.

남의 입맛은 나와는 다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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