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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언제나 통하는 나의 작은 뇌물,초코렛

by 프라우지니 2018.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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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 월 달부터 몇 번의 오페라와 연극을 보면서 나름의 취미생활을 즐겼습니다.

 

3월이 됐으니 또 어떤 작품이 상영되는지를 보고 티켓을 한 번에 받으러 갔습니다.

 

나는 돈 한 푼 안 내면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작품을 즐기는 무료관객입니다.

 

티켓을 파는 입장에서는 돈 되는 고객에게는 친절해야하지만, 무료티켓을 받으러 오는 고객에게는 별로 친절하지 않다고 해도 상관이 없을 거 같습니다. 삐딱한 태도로 티켓을 줬다고 해서 “무료관객”이 어디다 불만접수를 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죠. (순전히 저의 생각이죠.^^)

 

원래 자기 것을 주는 것보다 남의 것을 주는 사람들이 더 못되게 심술을 부립니다.

우리 요양원도 그렇거든요.

 

어르신들 식사를 나눠드리고, 직원들이 먹을 양을 빼도 남아도는 음식들.

어르신들을 방문하신 가족 분들이 그 시간에 계시면 물어봅니다.

 

“저녁메뉴로 이것저것이 있는데 어떤 것을 드실래요?”

“괜찮은데...그럼, 저는 메뉴 이것으로 주세요.”

 

원래 음식은 어르신들만을 위한 거라는 걸 모를 리 없는 가족 분들은 남은 음식을 권한 직원에게 큰 감사를 표현합니다. 제 음식은 아니지만 감사인사를 받으면 저 또한 기분 좋습니다.

 

하지만 직원 중에는 자기 음식도 아니면서 유난히 인색하게 구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르신 방문 해 온 가족/친지 분들을 거지 취급하기도 합니다. (몇 푼이나 한다고..)

 

남으면 주방으로 내려가서 다음날 다 버려질 음식임을 알면서도 심술을 부립니다.

남은 음식을 얻어먹는다고 거지도 아니고, 더군다나 자기 돈이 들어간 음식도 아니구먼..

 

제가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지라,

극장도 마찬가지로 직원에 따라서 무료관객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 있지 싶습니다.

 

어떤 직원은 무료관객이나 유료관객이나 친절하게 대하지만, 어떤 직원은 무료관객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멸시하듯이 쳐다보며 대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3월 달에 티켓을 받으러 가기 전에 이미 공연 표를 다 확인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날은 빼고, 근무 전날도 너무 늦게 귀가하면 안 되니 빼고..

 

제가 극장에 갈수 있는 날을 추리고, 그중에 내가 보고 싶은 작품을 추리고.

그렇게 고른 작품이 3월에도 6작품입니다.

 

대부분의 오페라/연극은 한 번 공연을 시작하면 몇 달에 거쳐서 몇 번씩 반복공연을 하는지라,

이미 본 작품을 빼고 나니 3월에도 내가 아직 보지 않는 작품은 있습니다.

 

극장 안에 티켓을 파는 카운터에 가서는 내가 보고 싶은 작품의 이름과 날짜를 이야기하니 직원이 비어있는 좌석을 모니터로 보여주면서 어느 좌석에 앉을 건지를 물어옵니다.

 

가끔은 내가 고른 좌석보다 더 좋은 좌석을 내가 보지 못한 경우,

직원이 이야기를 해 주기도 합니다.

 

“이 극장은 스피커가 양쪽으로 있고, 음악은 뒤에서 연주되니 앞쪽보다는 중간 쪽이 더 좋아요.”

 

극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다보니 작품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구조도 파악하고 있어서 이런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무료관객이니 달라는 티켓 하나만 주고는 다른 말 하기 전에 얼른 “다음 분~”하고 외친다고 해도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랬다면 다시 뒤에 줄서서 다음 티켓을 받으려고 했겠지요.

 

하지만 극장직원은 티켓하나가 발부되면 다시 묻습니다.

 

“또 원하는 것이 있나요?”

 

이렇게 하나하나 제가 원하는 티켓 6장을 한 번에 받았습니다.

주문이 길어진 제 뒤에 서있던 (유료)관객들은 옆 카운터를 열어서 그쪽에서 받습니다.

 

 

 

이번에는 티켓을 받으러 가면서 초코렛을 사가지고 갔습니다.

 

저에게 티켓을 준 직원은 2월 달에도 만났던 직원인데, 3월 달에도 여전히 친절합니다.

티켓을 다 받고는 초코렛 3개를 앞에 내밀었습니다.

 

“이거 2개는 당신이 드시고, 한 개는 급하게 옆 카운터에 투입된 동료 직원주세요.”

(옆 카운터는 내 티켓주문이 길어지는지라 열린 거거든요.)

 

“아이, 뭘 이런 것을... 고맙게 잘 먹을게요. 너무 친절하시다...”

 

내가 내미는 초코렛을 보는 직원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어납니다.

 

초코렛을 주기 전에도 웃는 얼굴로 나를 대해줬었는데..

초코렛 앞에서 그 웃음이 조금 더 피어나는 거 같습니다.^^

 

여기서 잠깐!

다른 직종은 모르겠지만, 여러 직종에서 “선물금지” 법규가 있습니다.

단, 선물이 2유로 내외, 커피 한 잔 같이 소소한 것이라면 괜찮지만 말이죠.

 

그래서 작은 초코렛이 받기에 부담이 없고,

또 여기 사람들은 달달이를 사랑하는지라 어디서나 환영받는 아이템입니다.

 

내가 직원에게 내민 초코렛 3개의 가격은.. 딱 60센트(X 1300원= 780원).

 

나는 부담이 없는 가격이고, 직원들에게는 입이 즐거운 시간을 제공하면서..

직원들은 나를 기억 할 테니.. 다음 번에도 친절한 응대를 받지 싶습니다.^^

 

생각 해 보니...

모든 극장 직원들에게 저는 기억할 수밖에 없는 관객이지 싶습니다.

 

티켓을 주는 입장에서는 고급 좌석에 무료로 앉은 유일한 동양 아낙일테니..

표를 받는 각 출구의 직원들 입장에서도 품위(돈?) 있는 어르신들만 드나드는 입구를 통해서 유일한 동양아낙이 드나드니 내가 가진 티켓(컬투어파스=무료)을 유심히 볼 수밖에 없을 테고.

 

무료관객인 저도 몇 번 다니니 이제는 직원들이 얼굴이 익숙해집니다.

내가 드나드는 문을 지키는 직원의 얼굴을 보면 일단 먼저 웃게 되니 말이죠.

 

여기서 잠깐!

유럽의 오페라 극장 같은 경우는 가지고 있는 입장권에 따라서 들어가는 입구가 틀립니다.

저렴한 3구역(2층 혹은 3층)의 티켓을 가지고는 비싼 무대 앞 1구역을 들어 갈 수 없습니다.

 

1구역을 들어가는 문에는 상영시간 내내 직원이 지키고 있으니 말이죠.

 

같은 1구역이라고 해도 “좌” “우”로 구분된 문을 구분해서 입장하셔야 합니다.

 

우리 생각 같아서는 “우”라고 해도 “좌”로 들어가서 조금 더 걸어가면 될 것을..

여기서는 티켓에 “좌”라고 써진 경우는 “우”로 입장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내미는 초코렛은 내미는 시간에 따라서 뇌물도 선물도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일을 보기 전에 내밀었다면 잘 봐달라는 뇌물이 되기도 하지만,

내 볼일을 끝내고 내민다면 ‘감사하다는 인사’의 의미가 되는 거죠.

 

나에게 퉁명스럽게 대했던 사람에게도 나는 가끔 초코렛을 내밉니다.

 

내가 내미는 선물이 “네가 나에게 감사(초코렛)을 받을 만 했니?” 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지라,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주겠지만..

 

나에게 친절한 사람에게는 “당신의 친절에 감사한다”는 나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초코렛을 가지고 다닐 예정입니다.

 

작은 금액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고, 받은 사람도 행복해지는 간단한 방법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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