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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 눈에 비치는 내 모습

by 프라우지니 2017.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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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Oktober Fest 옥토버 페스트”.

실제로는 10월이 아닌 9월 중순에 시작해서 말이면 끝나버리는지라,

‘옥토버’가 아닌 ‘September Fest 셉템버 페스트’라고 해야 맞지만 말이죠.

 

9월에 열리는 맥주축제인 “옥토버 페스트”는 독일에서 하는 것이 제일 유명하다 뿐이지 독일에서만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독일 옆 나라인 오스트리아도 지역마다 독일처럼 맥주양조장이 있고,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독일 주변의 다른 나라들도 다 비슷한 환경인지라 나라마다 비슷한 축제를 개최하고 있지 싶습니다.

 



가을에 열리는 맥주축제인 “옥토버 페스트”에는 일상복이 아닌,

전통복장을 입고 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전통복장이 없는 관광객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현지인들은 장롱에서 잠자고 있던 전통복, 여성은 Dirndl (디언들), 남성은 Lederhose 레더호제(가죽바지)를 꺼내 입고 축제에 나섭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의상인 한복은 요즘은 설날 같은 명절에, 혹은 결혼식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그리 자주 입는 옷도 아니고, 한국 사람이라도 해도 요즘은 한복이 없는 사람들이 더 많죠.

 

저도 한복 없이 반평생입니다. ^^

우리나라의 한복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일상복이 아닌 예복이죠.

 

이곳의 전통의상인 Dirndle 디언들은 일상복에 가까운 옷입니다.

입고 다녀도 불편하지 않고, 또 결혼식이나 축제 같은 곳에 다 입고 다녀도 되죠.

 

활동이 편리하면서도 예복이 필요한 곳에 입고가면 또 예복 기능도 있는 옷입니다.

우리가 카리타스(요양보호사)학교를 졸업할 때도 우리 반의 몇몇은 디언들을 입고 왔었습니다.

 

 

 

크로아티아 아낙인 미라는 졸업식 전날 디언들 가게에 가서 2벌을 장만했다고,

그중에 조금 더 비싼 것을 입고 왔다고 자랑을 했었습니다.

 

원래 디언들은 치마의 색으로 지역을 구분하는데, 요즘 팔리고 있는 검은 블라우스에 요란한 색은 전통적은 색으로 지역을 나누는 기능 따위는 무시한 그냥 “예쁜 옷”으로 만들어진 종류입니다.

 

따라서 위의 세 사람이 입고 있는 디언들은 전통적으로 지역에 따라 파랑, 초록 등으로 만들어 입는 것과는 다른 그냥 옷가게에서 예쁘게 만들어진 옷을 입고 있는 거죠.^^;

 

어쨌거나 입혀놓으면 예쁘기는 합니다.

그러니 저도 시시때때로 “하나 사?”를 고민하게 하는 거겠죠?

 

오늘도 이야기는 삼천포 행으로~~~^^;

다시 디언들로 돌아와서!

 

맥주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에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디언들을 남성들은 레더호제(세)를 입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통복장이 잘 팔릴만한 시기는 가을인 지금이 딱입니다.

 

모든 슈퍼마켓에서 기획 상품으로 전통복장인 Dirndl 디언들과 Lederhose 레더호제(세)를 내놓습니다.

 

Dirndl디언들은 블라우스에 원피스 그리고 앞에 앞치마가 달려있는 옷.

Lederhose 레더호세는 멜빵이 달린 가죽 반바지.

 

물론 가격도 저렴해서 가격 때문에 혹해서 살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렴한 가격처럼 품질도 저렴하니 별로 기대는 마시구요.^^

 

 

 

슈퍼의 전단지에 기획 상품으로 등장한 디언들.

 

살 마음도 없으면서 남편에게 전단지를 주면서 한마디 던졌습니다.

 

“남편, 나 디언들 하나 살까? 어떻게 생각해?”

 

슈퍼에서 파는 상품도 지역 색과는 거리가 먼 그냥 “예쁜 옷”입니다.

마눌의 말을 흘러듣나 했었는데, 남편이 대답을 합니다.

 

“당신은 레더호제가 더 나을 거 같아.”

 

아니, 지금 남편이 마눌에게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으라는군요.^^;

 

 

 

남편이 마눌에게 권한 옷은 바로 이겁니다.

 

전통복장이라고 해도 치마인 디언들을 입을 수도 있고, 여자도 가죽바지의 착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가죽바지를 입으면 여성스러움은 사라지고 선머슴 스러워 지는 거죠.^^;

 

전통 복을 하나 갖는다면 레더호제보다는 디언들이 더 갖고 싶은 나도 여자이거늘..

남편 눈에는 섬머슴으로 보이는 것인지..^^;

 

 

 

실제로 남성들이 입는 레더호제와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 중에는 남성용 레더호제를 사서 그냥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멜빵까지 달린 레더호제를 입은 여성들을 볼 수 있거든요.

 

 

 

레더호제는 아이들 용도 나오는데, 아동용이라고 해서 많이 싸지는 않습니다.

이름처럼 Leder(레더/가죽)으로 만들어 지는 옷인지라 원가가 비싼 모양입니다.

 

남편은 왜 마눌에게 치마가 아닌 가죽바지가 어울린다고 한 것인지 그것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물었죠.

 

“남편, 당신 마눌은 별로 여성스럽지 않는 거야? 왜 레더호제를 입으래?”

“.....”

 

대답 없이 있던 남편이 마침 TV에 나온 동물을 가리키며 한마디 합니다.

 

“저거 꼭 당신 닮았다.”

 

 

인터넷에서 캡처했습니다.

 

남편이 말한 TV속에 동물은 어느 동물원에 새로 태어났다는 아기판다였습니다.

아! 남편 눈에는 마눌이 아기판다로 보였던 모양이군요.

 

하긴, 아기판다한테 디언들을 입혀놓으면 웃기기는 할 거 같습니다.

치마인 디언들보다는 가죽바지인 레더호제가 딱인거죠.^^

 

처음 알았습니다.

남편이 마눌을 인간이 아닌 “아기판다”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마눌의 호칭을 시시때때로 바꿔 부르기는 했었습니다.

그것도 다 동물로 말이죠.

 

처음에는 “Bussi Baer 부시베어/뽀뽀 곰”이였고, 그 다음은 “Hase 하제/토끼“였고, 그다음에도 몇 번 동물의 이름이 바뀌기는 했었는데, 그렇다고 최근에 마눌을 ”Panda baer판다베어/판다 곰”으로 부르지는 않았었는데, 왜 TV속 아기판다의 모습이 마눌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내가 곰탱이 같다는 이야기인가?”

 

“내가 띨해 보이나?”

 

“내 궁디가 그렇게 무거워 보이나?”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지라 그냥 접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판다곰”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내가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바뀌지 않는 이미지일 테니..

또 다른 동물로 인식할 때까지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살다보면 마눌은 무서운 호랑이나 여우로 인식하는 날이 오겠지요?^^

 

아! 참고적으로 알려드리자면..

디언들은 슈퍼의 싸구려 기획상품으로 사시는것 보다는 전통의상을 파는 가게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애초에 39유로 정가로 나온 제품과 몇 번 할인해서 39유로에 파는 제품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전통의상을 파는 가게에 가시면 몇 백 유로짜리 디언들도 만날 수 있지만, 1~200유로짜리 품질좋은 제품을 할인해서 50유로 이하로 파는 것도 많이 보실 수 있으니 이런 곳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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