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리 숲이 있는 지역이라고 해서 어디에서나 카우리 나무를 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카우리 나무가 있는 곳을 찾아가야 카우리 나무를 볼 수 있죠.
부부가 이런 대화를 한 것도 아닌데..
오늘도 카우리 나무가 있는 이곳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곳에 우리를 유혹하는 매력적인 볼거리도 있었지만, 날씨도 우리의 발목을 잡고.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카우리 숲 바로 옆의 캠핑장이 가격도 저렴한 편인 20불인지라 하룻밤을 쉬어갑니다.
단, 이곳의 캠핑장은 10월~5월까지만 오픈 합니다.
Waipoua 와이포우아 캠핑장에서 아침을 맞은 후에는 캠핑장 근처를 산책 한 후에..
Lookout Track 전망대를 보러 갔습니다.
그리고는 조금 더 내려간 Trounson Kauri Park 트라운슨 카우리 파크의 캠핑장에서 머물기로 했습니다.
이곳에서 저녁 산책길에 키위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해서 말이죠.
차로 달려간 전망대.
이곳에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숲을 볼 수는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카우리가 거의 없는 숲인지라, 조금은 실망스런 곳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느니 그냥 카우리 숲을 산책 하는 것이 더 좋을 뻔 했습니다.^^;
이 날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기를 반복한 날이라,
뭘 봐도 ‘그저 그런’ 풍경이 나온 거 같습니다.
캠핑장 바로 옆에 있는 카우리 숲으로 산책을 들어갑니다.
카우리 나무 보호를 위해서 숲 입장 전에 신발을 소독해야 합니다.
귀찮다고 안하고 가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입장료를 내는 것도 아니니,
무료관광에 대한 감사함으로 작은 불편함은 감수해도 괜찮죠.^^
이 숲에는 여러 종류의 카우리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웅장한 것들이 있는가하면 반면에 이제 자라기 시작한 아주 날씬한 녀석들도 있죠.
수령도 다양한데, 저희가 본 것 중에는 나이가 적혀있는 나무 중에 600살짜리도 있었고,
1200살 먹는 카우리도 있었습니다.
카우리 나무는 뿌리가 얕게 자라기 때문에 사람들이 뿌리근처를 디디고 서는 일이 잦아지면 병들어 죽습니다. 덩치에 안 맞게 아주 예민한 나무죠.
오래전에는 인적이 드물어서 몇 백 년 혹은 몇 천 년 동안 잘 자랄 수 있었는데..
유명해지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사람들의 발길로 병드는 나무들도 있습니다.
물론 뿌리가 약해서 병드는 것도 있고, 병충해로 병드는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죠.^^
산책길에 있는 “쓰러진 카우리” 굵기가 짐작이 되시나요?
178cm인 남편의 키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천년은 훌쩍 넘는 영혼을 갖추고 계신 나무님이신 거 같은데..
안타깝게도 수명을 달리 하셨습니다.^^;
쓰러진 거지만 삼림보호구역인지라 치우지 않고 그냥 둔 모양인데, 관광객에게는 굵기를 짐작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 인거 같습니다. 서있어서, 둘레를 재볼 수 없는 그냥 거대한 나무보다는 이런 것이 굵기를 재보기에는 더 현실적이죠.^^
카우리 나무로 만든 접시하나에 500불이나 하는지라 깜짝 놀라니,
재료자체가 비싸다는 것이 공예품을 만드는 장인이 설명을 해줍니다.
카우리나무는 지금은 아주 비싸게 수출되는 상품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살아있는 카우리는 더 이상 벌목하지 않고, 늪에 몇 백년씩 파묻혀 있었던 것을 파내서 수출하는데.. 중국에 6천 2백만불 수출을 했었고, 이태리에 이어서 인도까지 수입을 시작한지라,
지금은 가격도 비싸고 구할 수도 없는 재료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산책길에 만난 사람들에게서 정보를 얻었습니다.
우리가 산책했던 숲에 저녁에는 키위들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럼 보고가야 하는 거죠.
그래서 저녁산책을 한 번 해 보기로 했습니다.
키위를 보러갈 준비는.. 비가 오는지라 차안에 있으면서 했습니다.
키위는 밤에만 활동하는 동물이라 밝은 빛은 피하는 것이 좋죠.
우리는 적색등이 없는지라, 가지고 있는 후레쉬에 빨간 형광펜으로 칠한 비닐을 덛댓습니다.
조금은 무식해 보이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것뿐 이였습니다.^^;
혹시나 스마트 폰이 보이니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스마트 폰으로 적색등 앱을 다운받으면 안 되남?”
이 스마트폰은 무료 WIFI가 있는 곳에서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고,
방전되면 충전도 원활하지 않는지라 여행 중에는 사용을 피해야만 하는 핸드폰인지라,
평소에는 꺼놓고나 가끔씩 카메라로 활용하는 정도인데,
오늘은 비상 후레쉬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오후에는 비가 오는지라 차안에 짱 박혀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캠핑장 안이 제법 찼습니다.
캠핑카보다는 텐트가 더 많은 캠핑장입니다.
비가 올 때는 더 많이 불편한데.. 텐트 족이라고 해서 다 외국에서 온 관광객은 아니고,
키위(뉴질랜드 사람)들도 이동하는 휴가철인지라 괘 많은 키위들도 있습니다.
관리인이 없는 캠핑장답게 시설도 심플합니다.
그래도 냉장고는 있어서 차갑게 보관해야하는 것들은 넣을 수 있습니다.
공간이 좁아서 “먼저 넣는 사람이 임자”지만 말이죠.
이곳은 주방 외에 1불을 넣으면 뜨거운 물이 나오는 샤워 실도 있습니다.
1불이 없으신 분은 찬불 샤워도 가능한 곳입니다.^^;
구름이 끼고, 비가 오는 것이 반복되는 하루더니 만,
날씨가 조금 맑아지고 해도 보이더니 이제는 지는 해도 보여줍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우중충하고 비오는 날은 이렇게 차안에서 뒹굴 거리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우리가 머무는 곳이 텐트가 아니어서 무지하게 감사한 날입니다.
차창 밖으로 캠핑장에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밖에서는 안이 안 보이는 지라 우리만 밖을 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주위가 완전히 어두워진 다음에 저희는 키위를 보기위한 산책을 나섰습니다.
깜깜한 밤에 빨간 칠을 한 후레쉬는 적색등을 생각보다 밝았지만, 앞의 시야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닌지라 걸음이 더 조심스러웠습니다.
여기저기 울어대는 키위의 울음소리만 들었을 뿐,
우리 앞을 뛰어다니는 브라운 키위는 보지 못했습니다.
깜깜한 밤에 몇 백 년에서 몇 천년된 나무들 사이를 걷는 것이 조금은 오싹했습니다.
나무들의 영혼이 밤에는 숲을 떠도는 거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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