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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본전생각

by 프라우지니 2012.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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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다른 외국인 아낙에 비해서 그래도 행복하게 산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죠! 그렇게 믿고 살고 싶었던 거겠죠?

어제는 내내 열 받았더랬습니다.

 

여기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내들이 집에서 대부분의 일을 합니다.

남자는 회사에서 7시간40분(일주일에 38.5시간을 일하니)만 일하면 집에 와서 손 하나 까닥하지 않지만,

아내들은 시간제로 4시간(혹은 6시간) 일하고 집에 와서도 집안 일을 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7시에 출근 하려면, 6시에 일어나서 아침 준비하고, 남편 도시락(간식/대부분은 과일이나 가끔씩 직접 구운 케잌류도 있음) 싸서 가방에 넣어 주고는, 아침먹고, 후다닥 나가야 합니다. 아침 설거지는 못 하고 가는 거죠!

그렇게 출근을 해서 11시에 퇴근을 하면, 점심 챙겨서 먹고, 아침에 나두었던 설거지 하고,아침에 후다닥 뛰어 나갔던 침대정리하고 하다보면 어느덧 1~2시입니다.

 

인터넷에 들어가서 멜 확인, 블로그 확인하면 한 두 시간이 후다닥 가고,

그렇게 하루를 한 것 없이 보내는 나날입니다.

 

남편의 경우는..

아침에 늦으막히 일어나서 차려놓은 아침 먹고, 간식 챙겨서 출근합니다.

그리고 (초저녁)에 퇴근하면, 바로 거실로 가서 TV를 틉니다.

셔츠도, 양말로 여기저기에 벗어놔서 제가 따라 다니면서 치워야 하고..

남편은 설거지를 하면 주방세제 때문에 손에 바로 알러지가 나타납니다.(완전 럭셔리피부라는..) 그래서 설거지는 당근 안 하고!!

 

저녁에 퇴근할 때 사들고 들어 오는 것은 자기가 먹을 것들!

감자칩, 내가 안 먹는 햄들, 티라미수 케잌들!  그렇게 사다가 TV 앞에서 먹습니다.

가끔씩 햄 넣고 샐러드라고 하는 날에는 (물론 자기가 해먹습니다.)

드레싱 만들었던 컵, 샐러드 먹고 난 그릇, 그 외 식기류들은 내 차지(설거지)인거죠!

 

평소에는 “그래! 한국여자 만나서 호강한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그냥 해줬습니다.

집에 와서 손 하나 까닥 안 하고, “물 좀 갖다줘!” “TV 리모컨은 어딨어?” 완전 황제인거죠!

 

가만히 생각해보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남편이 밖에서 돈 벌고, 마눌이 집에서 살림 하는 경우가 많으니,

남편이 집에와서 손 하나 까닥 안 해도, “그려! 돈 벌어다 준걸로 만족하마!!” 그렇게 사는디..

 

우리 집은.. 나한테 갖다 주는 돈 없는디???

남편은 월세 ,전기세 등등 내고, 주말에 식료품 쇼핑가면 계산 하지만, 주중에 야채나 과일은 순전히 내가 사야하는 몫입니다.

나도 돈 벌어서 식료품사는디..  나는 그러면서 집에서 청소도 해야 하고, 설거지도 해야 하고, 완전 식순이 인거죠!

(남자들이 대부분 이러려고 결혼하는 거죠! 공짜 식순이!!)

 

거기에 집안이 조금 더럽기라고 하면 당장에 공격타 들어옵니다.

“돼지 우리야? 집에 왜 이렇게 더러워?? 게을러 터져 가지고는...”

 

이건 아닌거죠!

나도 돈 벌고, 남편한테 타 쓰는 돈 하나 없는데, 집안이 조금 더럽다고 자기는 손 하나 까닥 안하면서 마눌을

“게으른 돼지(우리에 사니)”로 만드는 발언인거죠!!

 

갑자기 본전 생각이 납니다.

나는 왜 돈 벌어서 식료품(대부분이 야채, 과일이고 한달에 100유로 남짓이지만.. 그래도^^;)도 사는디…

 

나는 청소도 해야 하고, 빨래도(물론 세탁기가 하지만 널어야죠??) 하고, 아침도 챙겨주고, 간식도 챙겨주고..

식순이처럼 다 하는디. 월급은 안 받는다는..

남편은 말합니다.“내가 월세랑 다 내잖아!!”

 

이것도 아닌거죠!

어디 가서 집안 도와주는 도우미로 일하면 시간당 10유로 받습니다.

하루에 10유로 한달이면.. 300유로죠!  이정도의 금액이면 혼자 살 수 있는 방은 구할 수 있습니다.

 

어제는 열이 받아서 “돈 벌어서 나 주는 것도 아닌데, 왜 나는 집안일 다하고, 식료품사고 하는데?”하니..

여우같은 남편(생긴 건 완전 곰인디.. 하는 짓은 완전 눈치 100단이라는..)이 은근히 애교를 떱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잖아~”

나를 사랑하는데, 왜 자기 자산이 얼마인지는 얘기 안하누???

 

사실 그렇습니다.

제 남편이 제 주변의 남편들보다는 그래도 좋은 인간입니다.

여행가면 내 몫은 나보고 내라고 안 하고, 자기가 다 내구요~

(안 그런 인간들 많습니다. 한 아낙은 베를린에 있는 대사관에 여권 연장하러 가는데, 남편이 기름값 200유로 받고서 같이 갔답니다.)

이번에 “세라믹인레이(이빨 해넣은것)할때 남편의 가격의 80%정도는 내줬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따지면 제가 그렇게 나쁜 조건에 사는것도 아닌거 같은데...

아무래도 남편의 월급이 받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래야 본전이 된다고 생각 하는거 같습니다.

(평생 살아봐라! 월급을 받을 수 있나!! 시집을 잘 못 간겨!! 한국사람을 찾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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