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 사는 사람들은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예방주사가 있습니다.
그것이 오스트리아 사람이던, 외국인이던 간에 국적과 나이를 불문하고 말이죠.
물론 이곳에 사는 외국인들 중에도, 현지인들 중에도 이곳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맞아야 하는 예방주사임에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맞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봤습니다.
"난 숲에 안 가니 안 맞아도 돼!"
"지금까지 안 받아도 이상이 없었는데 뭘.."
물론 외국인 중에는 젝켄주사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못 맞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알고 있으면서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안 맞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이쯤에서 제가 말하는 "젝켄임풍"에 대해 제가 전에 한 포스팅을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222
오스트리아의 진드기 Zecken젝켄을 아십니까?
http://jinny1970.tistory.com/391
젝켄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 계절입니다.
올해는 제가 5년 만에 다시 젝켄주사를 맞아야 하는 해입니다.
바쁜 중에서도 "올해는 꼭 신경 써서 주사를 맞아야겠다." 는 생각만 했었는데...
제가 병원에서 실습하는 동안 제 실습병동 사무실에 제 눈길을 끄는 안내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젝켄 예방주사 5유로!”
올해는 제가 젝켄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 해인데, 저렴한 보건소에 가서 맞아도 20유로는 내야하는 젝켄 예방주사가 단돈 5 유로 라니 완전 구미가 당깁니다.
단지,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면 “병원 직원”들에 한해서라는..
물어보는데 돈 드는 것은 아니니 일단 물어봐야 하는 거죠.
우리병동 수간호사에 해당하는 50대 간호사인 "하이디"한테 살짝 물었습니다.
“하이디, 나 질문이 있는디.."
저는 실습생이라 항상 말을 하기 전에 상대방에게 질문을 해도 되냐고 묻습니다.
상대방에 돌아서서 나에게 대답할 시간정도는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니 말이죠.
"응, 말해! 궁금한 거 있어?"
"저기 젝켄 예방주사.. 나는 실습생인데, 나도 맞을 수 있나?
올해 젝켄주사를 맞아야 하는 해거든!"
"그래? 내가 병원직원 담당 주치의 사무실에 전화해서 물어볼께!"
원래 젝켄주사를 맞으려면 예약도 해야 하고, 상당한 금액을 내야하지만, 병원내의 주치의에게 예방주사를 맞는다면 근무 중에 잠시 내려가서 맞으면 되고, 금액 또한 완전 저렴하니 되면 완전 좋은거죠.
그리고 물어봐서 안 되면 그만이지만, 되면 좋은 일이라 저는 항상 일단 시도는 해 봅니다.^^
다행히 주치의 사무실에서는 호의적인 대답과 함께 바로 예약을 받았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젝켄 예방 주사 수첩.
그렇게 저는 실습하는 병원에서 실습생의 신분임에도 병원의 "직원담당 주치의"만나서 젝켄주사를 잘 맞았습니다.
그리고 처음 알았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병원에도 직원담당 주치의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하는 곳이 병원이니 아프면 건물 내 아무 의사나 예약하고 가면 되는 줄 알았었거든요.
자꾸 방향이 삼천포로 빠지니...여기까지만 하고!!
제 시부모님은 매년 봄, 가을에 산(이라기 보다는 숲)으로 나들이겸 삼아서 버섯들을 따러 다니십니다.
굳이 버섯을 채취하러 가신다기 보다는 두 분이 계절 별로 나들이를 다니시는 듯이 즐기십니다.
여러 종류의 버섯을 재취하셔서 바로 따온 것으로도 요리를 하시고, 냉동실에 얼려놨다가도 요리를 해주시는데, 신선한 버섯으로 하는 요리라 그 맛이 일품이죠!
평소에 건강하신 시아버지가 작년부터 조금씩 몸이 안 좋다는 표현을 하셨었습니다.
작년 9월 이후에 어깨가 절인다며 동네 주치의를 찾아갔었지만 "아무 이상없다"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몸에는 계속 이상이 있는데, 의사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국적을 막론하고 의사들이 이런 결론을 내리는 모양입니다.
그러다 나중에는 정신적인 이유로 몰고 가서 결론을 내리죠!
시아버지는 평생을 아프지 않으셨던 분이신지라 몸의 조금한 이상도 바로 알아채시는데, 의사가 "아무 이상 없다"고 한다고 정말 그걸 믿으시지는 않으셨습니다.
결국 시아버니는 "신경관련"을 전문병원을 찾으셨습니다.
거의 3주일동안 매일 아침 일찍 병원에 가셔서 늦은 오후에 집으로 오셨습니다.
"아빠, 왜 팔이 저리고 그러신거래요?"
"응, 골수를 채취해서 검사를 했는데, 보렐리오균에 감염이 됐단다."
"아빠가 왜 그 균에 감염이 됐는데요?"
"지난 9월에 젝켄한테 물렸는데, 그거 때문에..."
"그럼 9월에 젝켄한테 물린 것이 처음이였어요?"
"아니야, 전에도 많이 물렸었지. 이번에는 조금 위험한 놈이였나봐!"
아빠가 말씀하신 보렐리오균을 인터넷에서 확인해보니..
바로 미국의 유명한 가수가 하나 뜹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병! "라임병"
젝켄에 물리면 이 라임병의 증상들이 나타나는 거죠!
아빠는 증상에 2단계에 해당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나마도 증상을 일찍 발견해서 다행이였던거구요.
아빠는 3주 동안 "항생제 처방"을 받았습니다.
평생 항생제를 복용 해 본 적이 없는 아빠여서 3주동안 항생제에 따른 부작용 때문에 조금 힘들어하셨지만, 3주 동안 약을 잘 드셨고, 지금도 혹시나 몸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잔여증상을 신경써서 관리하고 계십니다.
아! 이쯤되면 제 시아버지가 평생 젝켄 예방주사를 맞지 않으신 분이라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제 시아버지는 때 되면 정확하게 예방주사를 철저히 맞으셨기 때문에 증상이 그나마 이쯤에서 호전됐다고 생각합니다. 예방주사를 맞지 않았다면 정말로 생명이 위험할수도 있었을 상황이였습니다.
눈에 안 보이니 부주의하게 넘어갈 수 있는 이 젝켄 한마리가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무서운 놈이라는 걸 이번 시아버지가 겪으신 일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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