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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나의 한국어 실력

by 프라우지니 2016.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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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떠나서 사는 기간이 길어지고, 독일어로 일상을 살다보면 가끔씩은 한국어로 기억이 안 나는 단어들도 생깁니다. (슬프겠다.^^;)

 

가물가물하기는 하지만 꼭 집어서 그 단어가 생각이 안 날 때는 독한사전으로 단어 뜻을 찾기도 하는 것이 요즘 저의 현실입니다.

 

한국어는 갈수록 까먹고, 독일어는 항상 버벅이는 상태인지라, 가끔씩은 한국어로도 독일어로도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쓸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나마 블로그에 글을 올리느라 한글자판을 치니 망정이지, 이나마도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한국어는 벽보고 혼자 대화하는데 쓰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아낙이 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렇게 초반에 한국어를 운운하냐구요?

오늘이 바로 제 한국어 실력을 여러분께 보이는 날이거든요.^^

 

자! 오늘의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연말이 다 되가도록 달력하나 가져오지 못하는 남편에게 지나가는 말처럼 한마디 했었습니다.

 

“남편, 나 새해 다이어리가 없으니 당신 회사 달력이나 은행달력이나 생기면 챙겨서 와!”

 

아직 새해 일기장을 장만하지 못한지라, 아무데서도 달력이 안 생기면 정말 사야하는 상황이였습니다.

 

이곳은 은행이나 회사에서 나오는 달력 정도의 품질을 가진 것은 5유로 정도 하는데, 내 돈으로 사기에는 쪼매 그렇고, 딱 공짜로 얻어 쓰면 좋은지라 조금 기다렸더니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회사 연말 회식에 다녀온 남편이 달력을 2개나 챙겨왔습니다.

스케줄만 간단하게 적을 수 있는 작은 수첩까지 덤으로 챙겨왔습니다.^^

 

Generali제네랄리(보험회사)와 남편 회사의 주 단위로 스케줄을 적을 수 있는 2016년 달력!

 

어느 것으로 새해 일기장을 할지 고민하다가 조금 더 크기는 하지만, 남편 회사의 로고가 있는 달력으로 정했습니다. 남편 회사 로고가 있으니 나중에 기념도 될 거 같아서 말이죠.^^

 

달력의 앞장에 독일어, 영어를 포함한 10개 언어로 새해인사를 적어놨는데, 거기에 한글도 있습니다. 남편 회사의 한국지사도 300여명이 근무한다고 전에 들었던지라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이 달력 한국에도 보내남? 여기 한글도 있네!”

“모르지.”

 

일단 한글이 있는지라 반갑게 읽기는 했는데, 한국을 떠나 산지 오래된 아낙의 눈에도 달력 앞장에 프린트 된 어체의 한국어가 쪼매 어색합니다.

 

“2016년 한 해 소망하시는 모든 일 이루세요.”

(뭐시여? 지금 명령하는 것이여? 못 이루면 어쩌고, 안 이루면 어쩔껀데?)

 

아무리 읽어도 어색한 한국어인지라 살짝 고쳐봤습니다.

 

“2016년 한 해 소망하시는 모든 일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명령체를 살짝 바꾸기는 했는데, 어째 조금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평소에 쓰이는 새해 인사는 조금 아닌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016년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시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달력을 들고 온 남편에게 달력에 쓰인 한글 인사를 한국 사람들이 읽는다면 웃을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어색한 한국어를 들으면 사실 웃음이 나기도 하니 말이죠.

 

“남편, 내가 한국어를 고쳐서 줄 테니 당신 상사한테 갖다가 줘! 지금 달력에 적혀있는 한글인사는 조금 어색하고, 한국 사람이 아닌 사람이 쓴 것인지 사람들이 금방 알거든.”

 

제가 남편에게 만들어준 메모입니다.

 

“2016년 한 해 소망하시는 모든 일 이루세요.”

는 조금 어색하니 이왕이면 아래와 같이 쓰는 것이 좋고,

 

“2016년 한 해 소망하시는 모든 일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쓰이는 것보다는 아래에 쓰이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2016년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시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라고 썼었는데, 지금 글을 쓰다 보니 위의 글도 조금 어색하기는 한거 같습니다.

아래에 쓴 것이 더 맞는 표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6년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을 이루시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한국에 사시면서 한국어로 대화를 하시고, 한국어로 문서를 작성하시는 분들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젤 아래의 표현이 가장 많이, 널리 쓰이는 표현이 맞나요?

 

아님 제가 쪼매 어색한 표현을 적은건가요?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합니다.^^

(이거 이거 댓글 많이 달라고 유혹하는거 같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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