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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40시간의 실습을 끝냈습니다.

by 프라우지니 2014.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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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월. 화. 목, 금)는 요양원에 실습을 다녔습니다.

 

직업교육에 들어가기 전에 “테스트 실습” 40시간은 꼭 들어가는 과정이였고, 이 실습 후에 제가 실습한 요양원에서 저를 직업 교육받는 2년 동안 실습생으로 받아줄지를 결정하는 실습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실습한 요양원의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사진입니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근무했던 사람들에게 근무 인계받고(물론 제가 받는건 아니구요.^^;), 각방을 돌아다니며 어르신들의 아침준비를 해 드렸습니다. 방에서 식사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밖에 나와서 드시는 분들이 계시니 상황에 맞게 준비를 해 드려야 했죠!

 

아침을 먹고 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어르신들을 봐드립니다.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옷도 갈아입혀드리고, 낮동안은 되도록 거실에 해당하는 곳에 나와서 계실 수 있게 외출준비를 해 드려서 밖으로 모셔다놓은 일들을 했죠!

 

점심시간이 되면 점심도 각방에 혹은 거실에 모여계신분들에게 음식을 배달해 드리고...

 

공식적으로는 직원들에게 점심제공이 안 되지만..

어르신들 배식이 끝나고 남는 음식은 직원들이 눈치껏 숨어서 후다닥 먹어야했습니다.

덕분에 4일 동안(하루에 10시간씩 4일 일했습니다.=40시간) 점심값은 들지 않았구요.

 

직원들이 어르신들의 점심을 먹는 것을 요양원 원장이하 몇몇에게는 들키면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어차피 남는 음식 버릴거면서 그것 좀 먹으면 어때서 그럴까?”하는 생각도 해봤었는데, 직원들에게 “어르신들에게 배식하고 남은 음식을 먹으라“고 한다면 어르신들에게 배식을 제대로 안 할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스트리아는 어느 회사이건 직원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기내식당에 있는 대기업에서도 점심값은 따로 월급에서 제하는 걸로 알고 있구요.

 

점심을 먹고 나면 방으로 들어가서 쉬실 분들은 방으로 가시고, 나머지 분들은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시는데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마당에 나가서 햇볕을 쐬시기도 하십니다.

 

저녁 5시경에 저녁이 제공되면, 어르신들은 저녁을 드시고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근하는 저녁6시 이전에는 어르신들은 취침모드에 들어가십니다. 물론 취침 모드에 들어가기 전에 후다닥 어르신들을 방으로 모시고 가서 잠옷 갈아입혀 드리고, 침대도 봐 드리고, 기저귀(라기 보다는 Tena 테나 팬티)도 갈아드리고 여러 가지 필요로 하시는 것을 해 드리고는 얼른 정리를 합니다.

 

이렇게 하루 종일을 바쁘게 움직이다보면 하루가 갑니다.

4일 동안 정말 열심히 뛰어다니고, 일한 덕에 저는 실습에서 합격점을 얻었습니다.

 

저는 항상 한 직원을 따라다니면서 그 직원을 도와서 일을 하기는 했지만, 제가 실습하는 동안 저는 모든 사람들의 감시(?)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 감시가 저에게는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저를 데리고 다니면서 일을 가르쳐준 직원이 저에 대한 평가서를 작성했는데, 그 평가서를 본 남자 간호사가 한마디 하더라구요.

 

“아니야. 이건 아니야. 너는 이 평가보다는 훨씬 더 일을 잘했어.”

 

하면서 자기가 직접 수정을 해 주더라구요.^^

 

저는 직업교육으로 가는 단계 2번째(긍적적인 실습)와 3번째(슈탐하임 확정)를 동시에 넘었습니다.^^ 직업교육이 어떤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roy.com/1430

지금은 직업교육으로 가는 산을 넘고 있는 중!

 

제가 이곳에서 일한 4일 동안에 저는 많은 것들을 경험했습니다.

 

하늘나라 가시기전의 할배 방에 가서는 면도도 해 드리고, 얼굴도 닦아드리고, 아랫도리도 깨끗이 닦아드리고(물론 저는 옆에서 약간의 보조만 할 수 있는 실습생입니다.^^) 하늘가시는 길을 배웅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이 한국의 요양원과는 다른듯하면서도 같았습니다.

나라도 다르고, 시스템도 다른데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시죠?

 

제가 경험한 4일간의 일과는 앞으로 여러분께 천천히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어떤 것이 힘들었는지, 어떤 것이 좋았는지..

어떤 면에서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이 좋던지..

그곳에서 일하면서 과연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됐는지..,

과연 내 시부모님이 연세가 더 드신다면 그곳으로 가시게 둘 것인지..

 

단 4일만 일했을 뿐인데, 저녁에 집에 오면 남편에게 그곳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남편, 남편, Frau Schindlberg 프라우 쉰들베르크는 조금 힘드시면 ”AB 아베“ 하신다. 그래서 내가 할매한데 ”할매, 당신이 “아베” 하시면 내가 “체데” 할께요! 했거든. 그 다음부터는 내가 할매옆에서 할매가 “아베”할때마다 “체데” 했다.” (독일어 알파벳은 ABCE 아베체데..)

 

“남편, 프라우 쉰들베르크는 얼굴이 쪼매 심술굳게 생기셨는데, 기분이 좋으시면 뽀뽀를 날리신다. 그럼 나도 같이 뽀뽀를 마구 날렸다.ㅎㅎㅎ”

 

“남편, Frau Feigl프라우 파이글은 완전 예쁘게 생긴 할매다. 근디 항상 인형을 옆에 끼고 다니셔. 같이 일하는 사람이야기는 할매한테 아들이 하나 있다고 하더라구. 그 아들은 절대 엄마를 보러 안 오는데, 아마도 그 아들인양 인형을 매일 끼고 다니시는 거 같아.”

 

" Frau Prohaska 프라우 프로하스카는 2달전에 다리를 절단하셨대. 다리로 균이 전이되서 무릎아래를 전달해야했는데, 아직 절단된 부분이 아물지 않아서 옷을 입혀 드릴 때 조심해야 한다.“

 

처음에는 그리도 안 외워지던 23분의 어르신들의 이름들이 4일간의 실습을 끝내고 난 지금은 조금 더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전부 다는 아니지만 말이죠!

 

Herr Hovat 헤르 호바트, Herr Hintehoelz 헤르 힌터횔즈,Frau Oppermann 프라우 오퍼만, 하늘나라고 가신 Herr Klement 헤르 글레멘트 와 그의 부인 Frau Klement 프라우 글레멘트, Frau Eder 프라우 에더, Frau Schulter 프라우 슐터!

 

내년에 직업교육 시작하고 다시 그곳으로 실습갔을때 내가 모셨던 모든 분들을 다시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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