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혼 7년 만에 남편에게 드디어 생활비를 받게 됐습니다.^^
그동안 투쟁(?)한 보람도 느껴지고 이제는 뭐든지(식료품?) 다 살 수 있을 거 같아서 신납니다! 단, 남편에게 받은 돈 한도 내에서지만 말이죠!
한국에 사는 주부들이라면, 혹은 한국 주부들이라면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 것!
“남편의 월급을 통장으로 받아서 관리하는 일“
저에게는 처음부터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은 없었습니다.
결혼하기 전에도 결혼 후에도 남편은 자기가 번 돈을 다 스스로 관리하고 있으니 말이죠.
혹시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 가운데..
“서양인들은 결혼해서 살면서 딴 주머니 차고 살고 있는 거야?”
뭐 이런 생각을 하신다면 “맞습니다.”
서양인들은 결혼했다고 해서 마눌에게 돈을 벌어다주지 않습니다.
(물론 아주 드물게 마눌이 돈을 관리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극히 드문 경우입니다.)
각자의 계좌에서 생활비 계좌로 이체한 후 생활비 계좌에 있는 돈으로 생활을 하죠!
결혼했다고는 하지만 따지고 보면 ”한 집에 살고 있는 룸메이트“라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부부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활비 절반은 부담하지 않고 있습니다.
외국인 마눌이고, 언어 때문에 제대로 된 직장도 잡을 수 없어서 허드렛일을 하는 경우에도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딱 절반을 주장하는 오스트리아 남편들이 많이 있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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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생활비 반”을 주장하지 않는 제 남편은 그래도 “착한 남편형”에 속하는 인간입니다.
결혼 초기에는 남편에게 한국 문화(남편이 돈 벌어다 주는)을 알려야 할거 같아서 오스트리아에 장기 출장을 와 계시던 한국 분에게 부탁도 했었습니다.
제 남편에게 한국 문화에 대해서 설명 좀 해주십사 하고 말이죠!
난 아내에게 한 달에 정해진 금액의 용돈을 받는다.
가끔씩 회사에서 나오는 약간의 보너스를 따로 모아서 아내 몰래 비상금으로 사용한다.”
한국 문화보다는 자신이 번 돈을 자기가 맘대로 사용하지 못 한다는 그 분의 설명에 남편이 발끈 했었습니다.
“아니, 내가 번 돈을 왜 아내에게 줍니까? 내가 번 돈은 내가 관리를 해야죠!”
남편에게 한국문화를 조금 알려주려고 했었을 뿐인데, 남편에게 “한국 남자들은 다 마눌한테 월급봉투 가져다주면서 자기가 번 돈을 자기는 만져보지 못하는 사람들”로 각인되고 말았습니다.^^;
어차피 남편의 월급봉투를 손에 쥘 생각이 없었던지라,
이 문화교육은 여기에서 마쳐야 했습니다.
“마눌이 혹시 돈 달라고 할까봐”였는지는 아직도 물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남편은 일찌감치 마눌을 “노동의 현장”으로 밀어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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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를 하나도 못할 때도
저는 이곳에서 스스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죠!^^;
집안에 들어가는 모든 경비를 책임지고 있는 남편은..
취직한지 얼마 안된 마눌에게 말했습니다.
“당신도 집안에 들어가는 경비에 대해서 약간은 부담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때부터 마눌이 매일 사들이는 야채나 과일은 마눌의 돈을 지출했습니다.
마눌은 제 지출이 100유로가 넘어가면 입을 대빨 내밀고는 심통을 부리는지라,
추가된 부분에 대해서는 매달 남편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랬었는데.. 뉴질랜드에 2년 있다가 다시 돌아오니 약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모든 경비는 남편이 지출을 했고,
마눌은 가끔씩 하는 외식만 담당했었거든요.)
마눌이 수퍼에서 장본 것을 다 영수증 첨부해서 남편에게 디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영수증을 첨부한다고 해서 모든 금액을 다 돌려받지는 못합니다. 남편이 생각할 때에 필요없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가차없이 환불액에서 삭제되니 말이죠!
한 달 이렇게 영수증 첨부해서 쓴 돈을 돌려받던 마눌이 데모를 시작했습니다.
“그냥 당신이 나한테 한 달에 150유로를 줘!
그럼 추가된 금액에 대해서는 내가 부담할께!”
그 소리가 타당하게 들렸는지 남편은 9월 중순부터 생활비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10월달 생활비 150유로를 내 계좌로 일찌감치 입금한 남편!
한 달에 150유로의 생활비를 받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마눌에게 생활비라고 150유로를 내민 후로 남편이 퇴근 후에 사들고 오던 식료품(빵, 우유, 햄 종류를 포함한 자신이 먹는 비싼 요거트등)을 전혀 사오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아닌디.. 이렇게 되면 어찌 계산이 안 맞는디..^^;”
마눌은 매일 자신이 사들이던 야채나 과일을 사기에 충분한 금액을 부른 것이지 둘이서 한 달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식료품을 책임지겠다는 소리는 아니였는디..^^;
퇴근할 때 빈손으로 온 남편이 마눌에게 타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빵이랑 햄은 안 샀어? 우유도 없잖아!”
“여보세요? 내가 받은 돈은 야채나 과일을 사는 데 사용되거든요.
나는 원래 빵, 햄, 우유종류는 사지 않는 거 알고 있잖아요.
당신이 드시는 빵이나 햄은 직접 사오세요. 그리고 한 달에 150 유로 가지고 둘이서 한 달 사는 건 무리잖아요? 당신은 빵도 유기농 검정빵을 드시고, 햄도 고급으로 드심시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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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의 대답은 안 들리는지..
남편은 툭하면 영수증을 내놓으라고 타박을 합니다.
남편이 준 생활비 덕에 머리만 더 아팠던 마눌은 간만에 만난 부부의 지인에게 물었습니다.
“혼자 사는 그는 과연 한 달에 식료품 비용을 얼마나 지출하는지..”
(이 친구는 대부분의 식료품을 유기농으로만 개념있는 인간입니다..)
혼자 사는 그 친구도 한 달에 300유로정도는 식료품으로 지출한다는 말에,
기가 살아서 남편에게 한마디 했었습니다.
앞으로 계속~ 당신의 주식인 빵, 햄, 우유, 커피등(야채나 과일에 비해 가격이 곱으로 비싼)은 당신이 계속 사오도록 하세요!
한 달에 생활비 150 유로 받는다고 신났었는데, 생활비 받고 모든 것을 사야하는 것이 더 힘든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사지도 않음시롱~).
다음 달부터는 전에 하던 식으로 내가 산 식료품에 대한 영수증을 첨부해서 환불받겠다고 해야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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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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