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백패커(베낭여행자 숙소)에서 한 달째 살고 있는 지금,
제일 스트레스 받는 것이 바로 백패커 주인의 태도입니다.
세계의 여행자들이 드나드는 백패커답게 사람들은 짧게는 하룻밤,
길어봐야 2~3일을 보내고 이곳을 떠납니다.
하.지.만
저희부부는 이곳에서 이미 한 달째 살고 있는 중입니다.
저의 출국은 1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계속 비가 오고 있는 날씨인지라 이동도 못하고 그냥 이곳에 짱 박혀서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백패커주인의 태도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나만 보면 “강남스타일”을 춰보라고 하는 농담이 조금 지나치기는 했지만, 그냥 웃으면서 넘겨 보내고는 했었죠.
그렇게 1주일이 지나고, 2주일이 지나면서..
조금씩 백패커주인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새로 오는 여행자들의 이름까지 확인 해 가면서 그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던 백패커 주인이 주방에서 뭘 하고 있는 나를 부르는데...
아니 하룻밤 머물고 가는 여행자의 이름까지 기억해서 불러주는 주인이 2주넘게 머물고 있는 내 이름을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닐테고.. “woman"이라니요????
날 부르는 것을 직감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일부러 쳐다보지는 않았습니다.
주방에는 나 말고도 다른 “Woman"들이 더 있기도 했고 말이죠!
그리고 또 다른 한국여행자가 왔습니다.
“한국사람”하면 “강남스타일”만 알고 있는 주인은 한국 사람만 보면 “강남스타일”춤을 추라고 합니다. 그러면 하룻밤 숙박비를 안 받겠다나요? 물론 춤을 추면 공짜로 잘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농담처럼 하는 말이니 말이죠!
중년아낙한테 그 웃기는 “강남스타일”춤을 추라고 하고, 30대 한국남성에게 “강남스타일”춤을 추라고 하는 주인의 행동도 웃기지만, 추라고 한다고 출 한국 사람도 사실 없죠!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그 춤이 아무데서나 출 수 있는 춤도 아니고, 점잖은 한국 사람이 그것도 대낮에 춤추란다고 해서 추지는 않죠!
처음에는 조금씩 변해가는 백패커주인의 태도와는 상관없이 아침에 만날 때마다..
“굿모닝.XX" 이라고 그의 이름을 불러줬습니다.
그랬는데...이제는 아침에 봐도 “굿모닝!”만 합니다.
이제는 아침에 그 사람 얼굴을 마주치는 것조차도 짜증스럽습니다.
이곳이 백패커이니 우리가 떠나면 그만이지만..
백인인 남편은 백패커 주인이 마눌을 대하는 태도를 잘 못 느끼는 모양입니다.
하긴 원래 백인들은 상대방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던 별로 신경을 안 쓰기는 하죠!
동양인들만 민감하게 상대방의 태도에 대해서 반응을 하죠!
백패커주인의 변한 태도를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한국 요리재료 구하기도 힘들고, 내가 백패커의 주방아줌마도 아니고, 20~30명이 머물고 있는 백패커의 (그의) 고객들의 저녁을 한국 요리로 해 보라고 했는데 사양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음식도 내가 하고 싶어서 해 주는거랑 남이 하라고 해서 하는거 랑은 차이가 있죠!
그리고 저는 엄연히 백패커에 숙박비(비록 캠핑이지만)를 지불하고 있는 고객이고 말이죠!
전에는 그를 볼 때마다 그의 태도와는 상관없이 웃어주곤 했지만, 이제는 쳐다봐도 웃지고 않고 멀뚱거리고는 맙니다.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은데, 아직 5일이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이곳에서 다음주 월요일(4월21일)오클랜드 공항으로 가는 버스표를 예약했거든요.
변한 그의 태도에 대해서 남편한테 얘기한다고 해도 남편은 별로 실감을 못 할테고..
“그렇게 생각되면 그냥 무시하면 돼잖아! 어차피 우리는 고객인데!”
뭐 이런 반응을 보이겠죠!!
오늘 아침에도 어떤 백인청년과 함께 “중국,인도인을 포함한 동양인들”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백패커주인은 원래 동양인을 좋아하지 않는 듯이 보입니다.
하루이틀정도 묵고 가는 동양인들은 못 느꼈을 그의 태도인데..
나만 이곳에 오래 머물다 보니 그의 생각를 보게된 걸까요?
백패커주인을 하루에도 몇 번씩 부딪히는데 볼때마다 기분이 더럽고 그렇습니다.
동양인들을 좋아하지 않는 백인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티나지 않게 은근히 무시하는 눈길과 행동은 처음인지라 조금 버거운 나날입니다.^^;
이렇게라도 내가 느낀것을 털어놓으니 속이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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