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는 2021년 11월 22일
월요일부터 전국이 락다운에 들어갑니다.
원래는 연방 주 중에 두어 개만 락다운에
들어갈거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막판에 전국으로 확대가 되었죠.
락다운이라고 해도 일하러 가야하는
사람은 가고, 장보러 갈 사람은 갈 수 있지만,
그외 다른 사교 활동은
못하게 되는 것이 락다운.
식당이나 공연 등 여러가지 사회활동이
금지되니 밖에서 사람 만나길 좋아하고,
외식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힘들 수도 있을 시간들.
락다운이 코 앞이어서 그런지
슈퍼마켓에 장보러 오는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쇼핑 카트에 화장지나 세제를
듬뿍 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는 했지만,
생필품보다는 세일하는 상품이
더 많이 보이는 카트들이었죠.
남편은 나가기 좋아하는
마눌을 항상 단속합니다.
단속한다고 하니 문 잠가놓고 못나가게
한다고 생각하시면 곤란하고,
그저 잔소리 하는 정도죠.
남편도 마눌이 화를 내면 무서워 떠는
인간형이라 눈치를 봐가면서
마눌을 단속하려 합니다.
매주 금, 토요일은 우리동네
슈퍼마켓에 파격 세일하는 날.
전단지를 미리 보지 못했고,
슈퍼마켓 입구에 붙어있는 세일광고판도
흘깃 보고 들어가서 세일하는 전 품목을
다 눈에 담지 못했었죠.
금요일에 내가 업어온 것은..
반값 해서 1kg에 99센트 하는 단감 2개과
바게트, 바나나 그리고 패스츄리 반죽까지.
다 반값 하는 상품만 카트에 담아 나오니
당연히 내가 지불한 금액도 정상 가격의 반값.
금요일 장봐서 집에 오니 남편이 했던 말.
“내일은 절대 나가지 마!”
“왜?”
“락다운 전이라 사람들이
엄청 몰릴 거니까 조심해.”
나가지 말란다고 안 나갈 마눌이 아니지만,
그래도 조심하라는 걱정이니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끄덕.
장보러 갔다가 가지고 온 신문에서
슈퍼마켓의 파격 세일 상품들을
제대로 봤습니다.
내가 놓친 것이 바로 제과용 초코렛.
크리스마스 선물로 내가 자주 준비하는
견과류나 건과일에 초코렛에 코팅.
“초코렛을 살까?”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50%라면 얼른 업어 와야죠.
그외 간고기 1kg이 2,49유로라니
업어와야 할 품목.
갈은 고기로는 다양한 메뉴가 가능합니다.
볼로네제 소스를 해서 파스타나 라쟈나로!
불고기 양념해서 버거 패티
만들어 놓으면 다용도로!
그래서 남편이 잠자는 토요일 오전에
일찌감치 일어나서 집을 나섰습니다.
남편이 잠자고 있는 사이에
얼른 해치워야 할 목적으로 말이죠.
애초에 슈퍼마켓에 간 것은
초코렛을 살 목적이었는데,
초코렛은 진열대가 비어 있으니
물 건너 갔고,
빈손으로 나오기는 그래서 다시
또 감, 바게트에 고기 1kg도 업어왔습니다.
남편이 자는 사이에 후딱 장을 보려고
자전거를 타고 나왔으니
나온 김에 다른 곳도 들려 보기.
우리나라에도 이런 시스템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오스트리아의 슈퍼마켓은 같은
체인점 이라고 해도 동네에 따라서
세일하는 품목이 달라집니다.
이 지점에서는 정가인데, 저 지점에서는
파격 세일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자전거 탄 김에 매일 다니는 이 지점이 아닌
저 지점에 갔다가 발견한 대박 아이템.
‘스페인 식품전’에 나왔던 오징어 링 튀김도 70%.
‘북유럽 식품전’에 나왔던 냉동 블루베리도 70%.
오징어 튀김도, 냉동 블루베리도
내가 평소에 사는 식품들은 아닙니다.
평소에는 안 사지만, 파격 세일하니
호기심에 구입 해 보기.
오징어 튀김도 1봉지에 60센트,
냉동 블루베리도 1봉지에 60센트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놓치면 후회하겠죠?
그래서 얼른 카트에 담아서
배낭에 둘러메고 왔습니다.^^
냉동 블루베리 1kg을 빠른 시간에 어떻게
처리할까 살짝 고민을 해봤습니다.
이걸 설탕에 넣어서 조려버릴까?”
하다가 내가 낸 결론은..
소 포장해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요거트에 말아 먹기.
일단 소포장하면서 플레인 요거트에도
블루베리 듬뿍 넣은 건 나의 아침 메뉴.
요거트보다 냉동블루베리가 더 많이
들어갔던 오늘 저의 아침입니다.
가끔 내가 늦잠을 자는 주말 아침.
자고있는 내 입에다가 아침이라고
과일들을 입에 넣어주던 남편이
생각이 나서 나도 똑같이 해보기.
블루베리 요거트를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워
입에 한입 넣어주기 남편이 하는 말.
“나 아이스크림 안 먹어.”
냉동 블루베리가 요거트에 들어가니
차가운 것이 아이스크림인줄 알던 남편.
“이거 아이스크림 아니거든,
요거트야 그냥 먹어!”
그렇게 남편은 마눌이 갖다 준
아이스크림 같은 블루베리 요거트로
잠을 깼고!
60센트에 업어온 오징어 튀김을
전부 오븐에 구웠습니다.
파격 세일하는 가격이 이 물건을
집어오는데 한몫을 하기는 했지만,
궁금증에 업어온 녀석은
바로 궁금증 푸는 작업을 해야죠.
한 봉지를 몽땅 굽기.
지금까지 살면서 오징어 튀김을
아침으로 먹어 보기는 처음이지만,
내가 사온 물건들의 증거를
없애야 하니 오늘은 과일 대신
오징어 튀김을 아침으로!
남편에게 갖다 준 쌩뚱맞은
오징어 튀김 아침식사. ㅋㅋㅋ
오징어 튀김이라고 해서 안에
오징어가 통으로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스페인산 냉동식품은
안에 오징어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오징어를 갈아서 반죽에 넣어버린 것인지
튀김 껍질을 벗겨봐도 그 안에 오징어의
흔적은 볼 수가 없죠. ㅠㅠ
전에 냉동 양파 튀김도 한번 사 와봤는데,
그것도 안에 양파가 안 보이고
반죽을 동그랗게 튀김 거 같더니만,
오징어 튀김도 마찬가지로 안에
오징어 링이 안보입니다.
호기심 +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는 것들이 종종 있는데…
이런 제품은 정말로
딱 한번 사는 정도에 그칩니다.
“이걸 정가에 샀으면 왕 후회 할 뻔했다.”
대부분 이런 결론을 얻게 되는 것들이
생각보다 꽤 많았죠.
초코렛사러 갔다가 업어왔던
간고기 1kg는 볼로네제 소스로 거듭 났습니다.
이왕에 하는 파스타인데 우리만 먹으면
섭섭하니 시부모님께 전화 드리기.
옆집에 살지만 전화로 뭔가를
묻기도 하는 우리 가족입니다.
아빠가 말씀하시길..
“어제 먹다 남은 거
오늘 점심으로 먹는다고 하던데…’
말꼬리를 흘리시는 걸 보니
집에 먹을 것이 있기는 하지만,
며느리가 방금 만든 요리를 사양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으시는 듯 합니다.
그래서 바로 공격적인 한마디.
“아빠, 내가 1/2인분으로 만들어서
2 접시 가져 갈께요.”
이것도 먹어야 하고, 저것도 먹고 싶으신
아빠의 조건에 충족이 되는 순간이죠.
아빠는 바로 대답을 하십니다.
“그래, 그러면 되겠다.”
“알았어요.
그럼 12시에 시간 맞춰서 갖다 드릴께요.”
유기농 통밀 파스타에 볼로네제 소스를
듬뿍 넣어서 만들어낸 파스타.
시부모님께 갖다 드리고,
남편에게 갖다 바치니 나의 할 일은 끝.
남편이 잠든 사이에
나는 많은 것들을 해치웠습니다.
장도 봤고, 아침도 먹었고,
볼로네제 소스 만들어서 파스타까지!
내가 장 봐온 것을 남편이 모르게 하려면
사온 품목도 소리 소문없이 해치워야 했지만..
냉동 블루베리 아침으로,
오징어 튀김에 파스타까지 갖다 바쳐서
(남편은 몰라야했던)
마눌의 “모닝 장보기”는 이미 알아버린 상태.
자신이 잠든 사이에 마누라가
어디를 갔었고, 뭔 짓을 했는지
다 알아버렸지만,
오늘 남편은 조용합니다.
휴식을 즐기는 토요일이라 자신의
잔소리 기능을 꺼놓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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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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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국경을 넘어가도
이어지는 내 사랑 장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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