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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어머니 해 주시는 점심에 대한 며느리의 답례

by 프라우지니 2021.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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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며느리인

제가 시부모님께 해 드리는 음식보다

시어머니가 해 주시는 음식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시시때때로 저희 부부는

시어머니의 음식을 얻어 먹죠.

 

남편의 신분이 현재 삼식이라

나도 항상 뭔가를 만들지만,

매번 시부모님께 갖다 드리지는 않습니다.

 

내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지도

확인이 불가능하니

 

가능한 갖다 드리지 않는 것이

효도라 생각하는 외국인 며느리죠.^^

 

한 달 전 시어머니 생신 날.

 

며느리가 시어머니 생신 때

점심 한 끼 해 드리는 것이 예의겠지만,

저는 하지 않았습니다.

 

시부모님이 외국 음식을

별로 좋아라 하지 않으시는 걸 알고 있고,

 

또 내가 시부모님을 위해서

한국식 생신 밥상을 차리지 않으니

 

시어머니의 생신이라고 해도

며느리는 미역국을 끓이고,

잡채나 불고기등의 요리를 하는 일은 없죠.

 

하긴, 남편의 생일이라고 해도

미역국을 끓이지는 않네요.

 

시어머니 생신 날

며느리는 챙기지 않는 점심인데..

 

시어머니가 예고도 없이

점심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평소에는 전 날 일부러 전화를 하셔서

내일은 XX를 할 예정이다. 먹을래?”하는

예고편을 날리시는데,

 

이번에는 그냥 불쑥 가지고 오셨습니다.

 

 

 

 

생신 날 정오가 지난 시간에

우리 건물로 샐러드를 들고 오신 시어머니.

 

두개의 샐러드 접시를 계단에 놓고는

나가시면서 하시는 말씀.

 

오늘 점심은 소고기롤이랑

블라우크라우트(자주색 양배추)!”

 

가족들 생일이 되면

뭐가 먹고 싶은지 물어보시고

 

생일을 맞은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

하시는 시어머니신데,

 

당신 생신 날에는 소고기 롤을 만드신 걸 보니

 

혹시 이 음식이 시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시는 음식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죠.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음식을 들고 오시는데

이번에는 시아버지도 함께 오십니다.

 

시부모님이 나란히

아들 내외의 점심을 배달 오셨죠.

 

시어머니 생신 날인데 가족이

같이 식사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구요?

 

코로나 예방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우리 집은 작년 이맘때부터 쭉~

따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요리를 하셔도

우리부부는 우리 방에,

 

시부모님은 시부모님 댁의 주방에,

 

시누이가 왔을 때는 시누이도 음식을

자기 방에 가지고 가서 먹고 있죠.

 

 

 

시어머니가 만드신 생일 밥입니다.

 

소고기 롤과 메쉬포테이토

거기에 Blaukraut 블라우크라우트.

 

소고리 롤은 말 그대로

소고기는 얇게 두드려서 편 후에

 

안에 야채와 소스를 넣고 돌돌 말아서

프라이팬에 소스랑 익히는 요리이고,

거기에 감자를 삶아서 으깬 메쉬포테이토.

 

자주색 양배추를 볶다가 레드 와인을

넣어서 조린 블라우(블루)크라우트.

 

앞으로는 시어머니의 음식을 먹으면서 

오스트리아 집밥 리뷰영상을 찍어볼까?

하는 생각도 있는데,

 

워낙 인기가 없는 유튜브 채널이라

뭘 할 의욕이 나지 않는 것이 문제죠. ㅠㅠ

 

시어머니의 생신 날

직접 하신 요리를 황송하게 받은

며느리가 잠시 들었던 생각!

 

에궁, 울 엄마  당신 생신 날

가족들 먹인다고 고생하셨구나!”

 

그리고 든 생각.

 

나는 내 생일에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음식하는 것이 성가시던데..”

 

 

다른 날은 그렇다 쳐도

내 생일은 나를 위해 조금 더 편한 하루를

보내고 싶은 것이 조금은 이기적인 저의 생각이죠.

 

 

 

시어머니 생일 밥상을 얼떨결에 받은

아들 내외는 그렇게 마주 않아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보통 소고기 롤에 으깬 감자요리에는

보통 블라우크라우트까지가

세트로 한끼 식사인데..

 

시어머니는 따로 샐러드까지 해서

보내셨습니다.

 

애초에 내 생일 점심은 내가 차리마

하시지 않으셔서 시어머니 생신 날 점심은

우리 부부에게는 깜짝 선물같은 한끼였죠.

 

맛있게 점심을 먹고는 그릇을

깨끗하게 씻어서 돌려드릴 시간!

 

뭔가를 받아서 먹어 놓고

빈 그릇을 돌려주는 건 사실 실례죠.

 

빈 그릇에 뭐라도 담아서 돌려줘야 하는 것이

한국의 예이거늘..

 

 

 

마침 시어머니 생신날이기도 해서

내가 빈 그릇에 돌려드린 건 장미 네 송이.

 

장미꽃에는 딸기와 블루베리맛이 나고

아래쪽으로는 크림 치즈맛이 난다는

아이스크림을 사 놨었는데..

 

시어머니께 드리는 답례 선물로는

대박이었습니다.

 

시어머니 생신 날이고,

마침 시어머니는 꽃을 너무 사랑하시니

시어머니가 좋아하실 건 대충 짐작을 했었는데..

 

빈 그릇에 담아드린 장미꽃 아이스크림을 보고

시어머니가 감동을 하셨습니다.

 

너무 예쁘다고 말이죠.

 

금방 먹어 치울 아이스크림 디저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어머니가 기뻐하시니

 

시어머니의 점심에 대한 답례를

제대로 한 거 같아서 저도 덩달아 기분 업!

 

 

 

시어머니의 음식이 맛있는 이유는

모든 것 다 손수 하시기 때문이죠.

 

남편은 메쉬포테이토를 만들 때

인스턴트 감자 가루를 이용하지만,

 

시어머니는 감자를 삶는 것부터 시작하시죠.

 

샐러드에 들어있는 것들도

대부분은 마당에서 시아버지가 가꾸신 유기농 야채.

 

껍질 콩도, 뿌리를 먹는 샐러리 악도

마당에서 나는 철에 삶아서 냉동 해 놨다가

사계절 내내 샐러드로 이용하시죠,

 

시어머니가 주신 음식을 맛있게 먹고

빈 그릇을 돌려드리기 전에

 

잠시 냉장고를 열어보기.

 

 

 

시어머니가 음식을 갖다 주실 때마다

다 먹고 난 후에 빈 그릇을 돌려드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지만,

 

가끔은 드릴 것이 없어서

정말 빈 걸 돌려드릴 때도 있는데.

 

이번에는 운 좋게

남편이 사다 놓은 디저트 발견.

 

남편 음식이니 남편에게 물어보고

드리는 것이 좋지만!

 

물어보면 안된다고 할 수도 있으니

그냥 드리기!^^

 

디저트를 먹고 싶어서 냉장고를 열었는데,

자기가 사다 놓은 디저트가

하나도 없으면 열 받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중요한 건 시어머니께

빈 그릇을 돌려드리지 않는 것이니..

 

자기 부모님께 드린 것이니

나중에 성질 내면 나도 할말은 있죠.

 

인간아, 엄마는 점심을 해 주셨는데,

그깟 디저트 2개가 아깝냐?

엄마가 사시면 얼마나 사신다고

소소한 금액에 목숨을 거냐?”

 

시부모님께 드린 것을 아까워하는

불효자로 몰아가면 남편도 입을 다무니

 

앞으로도 남편이 사다 놓은

여러 종류의 디저트는

시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에 대한

답례품으로 자주 이용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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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마당의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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