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긍정적으로 계산(?)을 해봐도
나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은 중년.
나이 먹는 걸 온몸으로 느끼는 나이죠.
슈퍼에 장보러 가서 내가 사려는 제품 뒤에
적힌 작은 글씨를 읽기는 불가능한 나이.
이럴 때는 스마트폰으로 뒤 포장지를 (사진)찍은 후에
확대해서 내용물을 확인합니다.
한국에서는 “돋보기”라 칭하는
안경이 필요한 나이죠.
제가 사는 오스트리아에서는 다행스럽게
내가 늙어가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하는
“돋보기 안경”이라는 이름 대신에
“Lesebrille 레제(읽다) 브릴레(안경)”라고 불리는 안경이 있습니다.
일명 “독서용 안경”
사실 돋보기이지만..
그래도 “돋보기안경”보다는
조금 더 우아한 이름의 돋보기인
“독서용 안경”
독서용 안경이 필요한 것이
올해 들어서 조금 달라진 저입니다.
나이 먹고 있다는 걸 무릎의 관절이 말해주고,
눈이 말해주고 있고,
가끔씩 깜빡해서 뇌도 노화가
진행중인걸 확인시켜줍니다.
그렇게 갱년기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
나의 신체나이.
두어 달 전부터는
갑자기 땀이 확 나는 일도 있습니다.
이때 거울을 보지 않아서
얼굴이 벌게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시때때로 확 더워지면서
땀이 삐질 삐질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안경도 2개나 맞췄습니다.
하나는 다촛점, 하나는 돋보기.
다촛점은 자꾸 써서 적응을 시켜야 한다고 하는데
맞춰놓고는 구석에 잘 처박아놨습니다.
돋보기는 가끔 글을 읽는데 흐릿해서 잘 안보일 때 사용하지만,
보통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평생 시력이 안 좋아서
안경을 써본 적 없는 아낙이라,
돋보기나 다촛점 안경을 쓰면
눈이 더 나빠질 것 같은 기분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갱년기로 접어들어도 별다른 약을 먹는 것은 없었는데..
요새 내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에서
갱년기에 챙겨먹어야 하는 비타민에 대한 영상을 봤습니다.
이제 몇 달만 있으면 50이 되니
나도 50대 여성이라 해야 하는 나이.
그래서 이 영상을 보고는
당장에 비타민을 사러 갔었습니다.^^
남편에게 시시콜콜한 이야기 다하는 마눌이지만,
남편에게 “갱년기 비타민”이야기를 하면
잔소리 한바가지 들을 거 같아서
남편 몰래 진행한 나의 프로젝트입니다.^^
남편은 비타민보다는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고 믿는 인간형이죠.
그래서 전에 마눌이 비타민을 먹을 때마다
잔소리를 늘어지게 했던 아저씨입니다.
마눌이 심술을 부릴 때마다 “호르몬”운운하지만,
그래도 갱년기가 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여성의 심장관련 질병이나
콜레스테롤 등등의 질병은 모르죠.
방송을 토대로 내가 선택한 영양제는..
종합비타민, 비타민D와 오메가 3.
그리고 가서 보고 사려고 했던
콩에 많이 들어있다는 성분인 이소플라빈 제품.
제가 선택한 오메가3 제품은 바로 이겁니다.
바로 옆에 8유로대의 오메가 3도 있었는데,
저렴한 3,55유로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가격은 차이가 다는 다른 두 제품인데,
가지고 있는 성분은 같았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했던 건..
이 제품은 마지막 남은 하나였습니다.
아무래도 가격대비 괜찮은 제품이라
잘 팔리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고,
여기서 망설이다가 마지막 남은 상품을 놓칠까봐
얼른 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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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비타민은 고민을 조금 해야 했습니다.
다양한 가격대와 여러 회사에서 나온 종합비타민.
포장 뒤를 뒤집어놓고 성분비교까지 해봤지만..
대부분의 종합 비타민이 가지고 있는 성분은 거기서 거기.
이걸 살까 저걸 살까 고민하다가
결정은 엉뚱한 제품으로 했습니다.
절대 가격 때문에 이 제품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영양제를 살 때 많이 봤던
착한 가격대(3,95유로)의 제품이죠.
그리고 최고 가격의 종합영양제와
나란히 성분 분석도 했습니다.
착한 가격인데도 성분에서는
절대 꿀리지 않는 제품이었습니다.
“영양제 100알이 4유로야? 실화야?“
하실 분들도 계시지만,
슈퍼에 가면 3유로 안 줘도
영양제 100알짜리 제품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제품은 “DM“라는 회사에서
자기네 회사 이름을 걸고 만드는 제품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이마트” 자체 (하청?) 생산하는
“이마트 영양제”정도 되겠네요.
비타민 D는 매일 먹는 것이 귀찮을 거 같아서..
1주일에 한번만 먹으면 되는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매일 먹어야 하는 30알 짜리 제품보다는 고가지만,
1주일에 하나만 먹으면 되니
결과적으로 보면 더 저렴한 제품입니다.
내가 조금 더 천천히 늙어 가는데 도움이 된다니...
할매들만 먹는 줄 알았던 비타민D도 챙기게 되네요.
내가 마지막으로 챙긴 제품은 이소플라빈 제품.
갱년기 여성이 꼭 복용해야 한다는 제품이죠.
이것도 DM이라는 곳에서 나오는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콩에서 추출한 제품(9,95유로)과 비교해도
절대 꿀리지 않는 성분이라 단번에 선택.
DM는 자체적으로 나오는 제품들이
꽤 좋다는 평가를 받는 가게입니다.
저렴하게 팔면서 좋은 품질이면 마다할 일 없죠.
이렇게 내가 먹는 영양제 4종의 선택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영양제보다 더 필요했던 건
생각보다 쉽게 찾았습니다.
여러 종류의 영양제를 매번 각각의 통에
넣어놓고 먹는 건 불편하죠.
신경 쓰지 않으면 매일 먹어야하는 걸
잊기 일쑤일 테고..
그래서 이 요일 박스는 꼭 사야겠다 싶었는데..
영양제 코너에 함께 자리하고 있어서
쉽게 구입이 가능했습니다.
가격도 저렴한 99센트라 얼른 집어 들었죠.^^
이렇게 저의 갱년기 종합세트는 완성됐습니다.
가격도 꽤 착해서 저도 놀랐습니다.
얼마냐구요?
우리 함께 계산 해볼까요?
오메가3 (60알) 3,55유로
종합 비타민 (100알) 3,95유로
비타민D 6유로(3달분)
이소프라빈 성분 영양제 (60알/한달분) 4,15유로
요일별 약통 ,99센트
총합계는 18,94유로인데, 약통 값 빼고,
3개월분인 비타민D 약값을 조금 빼면..
한 달에 필요한 갱년기 종합비타민 약값은..
13,65유로
2만원도 안 되는 가격이네요.
한 달 복용 해 보고
조금 더 고가의 제품을 선택할지에 따라서
가격이 조금 올라갈 수는 있지만,
한 달에 2만 원 정도의 착한 가격으로
저는 갱년기로 들어갑니다.
내가 챙겨먹는 갱년기 종합세트는
당분간 남편에게 말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약값을 주지도 않을 거면서
“약 말고 음식으로 보충하라”는
잔소리를 늘어놓을 테니 말이죠.
남편에게 갱년기 여성의 몸 상태에 대해서
설명하는 피곤함은 살짝 피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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