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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진상들의 모임, 회사 야유회

by 프라우지니 2019.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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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저는 회사 야유회를 다녀왔습니다. 1년에 서너 번 있는 야유회 중에 골라서 갈 수 있는데, 저는 5월에 체코로 가는 야유회를 선택했죠.

 

체코의 마을에서 2시간 정도 보트를 타고, 또 다른 동네에 가서는 성 구경을 하고, 그 외 슈납스(30도 이상의 과일 독주)를 만드는 곳의 견학까지 나름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 같았죠.

 

하지만 날씨부터 도움이 안 되는 야유회였습니다. 올해는 5월인데도 비가오고, 해도 안 뜨고 날씨가 추워서 자전거 타려면 털모자를 써야하는 날씨.

 

며칠 동안 비가 왔고, 야유회 당일에도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지만, 버스도 예약을 해놓은 상태이고 해서 야유회는 출발했습니다.

 

야유회 이틀 전 직원회의하려고 요양원에 갔다가 야유회를 주관하는 노조관계자를 야유회 전에 만났었는데.. “아무래도 날씨 때문에 보트는 힘들 거 같다.”은 귀띔을 받은지라, 보트(래프팅)타고나서 갈아입을 옷은 챙기기 않았습니다.

 

 

 

그렇게 야유회를 갔습니다. 커다란 대절 버스는 우리 요양원과 다른 두 곳의 요양원 직원까지 세 요양원이 한 버스를 이용했죠.

 

버스를 제일 먼저 탄 우리 요양원 직원인 버스의 뒷부분을 차지했고, 두 번째로 탄 H 요양원 직원들이 중간을 그리고 나중에 탄 L 요양원 직원은 버스의 앞쪽을 차지했죠.

 

제일 나중에 탔던 L 요양원 직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하게 다녔습니다.

기본적으로 매너가 있는 사람들이었죠.

 

세 요양원 중에 우리 요양원 직원들이 제일 진상이었습니다.

버스에서 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고..

 

버스기사가 고속도로 진입한다고 자리에 앉아서 좌석벨트를 메라고, 적발시 벌금이 있다는 방송을 했지만 안 들리는지 버스 운행 내내 서서 난리 부르스를 쳤죠.^^;

 

 

 

원래는 “Vyssi Brod 비시 브로드“라는 곳에서 보트를 탈 예정이었지만, 날씨 때문에 보트를 안타는 대신에 뿔뿔이 흩어져서 동네구경을 했습니다.

 

버스가 출발해야하는 시간인데, 다른 요양원 지점의 직원들은 이미 버스에 다 승차를 한 상태인데, 우리 요양원 직원만 늦어지고 있는 상황.

 

다음 스케줄은 옆 동네의 성에 가서 투어를 해야 하는데...

모두를 이유를 모른 체 기다리고 있는데 걸려온 전화 한통.

 

“직원 중 하나가 넘어졌다”는.

얼마나 크게 다쳤는지 걱정하며 기다리는 우리 눈에 나타난 한 무리의 직원들.

 

넘어졌다고 했던 직원은 술이 취해서 비틀거리며 다른 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오고 있었습니다. 멀쩡한 정신에 넘어진 것이 아니라 술이 취해서 넘어 진거죠.

 

원래 싫은 소리 하기 싫어하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인지라 그냥 허허 웃으며 넘긴 상황이지만, 어찌 이리 다른 지점의 요양원직원도 있는데 진상을 떠시는지 내가 다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또 이동하는 버스 안.

중간에 탄 H요양원 직원들의 뜻밖의 해프닝에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유난히 남자가 많이 탔고, 그중에 몸가짐(?)을 보니 “게이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렇다고 버스 중간에서 남자 두 명이 키스를 해대면 곤란하죠.

 

게이들이 아무리 개방이 됐다고 해도 맨 정신에 사람들 앞에서 그러지는 않을 텐데...

 

나중에 키스를 한 당사자가 내 뒤에 와서 이야기 하는걸 들어보니 이미 결혼한 남자였습니다. 자기는 마눌도 있고, “Hetero 헤테로(이성)”인데, 남자랑도 한다고(뭘?)!

 

그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내가 뒤돌아서 한마디 했죠.

 

“그럼 넌 헤테로가 아니라 By 바이(양성) 야.”

 

결혼한 남자인데, 남자랑도 한다니..

설마 그 사실을 마눌이 알면서 묵인하고 있는 것인지..

 

아무튼 버스 중간에서 키스 해프닝을 벌인 두 남자는 게이가 아닌 양성으로,

술이 취해서 본능에 의해 이루어진 일종의 퍼포먼스였습니다.

 

여기서 잠깐!

 

같은 성과 관계를 하면 게이(호모)/레즈

다른 성과 관계를 하면 헤테로.

같은성 다른성 가리지 않고 다 관계 하면 양성.

 

 

체코에서 두 도시의 투어를 마치고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는 버스 안.

내 앞에 앉았던 H요양원의 직원은 나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줬습니다.

 

어떻게?

 

 

하필 내 바로 앞에 앉은 인간들이 뒤쪽을 돌아보고는 나오는 노래를 시끄럽게 따라 부르고, 맥주에 독주까지 섞어서 마시면서 노래를 불러대는데, 그 바로 앞에 앉았던 나에게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둘 다 소정의 교육을 받은 요양보호사일텐데..

어찌 인간이 이렇게 망가지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할 줄 모르는지..

 

이런 행동으로 이 인간들의 인성을 알아봤습니다.

내 앞에서 이 G랄발광 하는데 왜 가만히 보고 있었냐고요?

 

술에 취한 인간들은 자기 부모도 몰라본다고 하죠?

 

미친개는 건드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하면 물릴 위험성이 있는 관계로..^^;

 

 

슈납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거의 마감하는 시간.

슈납스(과일독주) 은 만드는 양조장

 

양조장 견학을 위해서 버스에서 내리던 우리 요양원 직원하나가 술이 너무 심하게 취해서 나자빠졌습니다. 팔꿈치도 피가 나고, 뒷머리를 세게 부딪치며 땅바닥에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죠.

 

피나는 팔꿈치를 냅킨에 물 무쳐서 닦아주니 고맙다고 울고..

 

이게 웬 진상들인 것인지 회사 아유회는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이날 우리 요양원의 직원들중 2명은 술이 취해서 바닥에 넘어지는 추태를 부렸고, 나머지 하나는 술이 너무 취해서 다른 사람들은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할 때 밖의 의자에서 잠을 잤었죠.

 

시끄럽고, 심난한 하루였습니다.

마지막에 내 앞에서 신나게 노래를 불러주셨던 두 괴물 때문에 제 머리가 아팠습니다.

 

회사 야유회도 사회생활의 일환이고, 우리 요양원 직원뿐 아니라 다른 지점의 요양원 직원도 함께 했다면 조금 더 매너 있게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야유회에는 이렇게 버스에서 뻑이 가도록 술을 마시고, 노래하고, 넘어지고 자빠지고 해야 했는지..

 

이런 진상을 핀 사람들은 다음날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고 부끄러워 하기는 할런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참고적으로 알려드리자면.이번 회사 야유회에 참가한 사람은 다 다른병동 직원이라 제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식의 회사 야유회는 사양하고 싶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 좋은 시간들을 보내려고 갔던 것이었는데..

스트레스에 두통만 안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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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동영상은 세계적인 관광지인 할슈타트 호수 주변입니다.

할슈타트 호수변에 있는 여러 마을중에 유난히 예쁜 할슈타트 마을 하나만 유명한거죠.

 

그 유명한 할슈타트 호수의 주변도로는 어떤지 이번 기회에 한번 구경하시기 바랍니다.

별로 특별할것 없는 호숫가 옆 좁은 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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