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생 생활 2년을 거치고, 정직원 2년.
이제는 요양원 근무 4년차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요양원에서 일하면서 내가 알게 된 새로운 사실들.
오늘은 그걸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처음보고 내가 무릎을 쳤던 기가 막힌 방법!
- 가루약은 과일 잼이랑 섞어서!
아이들에게 가루약을 먹을 때는 물에 섞어서 쓴 약을 그냥 먹이죠.
요양원의 어르신들은 하루 세끼 식사보다 더 자주 드시는 것이 바로 약!
알약을 삼키는 것이 힘이 드신 어르신이 대부분이시라 모든 알약은 다 가루로 만들죠.
가루로 만든 약은 과일 잼이랑 섞어서 바로 입에 넣어드립니다.
달콤한 잼에 섞어서 조금은 달콤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어르신(이라기에는 너무 젊은 60대)께 알약을 빻아서 잼이랑 섞어서 줬더니만..
“맛이 끔찍 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알약을 삼키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알약을 삼키지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신지라 우리는 매일 약을 빻아서 잼에 섞어서 드립니다.
저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아이들도 이런 방법으로 가루약을 먹이는 줄 알았었는데..
요양원에 엄마를 맡기로 왔던 커플이 이 방법을 보고는 무릎을 치더라고요.
“이렇게 기가 막힌 방법이 있었네!”
자기네도 집에서 약을 드릴 때 매번 물에 섞어서 드렸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커플의 어머니는 요양원에 오시고 1주일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 여자도 나이가 들면 면도를 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면도란 다리나 겨드랑이 같은 곳이 아닌 수염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아는 사실 하나!
남자는 나이가 들면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고, 여성은 남성 호르몬이 분비된다!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활발해지는 할매들은 정기적으로 수염을 깎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여성호르몬이 분비되는 할배들의 수염이 안 나는 건 아닙니다.^^;
-플라스틱 틀니도 썩는다?
요양원의 어르신들은 대부분 틀니를 사용하십니다.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틀니를 닦지 않아도 일반 치아처럼 썩거나 하지는 않는 줄 알았는데..
틀니를 자주 안 닦으시는 어르신의 틀니 같은 경우는 틀니에 검은색들이 자리를 잡습니다.
세균과 곰팡이 같은데 보기에는 치아가 썩는 것과는 비슷하게 보이죠.
하루에 한번 저녁에 틀니를 빼서 전용 세정이 가능한 것을 넣어서 살균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틀니를 빼서는 칫솔과 치약을 이용해서 닦고, 물로 한번 헹구고 다시 끼시거든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씀은 드리지만..
아직은 당신들이 하실 수 있는 일까지 우리가 간섭 하는 건 그렇고!
당신이 틀니전용 세정제가 없는 경우는..
하고 싶어도 못하시는 경우도 있을 테니 더 이상 말하지 않습니다.
요양원에 사신다고 해도 몇몇의 것들은 직접부담을 해야 하는데, 자제분들이 그들이 어머니 혹은 아버지가 쓰시는 물건(속옷, 의류, 샴푸, 바디크린저, 고보습의 바디로션 등등)을 알아서 사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당신 부모님이 이 제품을 필요로 하신다”고 알려줘도 안 사오는 경우도 있죠.
이럴 경우는 요양원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물품(샴푸, 바디용품)을 이용해서 어르신들을 씻겨드리고, 옷 같은 경우도 돌아가신 분의 옷을 나눠드리기도 합니다.
-여자는 살이 찌면 가슴부터 커진다. 이건 할매도 마찬가지다.
우리 요양원에 완전 마른 할매가 계셨습니다.
하루 종일 다니시면서 전기코드는 다 뽑아버리시고, 컵을 씻는 작은 주방에 있는 냉장고의 음식들(요거트등) 시시때때로 털어 가시는 조금은 성격이 고약한 할매가 한분 계셨죠.
당신이 거동을 하실 때는 직원들이 짜증날 정도로 모든 전기 기구의 코드를 뽑아버리는 만행을 하루에도 몇 십번씩 하시는 분이셨는데, 낙상을 몇 번 하시고 병원에 몇 번 입원하시면서 거동이 힘들어졌죠.
그러면서 할매는 순식간에 살이 찌셨습니다.
전에는 한 40kg 되려나 했었는데..
몇 달 만에 그 두 배의 몸무게가 되신 할매.
간만에 할매를 씻겨드리러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할매의 가슴이 너무, 심하게 풍만 해 지셨습니다.
이번에 알았습니다.
80대 할매도 살이 찌니 가슴이 풍만해진다는 사실!
오늘 생각나는 건 여기까지이니..
다음번에 또 생각나면 잘 메모해놨다가 다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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