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족들에게 선물을 주는 시기가 돌아옵니다.
생일, 성탄절, 부활절, 엄마 날, 아빠 날 등등등.
며느리인 저는 가족들의 선물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남편은 골치 아픈 선물 고르기는 마눌에게 미뤄두고, 뒤에서 계산만 하죠.
선물을 주고받는 것도 해가 지나니 조금씩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드니 헷갈린다는 이야기죠.^^;
작년에 어떤 걸 드렸는지 생각이 안 나니 반복되는 것도 있는 것 같고,
얼마짜리 선물을 받았는지 알아야 선물을 줄때 가격도 결정이 되죠.
이런저런 이유로 가족들에게 주고받는 선물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작년 내 생일에 난 가족들에게 뭘 받았는지, 가족들에게는 어떤 선물을 줬었는지..
이런 걸 기록 해 놓으니 선물을 줘야하는 시기가 되면 조금 수월합니다.
2014년부터 기록된 선물리스트를 글 쓰면서 보다가 재밌는걸 발견했습니다.
우리부부의 결혼기념일에도 마눌은 남편에게 선물을 챙겨 받았습니다.
저는 2017년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남편에게 다이아반지를 선물로 받았고,
다른 해는 매년 20유로의 선물(?)을 챙겼습니다.^^
남편에게 지나가는 말로 “우리도 크루즈여행 한번 하자!”했더니만.. "그건 우리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하자“했었는데, 정말 그때쯤에나 하게 되려는지..^^;
이것도 까먹을지 모르니 기록을 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결혼 20주년 크루즈여행 예약”으로 말이죠.^^
이렇게 주위사람들에게 주는 선물들도 기록 해 놓으니 조금 편해졌습니다.
몇 년 전에는 줬던 선물을 또 주는 낭패도 있었죠.
선물을 준비하면 항상 넉넉하게 몇 개씩 만들어 놓는 나.
남편과 결혼할 무렵에 남편의 친구에게 신랑각시 작은 십자수 액자를 줬던 모양인데..
그 친구가 몇 년 후에 결혼한다고 찾아왔길레 “신랑각시 십자수 액자”을 선물로 줬더니만!
선물을 풀어본 그 친구의 얼굴이 사색이 됐습니다.
“이거 네가 몇 년 전에 나에게 줬던 건데..”
담뱃값만한 작은 십자수 액자 한 개 더 받은 게 뭐가 큰일이라고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그런 일도 있었습니다.
내가 그 친구에게 어떤 선물을 줬었는지..
몇 년이 지난 후에 그걸 어떻게 기억을 하냐구요.^^;
선물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한 후부터는 그런 실수는 안합니다.
언제, 어떤 선물을 어떤 이유에서 받았고, 난 답례로 뭘 줬었는지 적어놓으니 말이죠.
물론 내 선물리스트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다 가족입니다.
가족외 만나는 사람들이 거의 없으니 선물을 받는 일도 주는 일도 없어지네요.
나이가 먹어가니 삶을 살아가는 방식도 조금씩 바뀌는 거 같습니다.
아니 살아갈수록 기록하고, 기억해야하는 일들이 더 많아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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