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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어머니가 찾으신 새 취미, 동호회 활동

by 프라우지니 2019.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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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시부모님은 친구 분이 없으십니다.

엄마도 아빠도 형제분들은 많으시지만, 개인적으로 만나는 친구 분은 없죠.

 

아빠 같은 경우는...

같은 단지에 살고 있는 동생분이 매일 찾아와서 같이 당구도 치시고,

매주 일요일에는 형님 내외분이 오십니다.

 

형제분들이 매주 일요일에 모여서 당구도 치시고, 카드놀이도 하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시면서 유쾌한 시간들을 보내시죠.

 

아빠에게 있어서 형제분들이 “친구”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아무도 없으십니다.

10남매나 되는 형제분 중에 돌아가신 몇 분을 빼면 아직 꽤 많은 형제분이 계시는데..

대부분은 멀지 않는 곳에 사시지만 형제분들과도 내가 거의 왕래가 없으십니다.

 

아빠는 형제분들과 잩은 왕래와 소통을 하시지만 엄마는 그렇지 못하시죠.

그래서 더 걱정스러운 엄마.

 

하루 종일 마당에 살고 있는 아버지와는 달리 엄마는 집안에 계십니다.

엄마는 백인이면서도 햇빛 보는 걸 싫어라 하시죠.

 

엄마는 가끔씩 낮에 자전거를 타고 슈퍼에 가는 장을 보러 가는 정도의 활동만 하시고,

마당에 나오시는 일도 거의 없죠.

 

가끔 아빠와 같이 동네 한 바퀴를 걷기는 하시는데, 그 걸로는 활동이 많이 부족하신 상태.

햇빛을 보면 충전이 가능한 비타민 D는 알약으로 복용하십니다.

 

활동도 너무 없으시고, 친구 분이 없는 것이 살짝 걱정이 되었던 시어머니셨는데..

최근에 정말 다행인 일이 생겼습니다. 엄마가 드디어 활동을 시작하신 거죠.

 

단지 내에 “동호회 안내문”을 본적이 있어서 엄마께 두어 번 권한 적이 있는

“노드딕 워킹/걷기”

 

이 동호회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 꼭 우리 집 앞을 지나갑니다.

연세도 있으신 분들이 함께 모여서 걷는지라, 엄마께도 권 해 봤었죠.

 

그 때도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던 시어머니가 최근에 그 동호회에 합류하셨습니다.

한두 번 걸어보시고는 당신과 맞으시는지 이제는 매주 참석하십니다.

 

일주일에 한 번, 사람들이 모여서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정해진 길을 걸을 걸은 후에는..

함께 음료도 마시고, 누군가 가지고온 케이크도 먹으면서 수다를 떠시는데,

그 시간들이 시어머니께는 만족스러우신 모양입니다.

 

다들 연세가 있으시니 시어머니와 대화도 되고, 또 동네 분들이라 서로 알아놓으면 굳이 걷기가 아니어도 다른 일로 만날 수도 있는 거죠.

 

아빠 앞에서 엄마께 며느리는 농담도 합니다.

“엄마, 거기서 젊은 남친 한번 찾아보세요.”

 

그리곤 아빠한테도 말씀을 드리죠.

“아빠도 엄마가 다니시는 걷기동호회에 가셔서 젊은 여친 찾아보시던가요.”

 

물론 이런 일이 생기길 바라서 드리는 말씀이 아닌 건 아시죠?

그저 아빠도 엄마와 같이 동호회에 참석하셔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셨음 하는 마음입니다.

 

“늙은이만 오는 곳에서 어떻게 젊은 여친을 만나?

나보다 나이가 많은 할매 찾기가 더 쉬울걸?”

 

아빠는 가실 의향이 없다는 걸 이렇게 표현하십니다.

 

"네 엄마야 워낙 활동이 없어서 함께 걸을 누군가가 있는 건 좋은 일이지만, 나는 혼자서도 잘 걷고, 잘 뛰고, 또 자전거도 잘 타고 다니잖니. 내 걱정은 마라.“

 

아빠는 “마눌보다는 당신의 건강을 더 챙기시는” 타입이십니다.

 

몇 년 전에는 매일 오후에는 정해놓은 구간을 뛰시는 마라톤도 하셨죠,

연세가 드시면서 무릎에 이상에 생겨서 더 이상 뛰시지는 않지만 말이죠.

 

그래도 이른 아침부터 해가 지는 저녁까지 마당에서 당신의 농작물을 가꾸시다가,

정해진 시간이 되면 사이클을 끌고나가 한두 시간 라이딩을 하고 오십니다.

 

뭘 해도 혼자 하시는 어르신이죠.

라이딩도 함께 하시는 분들과 함께라면 더 즐거우실 수 있으신데..

 

 

 

엄마는 매주 동호회 사람들과 걷기를 하십니다.

어떤 날은 집 앞을 지나가시기도 하시지만, 다른 코스로 도는 날이 더 많으시죠.

 

며칠 전에는 집 앞을 지나가는 코스라 며느리가 얼른 뛰어나가 어르신들이 뒷모습을 담았습니다. 저 일행 중에 엄마도 계시겠죠.

 

동호회 활동을 하시면서 더 밝아지신 엄마를 보면 아빠도 함께 하셨음 하는 바람입니다.

 

걷기가 끝나면 30여명이 되는 동호회 사람들이 같이 모여 음료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에 시시껄렁한 농담도 하시는 모양인데, 엄마는 그 시간이 즐거우신 모양입니다.

 

가끔은 며느리에게 거기서 들은 농담을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며느리도 요양원에서 들은 농담을 엄마께 해 드렸습니다.

 

“두 남자가 대화를 하는데 한 남자가 ”내 마누라는 천사야“하니 옆에 있던 남자가 이렇게 말했어요. ”당신은 좋겠구먼, 마눌이 하늘에 올라가 있어서(=사망=천사?), 내 마눌은 아직이야.“

 

오스트리아의 어르신들인 이런 농담을 하면서 웃으십니다.^^

 

엄마가 생전 처음 해 보시는 동호회 활동을 오래오래 하시면서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동호회 활동을 하시면서 신나하시는 엄마를 보는 며느리의 마음이 요즘은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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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마당에 살짝 왔다간 봄을 여러분께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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