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라고 쓰고 요양원이라 읽는다.)에 있는 크고 작은 행사 중에 연말에 하는 “크리스마스 직원 회식”이 있습니다. 이 행사를 끝으로 직원들의 공식적인 행사는 끝이죠.
제가 이 요양원에 실습생으로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이 행사는 있었지만..
실습생일 때는 실습생이라 정직원들의 자리에 낄 주제가 안됐었고,
정직원이 된 작년에는 옆 마을의 한 식당에서 했었는데..
그때는 옆 마을까지 갈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서 가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핑계죠.
옆 마을은 자전거를 타고 가도 되고, 남편한테 나중에 데리러 오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나만 꿰다놓은 보릿자루 같은 모양이 될까봐 일부러 가지 않았었습니다.
제가 우리 병동의 가장 신입 직원에 외국인이었거든요.^^;
그리고 올해!
저도 올해는 “크리스마스 직원 회식”에 참가를 합니다.^^
작년에는 옆 마을 식당에서 했던 “회식”인데..
올해는 도나우(다뉴브) 강을 오가는 배 위에서 한다고 해서 얼른 저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크리스마스 회식이라고 하니 12월쯤에 할 거 같지만..
우리는 11월에 크리스마스 파티를 합니다.
12월이 되면 휴가 가는 직원도 있고, 각자 가정에서 하는 파티도 있고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도 11월 중순에 해당하는 날 회식이 잡혔습니다.
근무 중에 직원들과 크리스마스 회식이 있는 “크리스탈쉬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특히나 직원들이 관심이 “드레스 코드”에 쏠려 있습니다.
식당이니 일상복(보다는 조금 더 챙겨 입은)이면 될 줄 알았는데..
동료 직원의 말을 들어보니 이건 배가 아니라 “크리스탈쉬프(크리스탈 배)”라고 합니다.
크리스탈 배는 보통 배랑 뭐가 다르다고 저리 호들갑을 떠는 것인지...
“ 입장할 때 (파티용)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는 이야기인지...”
옷을 빼입고, 파티, 저녁등등등.
다 쓸데없는 이야기들이고 제가 궁금한 것을 물었습니다.
“그럼 회식에 드레스 입고 가야해?”
“드레스까지는 아니지만, 빼 입고는 가야지.”
나는 일상복 입고 가는 연극을, 시아버지는 양복에 나비넥타이 메고 가셨었는데..
여기도 나비넥타이에 반짝이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 같습니다.
나는 드레스도 없는데 하는 마음에 집에 와서는 입을 만한 것들을 찾아봤었습니다.
원래 치마 잘 안 입는데, 이날은 원피스들을 꺼내놓고 한참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검은 원피스에 검은색 카디건 챙겨 입는 걸로 결론이 났죠.
https://www.donauschifffahrt.eu/kristallschiff/ 에서 캡처
직원들이 말하는 그 “ Kristallschiff 크리스탈쉬프(크리스탈 배)”가 도대체 뭐길레?“ 하는 마음에 집에 와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이름만 듣고는 참 촌스러운 이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크리스탈 배”라니..
도나우 강가에 떠있는 이런 배들은 많이 봤습니다.
강가에 정박 해 있는 배들이 거의 다 레스토랑이니 말이죠.
https://www.donauschifffahrt.eu/kristallschiff/ 에서 캡처
그리고 웹사이트에서 찾은 정보 하나.
이 배가 왜 크리스탈 배인지 알려주는 힌트였죠.
배 안에 크리스탈 장식은 다 스왈로브스키의 크리스탈이랍니다.
그래서 배 이름이 크리스탈이었군요.
오가면서 장식된 크리스탈을 떼어가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잘 간수해야할 것 같습니다.
https://www.donauschifffahrt.eu/kristallschiff/ 에서 캡처
겨울에는 오후 5시면 이미 깜깜해지니 사진처럼 야경이 될 거 같기는 합니다.
배안에서 식사를 하고, 강가의 야경을 즐기니 꽤 괜찮을 거 같은데,
정말로 동료들이 말처럼 드레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챙겨 입어야 하는 걸까요?
한겨울이라 어깨가 드러나는 드레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블링블링, 반짝거리는 (나이트클럽?)무대의상을 입어야 할 것도 같고..^^;
https://www.donauschifffahrt.eu/kristallschiff/ 에서 캡처
크리스탈쉬프 안의 인테리어를 보면 깔끔한 레스토랑 같은 느낌입니다.
드레스는 조금 무리가 있을 거 같고, 정장정도는 입어줘야 할 거 같기도 하고!
저는 일상복(보다는 조금 더 챙기지만) 에 가까운 복장으로 다니는 오페라 극장도 유난히 블링블링하게 챙겨 입고 오는 사람들이 꽤있습니다.
남자들의 경우는 나비넥타이는 기본에, 까만 양복을 쫙 빼입고 차려입고 오기도 하고,여자들의 경우도 반짝이 원피스는 기본에 스카프를 두르고, 거기에 반짝이 귀걸이, 목걸이까지.
“극장에 온다고 신경 써서 챙겨 입었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아! 더 중요한 거!
꼭 대극장 앞 입구에서 사진 찍고, 파우제(휴식시간) 중에는 극장 내부를 다니면서 부지런히 사진들을 찍습니다. 생전 처음 온 사람들에게는 완전 신기한 세상인거죠.
극장에 가면 대충 옷차림을 극장에 자주 오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일상복에 가까운 옷을 입고 오는 사람은 자주 다니는 사람이고, 완전(나비넥타이, 블링블링 의상) 빼입고 온 사람은 생전 처음 아니면 아주 드물게 오는 사람이라고 짐작을 하죠.
(물론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일상복이란?
정장이지만 빼입었다는 느낌은 없는 평상복 같은 정장.
남자의 경우는 청바지에 자켓, 여자의 경우는 얌전한 원피스 정도?
https://www.donauschifffahrt.eu/kristallschiff/ 에서 캡처
크리스탈쉬프의 홈페이지에서 발견한 사진 한 장.
배에서 저녁 먹고 나중에 “댄스타임”도 있는 모양인데..
아무리 봐도 챙겨 입은듯한 옷들은 아닙니다.
뒤쪽으로 원피스를 챙겨 입은 여성분이 2분 계시기는 하지만,
앞쪽 여성의 의상들을 봐서는 정말 일상복인 바지에 셔츠입니다.
https://www.donauschifffahrt.eu/kristallschiff/ 에서 캡처
보기에는 식당같이 보이지만, 배의 한쪽에는 항상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가 있는 법이니,
밥을 먹고 나면 댄스타임이 있을 거 같기도 하고..
직원 휴게실에는 이날 저녁 어떤 종류의 음식들을 주문할 수 있는지 적혀있었는데..
웹사이트에서 우리가 회식을 하는 날을 찾아보니 “크리스마스(전) 축제”이고 뷔페입니다.
1인당 요금은 49유로부터 인걸로 봐서는 음료를 추가하면 금액이 더 올라가는 모양입니다.
https://www.donauschifffahrt.eu/kristallschiff/ 에서 캡처
크리스탈쉬프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풀게 된 의문점도 있습니다.
강가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축제나, 새해맞이 불꽃놀이를 할 때 강 위의 배에서 그 축제를 즐기면서 불꽃놀이까지 근사하게 볼 수 있는 “저 배에는 어떻게 입장하나?”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해답을 이번에 찾았습니다. 하는 행사에 따라서 다양한 가격이 있네요.
배에서 저녁을 먹고, 라이브 음악을 즐기면서 밖에서 벌어지는 축제까지 즐기는 요금은..
불꽃놀이 배는 44,50유로, 도나우 불꽃놀이는 54유로.
9월에 있는 클랑볼케 축제는 음악과 조명과 불꽃놀이까지 더해진 큰 규모 행사는 79유로.
나중에 서비스를 한 웨이터에게 팁은 따로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제가 이 배를 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매년 있는 행사들이니 린츠로 여행을 오시는 분들은 미리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예약을 하게 되면 축제날을 정확히 알 수 있지 싶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10여일.(회식일은11월23일)
크리스탈쉬프에서 있을 크리스마스 회식에 동료직원들은 과연 어떤 복장으로 올지 궁금합니다. 드레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빼입고 올 거 같기도 하고!
그날의 직원들의 복장과 분위기는 나중에 여러분께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오스트리아 >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무도 모르는 요양원 폭력의 진실, (27) | 2018.12.17 |
---|---|
얄미운 실습생 (8) | 2018.12.12 |
어르신들을 위한 마음수련, 만다라 (5) | 2018.12.08 |
잘 선택해야하는 국적, 남한 (13) | 2018.12.04 |
기분 좋은 날 (2) | 2018.11.26 |
또 따라가고픈 회사 야유회 (4) | 2018.11.18 |
겁나게 소문 빠른 내 직장 (15) | 2018.10.30 |
나를 슬프게 하는 현실 (16) | 2018.10.27 |
나도 한번쯤 가보고 싶은 요양원 야유회 (6) | 2018.10.25 |
오스트리아의 복지 정책와 현실의 괴리 (3) | 2018.10.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