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보러 집에서 출발했습니다.
내가 가진 연극표는 차표기능도 있는지라,
연극을 보러갈 때는 따로 차표를 사지는 않습니다.
그냥 연극 공연 표만 챙겨가죠.
공연을 보러 시내를 오가면서 전차 안에서 몇 번 검표원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검표원은 “공연티켓”의 무늬만 슬쩍 보고 그냥 지나치기도 했지만,
그중에 드물게 “날짜 확인”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검표원도 있습니다.
이것이 무슨 차표 기능을 하냐구요?
못 믿으시겠다구요?
그럼 공연 표를 살짝 뒤로 뒤집어 보실께요.^^
이 공연표는 린츠시내의 교통편을 공연 2시간 전부터 자정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집에서 시내까지 왕복이면 4,50유로가 필요한데,
이 공연표가 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죠.
그렇게 이 티켓을 들고 연극공연을 보러 왔는데..
공연장에 붙어있는 “안내문”한 장.
이 취소 안내는 나중에 웹사이트에서 캡처했습니다.
“출연배우의 갑작스런 건강문제로 부득이 하게 오늘 공연을 취소합니다.”
큰 오페라 공연 같은 경우는 주연을 한 명 이상 캐스팅 하는지라,
공연하는 배우가 아파도 다른 배우가 공연은 하는지라 공연이 취소되는 경우는 없는데..
연극은 공연의 스케일도 무대도 작은 지라,
출연 배우중 한 명이 아프면 바로 공연이 취소되는 모양입니다.
공연이 취소된 것은 극장 앞의 안내문을 보고 알았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돈을 주고 티켓을 산 것이 아니라,
“컬투어 파스“를 이용해서 무료로 공연을 보는지라, 정확하게 출석체크를 합니다.
공연은 못 가게 되는 경우는 미리 “취소”처리도 합니다.
내 자리에 다른 사람이라도 앉을 수 있게 말이죠.
직원들이 티켓을 스캔하면 내 자리가 어디인지와 내가 누구인지 확인이 가능하니,
공짜표라고 내 마음대로 연락도 없이 안 가면 안 되는 거죠. (내 생각에)
극장의 안내에 가서 오늘 취소된 공연을 보러 온 관객이라고 하니..
“전화번호가 있는 관객에게는 미리 전화를 다 드렸는데..
(당신은) 전화번호가 없어서 부득이하게 연락을 못 드렸습니다.
전화번호 남겨주시면 다음에 혹시 공연이 취소되는 경우 연락을 드릴게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전화번호도 넣었습니다.
이제 내 이름을 치면 내가 공짜 고객인 것과 전화번호 등이 뜨겠네요.^^
여기서 잠깐!
어떻게 극장에서 고객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아냐구요?
극장을 자주 찾는 관객들은 정기적으로 극장을 찾는 회원들인지라 연락처는 있죠.
저 같은 경우도 컬투어파스(공짜) 고객인지라 제가 공연 표를 받으면 거기에 내 이름이 있습니다.
내가 예약한 좌석을 치면 내 이름과 내가 가지고 있는 티켓(공짜)의 종류가 뜨는 거죠.
그러니 제가 공연을 예약 해 놓고 안 가면, 좌석번호로 내가 누군지 단번에 알지 싶습니다.
오늘 취소된 공연 대신에 다른 날의 티켓으로 교환하면서 오늘 티켓은 회수한다고 합니다.
몇 명의 관객이 티켓을 바꿨는지 확인을 해야 해서 티켓은 꼭 회수해야 한다는디..
큰일입니다.
오늘 것을 주고 받게 되는 티켓은 다른 날인지라, 오늘 차표로 사용이 불 가능하고..^^;
오늘 공연 티켓을 주면 나는 집에 가는 표가 없습니다.
나야 어차피 공짜고객이니 오늘 티켓을 안주고 새로 다른 날 공연티켓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 버리면 저는 오늘 공연에 안 온 것으로 처리가 되는 거죠.
(이러면 내 신용에 문제가 생기는 일인지라 생각도 드는지라 안 되고!)
그렇다고 공연도 못보고 집에 가는 편도요금 2.30유로를 내기는 억울한지라,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
‘당신이 데리러 오면 안 될까?"
미친 거죠,
자기 2.30유로 아끼겠다고 남편보고 자동차로 10km넘게 오라고 합니다.
(마눌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기초 작업입니다.)
가끔 마눌이 이렇게 황당한 행동을 해도 남편은 다 받아줍니다.
남편에게 마눌은 철없는 막내딸 같은 존재거든요.ㅋㅋㅋ
물론 남편의 대답은 알고 있었습니다.
“싫어.”
“내가 미니티켓(1.20유로)로 4정거장 가서 내릴 테니까 거기 데리러 올래?”
시내나 4정거장 밖이나 어차피 거리는 비슷합니다.
남편이 차를 몰고 마눌을 데리러 와야 한다는 것!
“싫어.”
“그럼 나는 어떻게 집에 가지?”
아무 말 없던 남편이 던지는 한마디.
“4정거장 말고 집까지 전차타고 와, 그럼 차비 반(1.10유로)은 내가 줄께!”
마눌이 바란 대답이 바로 이거였습니다.
남편이 차비를 최소한 반은 내준다는 말.
푼돈 1.10유로에 뭐 이리 목숨을 거냐 하실 수도 있지만..
괜히 내 돈을 다 내기 억울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이 딱 그런 경우죠.
공연표가 있음 공짜로 타고 다니는 전차인데..
오늘은 공연도 못보고, 추가로 차비까지 내야하는 상황이니 짜증이 났었나 봅니다.
마눌이 집 밖에 나가면 집에 돌아올 때까지 걱정하는 남편인지라,
마눌 돈으로 차표 사기 아깝다고 하니 남편이 나머지를 내준다고 했습니다.
공연도 못보고 차비까지 드려서 집에 왔으면 집에 와서 괜히 심술을 부렸을 텐데..
마눌을 위해 남편이 기꺼이 내준 차비 1.10유로 덕에, 마눌은 기분 좋게 귀가했습니다.^^
오늘도 철없는 마눌의 하루는 이렇게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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