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멀리있으면 말을 더 잘 듣는 남편,

by 프라우지니 2018. 1. 24.
반응형

 

남편에게 새로 생긴 스마트폰.

회사의 시스템 중에 스마트폰으로만 접속이 가능한 것들이 있는지라 남편이 지급받은 폰이죠.

 

스마트폰은 써본 사람만이 알죠. 얼마나 편한지.

인터넷 채팅, 이메일 확인, 사진보내기 등등이 인터넷 연결만 되면 다 무료죠.

 

지난번에 출장 갔을 때는 이 스마트폰이 없었던지라.. 출장지에 도착했다는 남편의 전화를 받았었고, 남편이 머무는 동안에 이메일 한두 번에 문자 한 두 번이 전부였습니다.

 

마눌이야 매일 문자는 보냈었는데, 남편이 무뚝뚝한지라 답변을 잘 안하거든요.^^;

 

이번 출장에는 남편이 회사에서 지급한 스마트폰을 가지고 간 남편.

 

가기 전에도 마눌이 몇 번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남편 가기 전에 What's App 왓츠앱을 다운 받아서 가. 그럼 우리 사진도 보내고 할 수 있어.”

“회사에서 지급받은 것에 개인적인 것을 다운 받으면 안 되거든.”

“웃기셔, 당신 친구, T는 회사폰인데도 왓츠앱에 페이스북 메신저까지 사용만 잘 하더만..”

“...”

 

얼마 전에 남편 회사동료 커플과 같이 눈신발신고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 메신저로 보냈었거든요. 그때 그도 회사에서 지급한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됐었습니다.

 

출장가기 전에 제발 다운받고 가라고 마눌이 사정했던 프로그램 “왓츠앱”.

마눌이 말할 때는 안 들리는 척 절대 안할 거 같이 행동하던 남편.

 

비행기가 이,착륙시에 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지라,

이. 착륙 직후에는 연락을 해야 안심이 되죠.

 

러시아 공항에 잘 내렸다고 전화를 해온 남편.

 

“이제 차타고 5시간 더 가야해.”

“모스크바에서 100km거리라고 안 했어? 웬 5시간?”

 

거기가 어디라고 설명을 한들 러시아를 잘 모르는 마눌에게는 다 이해 못 할 이야기들.

 

남편은 정말로 5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전화를 해왔습니다.

이제야 호텔에 잘 도착했다고 말이죠.

 

대화의 끝머리에 “왓츠앱” 다운받아서 이야기 해 보자고 했지만..

워낙 “회사폰”에는 뭔 짓을 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남편인지라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통화를 마치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 스마트폰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거죠.

 

 

 

남편이 하는 행동을 봐서는 절대 “왓츠앱“대화는 못할 줄 알았었는데..

 

“스마트폰에 왓츠앱을 다운을 받는 방법은 알까?“ 싶을 정도의 스마트폰 사용에는 한참 뒤떨어진 남편이었는데 남편이 왓츠앱으로 마눌에게 인사를 해왔습니다.

 

헉^^; 남편이다.

완전 반가웠습니다.

 

이제는 여기다 사진도 보내고, 하루 백만 번 문자도 보내고 할 수 있는 거죠.^^

 

당장에 내 생일 기념으로 찍었던 입삐죽이 나온 셀카사진을 보냈습니다.

남편이 마눌없이 혼자지내는 동안 언제든지 볼 수 있게 말이죠.

 

 

 

퇴근해서는 뭘 하고 있는지 남편에게 거기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했더니만..

남편이 찍어 보낸 사진들.

 

옆에 있을 때는 마눌의 말은 전혀 안 들리는 듯이 행동했던 남편이었는데..

멀리 있으니 마눌이 시키는 대로 말도 무지하게 잘 듣습니다.

 

호텔방 침대에 누워서 TV보고 있는 발이라니..

이왕이면 얼굴이 보고 싶구먼..^^;

 

 

 

거기 날씨는 어떠냐고 물어보니 덜렁 찍어 보낸 호텔 밖의 풍경

그리고 캔 맥주.

 

원래 남편은 술을 잘 안 마시는지라 우리 집에는 기본적으로 술이 없습니다.

 

남편이 술을 마시는 기회도 친구들을 만날 때 뿐이라 일 년에 두어 번인데..

그런 남편이 호텔에서 술을 마신다???

 

 

 

평소에 안 마시는 술을 남편이 호텔에서 마시는걸 보니 신나는 것인지..

 

“마눌이 없어서 신나는 모양이네. 맥주까지 마시는걸 보니..“

“정말 왕 불행해서 맥주를 마시는데..”

 

출장이 스트레스인지, 잔소리 할 마눌이 없어서 스트레스인 것인지..

남편은 퇴근 후 재롱(?)떨어주는 마눌이 없는 빈자리를 맥주로 푸는 모양입니다.

 

 

 

“호텔방은 어떤지 사진으로 찍어보내봐~”

 

마눌의 한마디에 아침에 자고 일어난 호텔방을 바로 찍어 보내는 남편.

 

이건 정말 “우리 남편이 변했어요~”입니다.

 

마눌도 남편 없이 해먹은 한 끼 식사를 남편에게 보냈습니다.

남편이 사놓은 소고기 스테이크로 찹스테이크를 해먹었었거든요.

 

스마트폰으로 주고받는 왓츠앱 덕에 멀리 출장 가 있는 남편이 그리 멀리 느껴지지 않습니다.

 

옆에 붙어살 때는 이렇게까지 말을 잘 듣는 경우는 없었는데..

멀리 떨어져있으니 마눌의 한마디 한마디가 다 소중한 모양입니다.

 

출장 가서 멀리 떨어져있는 지금.

남편은 “세상에서 가장 말 잘 듣는 남편”입니다.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