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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겁나는 자전거타기

by 프라우지니 2016.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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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생일선물로 줬던 20번의 자전거타기!

 

드디어 그 첫 번째 쿠폰을 남편이 제시했습니다.

그래서 간만에 자전거를 타러 갔었습니다.

 

남편이 보통 자전거를 타러 가는 시간은 오후 7시 정도.

한 겨울에는 오후 4시면 이미 어두운 저녁이지만, 한여름의 유럽은 저녁 10시까지 환합니다.

 

보통 저녁에 남편이 자전거를 타러 나가고, 오후 5시에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지라,

자전거 타러가자는 남편에게 이왕이면 조금 늦게 가자고 주문을 했었습니다.

 

“남편, 우리 자전거는 오후 6시에 타러 가자. 지금은 너무 뜨거워!”

“안 돼, 아직 환할 때 타러 가야해.”

“왜? 지금 나가면 너무 뜨거워.”

“자전거도로에 난민들이 많이 다녀서 환할 때 가야해. 그리고 당신 혼자 타야 하잖아.”

“우쒸, 나 또 혼자 타야해?”

“당근이지.”

“난민은 젊은 남자야?”

“응, 그런데 한두 명이 아니라 단체로 자전거 타고 다녀.”

 

아하! 남편은 중간에 마눌을 버리고 또 혼자 달려야 하는데, 혼자 달릴 마누라가 날이 어두운 자전거도로에서 혹시나 단체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난민청년들을 만나서 좋지 않은 일을 당할까봐 걱정이 되는 모양입니다.

 

요새 이곳에는 난민들의 범죄가 많습니다.

 

잘 살아보겠다고 아프가니스탄, 이란, 모로코등지에서 난민으로 들어온 젊은 청년들이 여기저기서 성폭행 사건을 많이 일으키거든요.

 

특히나 대중수영장 같은데서 5살 미만의 아이를 성추행하고, 유명했던 사건은 20살짜리(인가?) 난민청년이 10살짜리 남자아이를 성폭행해서 난리가 났던 일도 있었고,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성폭행 사고가 많이 나거든요.

 

물론 저는 나이도 많은 중년아낙이지만...

60대 할매도 강간을 하는 난민 청년들에게는 마다할 조건이 아닌 거죠.^^;

 

 

 

 

저희가 자전거를 타러 가는 트라운 강변입니다.

 

강변이라고 해도 강을 보면서 달릴 수 있는 환경은 아니구요.

강과 자전거도로에는 둔덕이 있어서 자전거도로에서는 강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환할 때 남편과 나란히 자전거를 타러 나섰습니다.

집에서 20분을 달려서 강변의 자전거도로에 도착하니 이번에도 변함없이 남편이 마눌을 버리고 달려갑니다. 남편은 16km를 왕복(32km)하는 시간에 저는 12km정도를 왕복(24km)하게 되거든요.

 

일단 출발 전에 자전거도로에 젊은 난민청년들이 출몰한다는 정보는 접했지만..

그것이 조심한다고 되는 일도 사실 아닙니다.

 

 

저희가 달리는 자전거 도로는 저처럼 완행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별로 없고,

남편처럼 급행으로 쌩~하고 지나가는 사람들뿐이거든요.

 

저도 열심히 달리는데, 저를 앞질러가는 사람들만 있는 도로죠.^^;

 

 

 

 

저기 보이는 남자가 날 떨게한 바로 그!!!

 

 

어차피 혼자 달리는 길, 달리다가 사진을 찍으려고 잠시 멈춰 섰는데...

유난히 삐거덕거리는 일반 자전거 하나가 제 곁을 지나쳤습니다.

 

이 길을 달리는 자전거는 대부분 산악자전거인지라 속도들이 무지하게 빠른데..

(느리게 달리고 있기는 하지만, 내가 타는 것도 산악자전거인디..)

일반자전거는 아무리 세게 달린다고 해도 산악자전거의 속도는 절대 못 따라가죠.

 

사진을 찍고 나서 다시 달리기 시작하고, 얼마 안 가 저를 지나쳐서 달려갔던 그 “삐거덕 거리는 자전거를 따라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천천히 달린다고 하지만, 산악자전거의 속도가 있는지라, 아무리 천천히 달려도 삐거덕 자전거보다는 훨씬 빠르고, 계속 삐거덕 자전거 뒤를 따라만 갈수는 없는지라, 그냥 앞지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삐거덕 자전거를 앞지르면서 보니 자전거는 음향효과에 걸맞은 정말 고물자전거에,

자전거 운전자는 정말로 허름한 옷차림 이였습니다.

 

이 자전거도로에서 일반적으로 보는 그런 류(산악자전거에 경륜선수처럼 몸매 들어나는 쫄쫄이 옷 입는..)의 운전자는 아니었습니다.

 

일단 삐거덕 자전거를 앞지르기는 했는데..

뒤에서 계속 따라오는 삐거덕 자전거와 운전자가 영 불안했습니다.

 

제가 은근히 겁이 많은 편이거든요.

일단은 삐거덕 자전거와 거리를 벌려볼 생각으로 열심히 페달을 밟는데..

 

뒤에 따라오는 삐거덕 자전거도 최선을 다해서 달리는 것인지..

계속해서 “삐거덕”거리는 내 뒤에서 들렸습니다.

 

 

“이러다가 저 사람이 내 뒤통수를 때려서 기절시키고?”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페달을 미친 듯이 밟았습니다.

 

뒤에서 들리는 “삐거덕” 소리는 계속 들려오고...

허벅지가 아프도록 열심히 페달을 밟았습니다.

 

한 10분 미친 듯이 달리다 보니..

처음에는 바로 뒤에서 들리던 “삐거덕”소리가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따라 올까봐 무서워서 열나 달리다보니..

지금 이 환경이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060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344-한국아낙 철인 3종 경기를 뛰다

.

그때도 숨이 끊어져라 미친 듯이 달렸었는데..

오늘도 허벅지에 경련이 일어날 때까지 미친 듯이 페달을 밟았습니다.^^;

 

남편과 나란히 달렸다면 이런 상황을 만나지는 않았을 텐데...

 

그리고 내 뒤에 따라오는 “삐거덕 자전거“를 오해해서 미친 듯이 달리지 않았을 텐데..

 

괜히 멀쩡한 사람을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이상한 사람 만든 것이 미안하지만..

 

뭐든지 미리 조심해서 나쁠 것 없으니....

 

그날 저녁 집에서 만난 남편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남편, 웬만하면 우리 자전거는 같이 타기로 하자. 나 혼자 아무도 없는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건 쪼매 무서워, 오늘도 내 뒤에 따라오는 허름한 자전거 때문에 미친 듯이 달렸어.”

 

같이 타자고 해서 나랑 같이 속도를 맞춰서 탈 남편도 아니지만, 혼자 타다가 오해해서 또 미친 듯이 자전거 페달을 밟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 걱정도 살짝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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