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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요즘 남편이 보는 서바이벌 다큐

by 프라우지니 2016.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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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저희부부가 뉴질랜드 길 위에 살 때는 가끔 야생에서 살았었습니다.

남편은 하루 종일 낚시를 하고, 마눌은 강변에서 과일나무를 찾고, 과일을 따고..

 

구석기시대도 아닌 현대에도 그렇게도 살아진다는 것을 완전 체험한 시간이었죠.

사냥까지 했다면 완전 자급자족하는 생활도 가능할거 같더라고요.

 

하지만 잠은 차 안에서 잤으며, 기본적인 편의시설은 다 있었습니다.

 

요리들은 다 가스를 이용해서 했고, 시시때때로 전기시설이 있는 홀리데이파크(캠핑장)에 들어가서 빨래도 하고, 샤워도 하고, 인터넷도 하고 했었죠.

 

다시 오스트리아에 돌아와 2년, 이제는 다시 떠날 시기가 더 가까워지고 있는 요즘,

남편이 부쩍 자주 보는 TV프로그램이 생겼습니다.

 

제 직업교육이 끝나는 2017년 2월 15일이 지나면,

아마도 지금 살고 있는 이 생활을 정리하지 싶은데..

사실 확정된 계획은 없습니다.

 

이곳에 조금 더 머물게 될 것인지, 아님 다른 도시로 가게 될는지..

남편이 적을 두고 있는 회사의 해외지사 (한국포함)로 발령을 받아 갈런지..

마눌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동남아 여행 한 1년 정도 하면서 구석구석 해 볼까?”가 될지..

아님 뉴질랜드로 다시 들어갔다가 호주에서 또 길 위의 생활을 하게 될는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는 것이 현재 우리부부의 계획입니다.

살다보면 시간이 가고, 시간이 다가오면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하게 되겠지요.

 

원래 남편이 보는 프로그램은 뉴스를 기본으로, 낚시에 관한 프로그램(전 세계를 찾아다니면서 초대형 고기나 사람을 해치는 몬스터 고기를 낚는 낚시꾼 다큐)을 봤었는데..

 

요즘 남편이 녹화를 해 가면서 보는 프로그램이 몇 개 생겼는데,

이상하게도 이것들이 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다음번에 길 위에 생활은 어쩐지 더 힘들 거 같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죠.^^;

 

남편이 처음 시작한 프로그램은 바로 이겁니다..

 

 

 

 

독일어 판의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Ausgesetzt in der Wildnis'.

영어판으로는 'Man vs. Wild', 한국판으로는 '인간과 자연의 대결'.

 

이번 회에는 "파타고니아" 편이네요.

 

자연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어떤 걸 주의해야하는지도 알려주는 아주 친절한 다큐입니다.

더불어 척박한 자연도 즐길 수 있죠.^^

 

이 프로그램에는 한 영국인이 등장합니다.

 

 

 

 

인터넷에서 퍼온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에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이 사람에 대한 글을 읽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매번 집을 떠나면 힘든 촬영을 한다는 그의 글을 그때는 별로 흥미가 없는 상태로 읽었었는데..

지금에서야 이 사람의 프로그램을 제대로 보고 있습니다.

 

매번 세계 곳곳에 풍경도 근사한 와일드한 자연환경에 떨어져서 1박2일 동안 헤쳐 나오는 과정과 결국 사람들을 만나서 그곳을 탈출하는 다큐인데, 사실 매번 제대로 음식을 먹지는 못합니다.

 

운이 좋아 동물들을 사냥한 후 불도 피워서 바비큐를 해 먹지만, 생고기를 먹을 때도 있고,

먹을 것이 없으면 곤충, 심지어 거미도 먹습니다. 아, 토끼 똥도 먹은 적이 있네요.^^;

 

마실 것이 없으면 자신의 소변을 마시기는 건 기본이고 코끼리 똥을 짜서 물을 먹기도 하고 하죠.

 

요즘 이 서바이벌 다큐에 가끔씩은 유명 연예인도 나오고, 정치인도 나옵니다.

한번은 미국의 대통령 오바마가 나와서 조금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아니 미국의 대통령이 얼마나 바쁜데 이런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오나?”

 

물론 경호원들도 왔고, 보통 인물이 아닌지라 보통보다 강도는 조금 약했지만 신기했습니다.

 

미국, 할리우드의 잘 나가는 배우들도 "베어 그릴스"와 함께 1박 2일을 함께하면서 정말로 제대로 된 서바이벌을 경험하고 갔습니다. 이런걸 보면 그는 정말로 유명한 인물인거 같습니다.

 

사실 제가 이런 프로그램을 보고 싶어서 보는 것이 아니고.. 요양원에 출근하지 않는 오후시간에 심심해서 TV를 틀어보면 이 시간에 녹화중인 방송이 TV에서 나옵니다.

 

우리 TV는 기능도 이상해서 녹화되고 있을 때 다른 채널을 돌리면 녹화가 중단되는지라 안 보고 싶어도 봐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안 그럼 TV를 끄던가...^^;

 

 

그리고 남편이 찾은 또 다른 프로그램.

 

 

 

서로 출신이 두 남자가 베어 그릴스와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해 서로 최선을 하는 다큐입니다.

 

 

 

 

전직 군인으로 군대에서 서바이벌에 관한 모든 것을 훈련받은 나름 젊은 청년인 조.

 

어떤 상황에서도 군대식으로 생각하고 처리를 합니다.

자연을 이용하는 법은 잘 모른다고 해야 하나요?

 

 

 

 

보기에도 허접해보이고 복장은 더 허접하지만 군대에서 배운 것과는 다른 자연 속에서 사는 법을

터득한 자연인 코디입니다.

 

맨발로 다니고, 반바지 입고 다니는걸 보면 정말 노숙인 인상입니다.

코를 뚫어서 코걸이를 했고, 머리를 길게 따아 내린 것이 인디언 같지만, 외모는 백인입니다.

 

이 둘은 항상 어떤 설정 속에서 생존을 시작합니다.

 

가령 산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배낭 하나. 그 안에 있는 것들을 이용해서 천천히 그곳을 벗어나옵니다.

 

물론 불도 라이터로 켜는 것이 아니고 나무를 비벼서 불씨를 살려서 피우고,

식량도 때로는 사냥을 때로는 낚시를, 때로는 땅에서 캐먹기도 합니다만,

 

일단 2명인지라 할 일을 서로 분담해서 하는 편이죠.

예를 들어, 한 명은 불을 피우고, 한명은 하룻밤 묵어갈 움막 같은 걸 짓고!

 

한번은 촬영 뒷이야기 편을 보니 작은 VJ용 카메라를 가지고 다닐꺼라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뉴스찍을 때나 볼 수 있는 대형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따라 다니는 카메라 팀이 있는지라 조금 놀랐었습니다.

 

이렇게 팀을 이루던 조와 코디는 촬영 뒷 이야기편 (아이슬란드였나?) 서로 싸우고 헤어지고,

그 후에 코디같이 자연에서 사는 잘생긴 젊은 청년이 합류를 했는데,

전직 군인이 보기에는 조금 이해가 안가는 행동들을 자주 합니다.

 

가령, 사냥한 멧돼지의 영혼을 위로하는 차원해서 사냥한 후에 5분 정도 그냥 두더라구요.

그런 것들이 미국의 원주민인 인디언에게서 배운 자연을 대하는 태도 같기도 하고 말이죠.

 

서바이벌 다큐에 이렇게 전문인만 등장하는 건 아닙니다.

 

일반 부부나 커플이 자연 속으로 배낭하나 메고 들어가서 3주를 버티는 프로도 봤습니다.

 

한 쌍은 노르웨이의 설산에, 또 한 쌍은 말레이시아 우림에, 나머지 한 쌍은 모로코의 사막에 던져놓고는 그들이 3주 동안 어떻게 자연 속에서 먹을 것을 구하고, 잠을 자고, 어떻게 목적지까지 이동을 하는지 카메라가 옆에 따라붙어서 그들의 일상을 보여줍니다.

 

모기장도 없는 우림에 모기한테 다 뜯기고, 뜯어먹는 식물 때문에 설사하고 토하고..

보기에 정말 안타까운 장면들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불을 피울 때 나무를 비비는 수고대신에 부딪히면 불이 번쩍이는 부싯돌(맞나?)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잠을 잘 움막을 만들고 생판 모르는 곳에서 식수를 찾고, 먹을거리를 찾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죠.^^;

 

요새 남편이 시청하는 이런저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다 비슷한지라 이제는 야생에 떨어지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대충 그림이 그려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일단 아무것도 없으면 나무를 비벼서 불씨를 살려서 불을 피워야 하고,

저녁에 잠잘 곳을 만들어야 하는데, 바닥이 아닌 나무를 이용해 허공에 뜬 움막을 지어야 하고,

비가 올 때를 대비해 지붕도 만든 후에 나뭇가지를 많이 덮어야하고,

그 다음은 주변을 탐험해서 식수와 먹을거리를 찾아야하고..

 

우리가 다시 길 위에 살게 되도, 정말 야생에 떨어져도 캠핑카보다는 조금 딸리는 시설을 가진 자체제작 우리 집(캠핑카)이 있어서 허허벌판 자연 속에서 잘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남편이 이런 서바이벌 다큐를 보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나 싶어서 이미 본 걸 또 보는 남편 옆에 앉아 가끔은 같이 봅니다.

 

많이 봐두면 그런 환경에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머리에 입력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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