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선물에 대한 태도

 

저희가 시댁으로 들어와서 살게 되면서 맞았던 크리스마스!

 

시고모님 두 분중 한 분이 시부모님 크리스마스 선물을 챙기시면서 저희부부의 선물도 보내오셨습니다. (왠 쌩뚱맞은 크리스마스 선물이야기?)

 

 

오스트리아에서 꽤 알아주는 도자기 회사의 별모양 촛대와 양초세트.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은 제품이거니와 우리를 기억하시고 챙겨보내신 것이 고맙습니다.

 

참! 저희는 결혼할 때 일가친척들 초대해서 거창하게 하지않고, 시청에서 달랑 시부모님과 증인만 모셔놓고 했던 결혼인지라, 시부모님의 형제분들로부터 아무런 선물이나 축의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초대 안 했다고 조카가 결혼했는데, 선물 하나도 없는 어르신들이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초대를 해야 선물을 주는 것이 이 나라 풍습인가 부다 하고는 잊었습니다.

 

사실 사람들 초대해서 식사대접하면서 결혼식을 하면 잘해야 본전인 것이 결혼식이 말이죠!

(축의금-식사비,행사비=남는돈 없음)

 

결혼하고 처음으로 시고모님께 받은 선물이 뜬금없는 크리스마스 선물인지라 선물을 들고 시어머니께 달려갔었습니다.

 

“엄마, 이거 정말로 시고모님이 우리부부에게 보낸 선물 맞아요? 갑자기 왠 선물을?”

“니 시고모가 원래 크리스마스에 우리한테 초코렛을 보내는데, 이번에는 너희부부도 있다고 보낸거 같다.”

“저는 아무것도 준비 안 했는데, 어떻하죠? 저도 뭔가를 시고모님께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보내긴 뭘 보내. 그냥 둬!”

“그래도 선물을 받아놓고 인사를 안 하면 섭섭해 하실거 아니예요!”

“나는 일부러 답례 선물 안 보낸다.”

“왜요?”

“답례선물을 보내면 또다시 선물을 보내올 거 아니냐!

“그렇다고 선물을 받고 입 닦은 건 아니지 않나요?”

아니다. 내가 답례를 하지 않아야 더 이상 선물을 보내지 않지!“

“정말 그럴까요?”

“하다가 지치면 그만 두겠지!”

 

어째보면 조금 이상한 방법이기는 한데, 외국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하긴, 전에 어디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외국사람과 결혼한 한국 여성이 일가 친적에게 예단의 개념으로 선물을 돌렸더니만, 다들 예단에 대한 답례보다는 “너네 집 잘사는 모양이구나! 이렇게 나눠줄 돈(선물)도 있고”했다나요?

사실 선물을 하는 것이 돈이 남아 돌아서 하는 것이 아닌 예의로 하는 것인데 말이죠!

 

“하다가 지치면 그만 두겠지!”는 제 시어머니의 개인적인 생각인지, 아님 모든 오스트리아 사람의 생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도 지금까지 오스트리아 사람들(제 전 직장 동료들)에게 두루두루 때마다 선물을 챙겼지만, 답례 같은 건 받은 적이 없는 거 같습니다.

 

그저 “넌 시간이 남아돌아서 과자나 케잌을 구워대고, 돈이 남아돌아서 선물을 주는구나!” 생각했으려나요?

 

앞으로는 더 열심히 오스트리아 사람들을 연구 해 봐야겠습니다.

모두 제 시어머니와 같은 생각을 가진 것인지 아님, 제 시어머니가 특별하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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