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엄마

 

이제 3주만 있으면 저희부부는 결혼 8주년을 맞습니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결혼기념일이라고 서로 뭘 챙긴 적도 없고, 지금까지 7번의 결혼기념일 중에 반 정도는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보낸지라, 어떻게 기념일을 보내야 하는지도 사실은 잘 모른답니다. (어째 서두부터 삼천포로???)

 

늦은 결혼을 했고, 이미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 저희부부는 아이는 그저 “우리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걸 대충 예상했습니다. 산부인과에서 “당신들은 이러이러한 이유로 불임입니다.”라는 진찰도 받지도 않았으면서 말이죠.  아마도 40대 후반으로 달려가는 서로의 나이 때문에 그렇게 서로 어느 정도 단념을 한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사실은 40대 후반에 아이가 생긴다고 해도, 낳아서 키우는 것도 자신이 없고! (사실은 무섭고^^;) 친구들은 손주 안고 다닐 나이에 내 아이 안고 다니는 상황도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생기지도 않는 아이를 먼저 단념한 아낙의 생각입니다.

 

 

 

Uniqua 우니카 보험광고를 캡쳐했습니다.

 

가끔씩 광고에서 초음파로 뱃속의 아이를 확인하고 기뻐하는 부부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은 들었습니다.

 

“우리부부는 아이를 갖고, 낳고, 키우면서 느끼는 그런 기쁨들은 못 느끼겠구나!”

아직도 남편은 “생기면 낳고!”하는 주의지만, 서로의 나이가 있으니 쉽지 않다는것도 대충은 알고 있죠! 오스트리아는 법적으로 만45세까지만 인공수정을 할 수 있는데, 저는 법에서 허용하는 그 나이를 올해 생일이 지나면서 가뿐히 뛰어 넘었습니다.^^;

 

40대 후반의 저희부부는 “아이”라는 우리의 미래를 어느 순간부터 놓았는데...

신문에 기가 막힌 기사가 났었습니다.

 

 

 

무료 일간지 Oesterreich에서 발췌했습니다.

 

“60대 여성이 아들 쌍둥이를 낳았다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인공수정이 허용이 안 되는지라 터키까지 가서 인공수정을 한후에 건강한 아이들을 낳았다는데..

 

쌍둥이를 낳으신 할머니는 6년 전에 인공수정으로 딸아이를 하나 낳았었다고 합니다. 그때 병원을 퇴원하면서 “다음에 또 올께요~”하는 인사를 의사는 정말 농담으로 들었었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할머니가 낳은 쌍둥이 아들은 사실 할머니, 할아버지의 100% 친자식은 아닙니다. 기증(아님 구매?)받은 난자를 사용해서 낳은 자식이거든요.

정자도 할아버지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남의 난자를 사용하면서까지 아이를 낳을 이유가 있었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이 부부는 무슬림 종교를 가진 동유럽 이주민이라니 대충 이해는 됐습니다. 우리나라 유교와 마찬가지로 무슬림도 아들이 집안을 이어가는 중요한 존재인듯 하거든요.

 

그리고 몇 달후에 난 더 쇼킹한 뉴스!

 

 

무료 일간지 Oesterreich에서 발췌했습니다.

 

독일에서 65살난 할머니가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임신했는데, 네쌍동이라는!

 

물론 유럽에서는 인공수정을 허가하지 않는 나이인지라 외국에서 남의 난자를 이용했다는데..

이 독일할머니는 무슬림도 아니고, 자식에 손주까지 있으신 분이십니다.

 

5명의 남편(혹은 남친?)에게서 13명의 아이를 낳았고, 큰딸은 44살이고 막내딸은 10살인 이 할머니가 인공 수정한 이유는 바로 막내딸의 “동생이 갖고싶다”는 바람이였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나도 동생을 갖고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지만, 그 바람을 이루는 아이들도 그리 많지 않는데, 65살난 할머니가 막내딸이 바란다고 인공수정을 했다니 여러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정신인가?”

(13명의 자식에 손주들도 이미 자식의 수를 넘어선 나이에 또 아이를 낳다니..)

 

“집안이 어려운가?”

(아이를 낳으면 나라에서 지원 해 주는 금액이 생활비는 가능한 수준이니)

 

나라와 국경을 넘어서 이 할머니의 행동(인공수정해서 네쌍동이를 임신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태에 이 할머니의 아들도 “어머니의 행동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단 아이를 낳으면 우리 가족이니 우리가 챙길 예정이다.”라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남의 난자, 남의 정자를 내 뱃속에 넣어서 낳으면 그것이 과연 내 자식일까요?

자식을 낳는 이유가 남편과 나를 반반씩 닯은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에서일텐데..

남편도, 나도 닯지않는 아이를 과연 우리자식이라고 할 수는 있을지???

(이건 가슴으로 입양한 아이와는 조금 다른 의미입니다.)

 

저는 위에 등장한 두 할머니보다 한참 어린 나이이지만, 아이를 낳겠다고 외국까지 가서 인공수정을 하는 일은.. 글쎄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셨다면 우리가 갖을 것이고, 아니시라면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겠지요. 저는 그렇게 마음 편하게 살고 있습니다.

제가 늙은 엄마가 될지 말지는 다 하늘의 뜻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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