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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 안의 갈등, 김밥과 파스타사이

by 프라우지니 201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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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타스 사회복지 학교의“요양호보사 2년 과정”에 입학해서 첫 학기를 보내고 있는 요즘은 매일 매일이 저에 대한 도전입니다.

 

몸으로 때우는 실습이야 눈치껏 한다고 해도 학교에서는 독일어로 진행되는 수업에, 시험 (보통의 시험을 포함해서 레포트는 물론이거니와, 사람들 앞에서 발표을 해야하는 프레젠테이션)까지 다 독일어로 해야 하는지라 저에게는 참 버거운 나날입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 본다면..

 

“이번기회에 독일어 왕창 배워서 좋지!” ^^

 

제가 생각해도 참 무모한 긍정입니다.^^;

 

다른 이들보다 더 독일어가 약한 저는 시험을 준비할 때도 다른 이들보다 시간이 두배로 필요합니다. 일단 단어들을 찾아야하고, 그 단어를 시험지에 쓸 수 있을 정도로 외워야 하니 말이죠.

 

 

 

20 여개 과목의 중간고사, 기말고사는 기본으로 봐야하는지라 저희는 아주 자주 시험을 봐야합니다. 5월 5일에는 선생님이 제 실습 요양원에 와서 저의 실습을 테스트하는 시험 아닌 시험이 있었고, 7일에는 실습요양원의 “노인들의 독서”에 대한 레포트를 제출했습니다.

 

제 달력의 스케쥴표를 잠시 설명 해 드리자면..

동그라미는 학교 가는 날에 연두색의 형광펜이 칠해진 날에는 시험이나 레포트 혹은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버거운 날이고..^^; 삼각형의 핑크색은 제가 요양원에서 일해야 하는 날이고, 주황색 이 칠해진 날에는 제가 “데이 센터”로 실습을 가는 날입니다.

 

핑크색이나 주황색의 실습은 독일어가 조금 딸려도 눈치껏 해결한다고 해도, 눈치로도 안 되는 시험은 정말로 코피나게 열공 해야 만 넘을 수 있는 산입니다.

 

열심히 외워서 봐야하는 시험 날이 줄줄이 비엔나로 있는지라 버거운 저에게 새로운 숙제가 떨어졌습니다. 6월1일 학교 축제를 한다나 뭐라나 하면서 우리반에 몇 안되는 외국인들에게는 자기 나라의 음식을 해오라나 뭐라나???

 

평소에는 외국인이라고 은근히 무시에 차별까지 하면서 학교 축제에는 이국적인 외국 음식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주책 바가지 인도아낙은 “나는 사모사(인도식 만두같은) 해 올께!”하면서 먼저 선수를 쳤지만, 음식 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더더욱 공부할 시간도 빠듯한 저에게는 참 대답하기 애매한지라 한동안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인”이라고 해도 “중국인이나 일본인이나 별로 상관이 없다”는 우리 반 사람들인데, 이번 기회에 내가 한국인이니 한국음식을 준비할까 하는 생각에 “김밥”를 생각 해 봤지만..

 

언덕에 있는 우리 학교는 전차에서 내려서 10여분 오르막을 걸어서 올라야 하는데, 김밥까지 해 들고 오르기도 쉽지 않거니와, 김밥을 만들려면 재료로 사러 가야하고 만들고 해야 하니 시간도 필요합니다.

 

김밥을 만들어서 한국을 알려볼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대충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해 봤습니다.

“비빔국수”를 고추장과 간장으로 준비하면 김밥보다는 쉬울거 같고..

국수보다는 구하기 쉬운 재료인 “파스타”로 만든다면..

 

 



초고추장 비빔 파스타랑, 간장 비빔파스타를 연습 삼아서 해 봤습니다.

맛도 생각보다는 훌륭합니다. 물론 제 입맛에 말이죠.

 

욕심 같아서야 “김밥”을 만들고 싶지만,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 상황에 김밥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고, 간장, 고추장 양념만 집에서 만들어 가면 파스타랑 야채는 학교 가는 길에 사서 후딱 만들면 될거 같습니다.

 

더욱이 이날은 독일어 수업시간에 제가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날인지라 학교 축제라고 해도 축제보다는 그 중간에 있을 수업시간을 준비해야하니 제대로 즐기지 못할 축제이기는 합니다.

 

아직 축제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학기 중인 지금은 당장 코앞에 다가오는 과목들의 숙제(레포트, 발표등)와 더불어 시험공부까지 해야 하니 아직은 파스타인지 김밥인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지금 저는 28일에 있을 심리학 필기시험 때문에 열공중입니다.

처음 출발할때는 “앞으로 2년을 어떻게 보내나” 했었는데, 두달이 지금 지난 지금은 1학기의 중간에서 몇 개의 시험과 다가오는 시험을 준비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중간에 김밥이냐 파스타냐? 하는 갈등도 가끔씩 해가면서 말이죠.

 

제가 어떤 결정을 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축제날의 풍경과 함께 저는 정말 어떤 요리를 내놨는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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