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과 잘츠부르크에 갔다가 집으로 오는 길이였습니다.
(오래 전 이야기라는 이야기인거죠!^^;)
보통 가게들은 이미 문을 닫았을 시간이지만, 오스트리아의 이케아는 저녁 9시까지 영업을 하는지라, 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이케아에 가기로 했습니다. 잘스부르크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제대로 끼니를 못 때우기도 한지라, 이케아의 저렴한 핫도그를 간식 삼아서 먹을 생각도 있었구요.
“엄마, 아빠, 우리 집에 가는 길에 이케아에서 간식으로 핫도그 먹을 예정이니까 조금 출출하셔도 조금만 참으세요!”
“이케아에 쇼핑가냐?”
“아니요! 일단은 간식을 먹는 것이 목적이예요.”
시부모님과 저희 부부는 이케아 안에서 따로 떨어져서 짧게 쇼핑을 한 후에 계산대 앞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일단은 시어머니와 남편은 자리를 잡았고, 며느리와 시아버지가 음식 계산대로 갔습니다.
시어머니는 외출이 피곤하실테니 앉아계셔야 하지만, 주문하게 될 음식이 마눌 혼자서 들고 가지 못할 분량이라는 것을 알면서 왜 남편은 자리를 잡고 앉는 것인지 원!^^;
습관이 무서운 거 같습니다. 이케아에 가면 항상 마눌이 혼자 가서 음식사고, 필요한 거 다 챙겨와 버릇하니 남편은 할 줄 모르는 것인지, 아님 할 의지가 없는 것인지 항상 뒷짐지고 있습니다.
시아버지는 계산을 하시겠다고 따라 오셨지만, 시부모님과 함께 외출하면 마눌은 항상 먼저 계산을 합니다. (나중에 남편에게 청구^^) 시부모님이 저희부부와 외출하실 때는 남편이 항상 계산을 해야 한다는 것이 며늘의 생각입니다. 내는 돈도 그리 큰 금액이 아니니 말이죠!
일단은 시부모님께 저희가 먹을 메뉴를 말씀드렸습니다.
이케아는 가끔씩 오시지만, 핫도그는 모르시는 거 같아서 계산대에 오신 시아버지께 설명을 드렸습니다. (시부모님이) 오스트리아 사람이고, 독일어 된다고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은 아니라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밖에서 군것질하시는 것보다는 집에서 드시는 것을 선호하시는 시부모님이고, 이곳을 항상 스쳐지나가신다면 모를 수도 있는 일이고, 어떻게 이곳을 이용하는지 몰라서 못 드셨을수도 있고 말이죠.
“아빠, 여기 계산대에서 주문을 하고, 빈컵 하나랑 빵 사이에 핫도그 주는 걸 받아서 옆으로 가시면 되요!”
“아빠, 여기에 있는 기계에 컵을 대면 음료수가 나와요!”
말은 쉽지만, 셀프를 해보신 적이 없는 어르신께는 컵을 어떻게 사용해야 음료가 나오는지 확실치 않는거죠! 아빠는 며느리에게 다시 물으십니다.
“음료 밑에 있는 쇠를 손으로 밀면 되냐?”
“아니요. 손으로 밀면 음료수가 손에 묻으니 종이컵를 대고 밀면 음료가 나와요!”
“아빠, 여기는 사과쥬스(50%)가 젤 맛있어요. 크랜베리 음료도 한번 드실만 하구요.”
며느리가 기계에서 음료 받는 걸 보신 후에야 아빠도 드시고 싶은 음료를 선택하십니다.
쟁반에 음료 컵을 올린 후에 며느리는 다시 아빠를 모시고 옆으로 갔습니다.
“아빠, 빵 사이에 소세지만 끼워진 것은 여기에서 소스랑 필요한 걸 담아가시면 되죠!”
아빠는 며느리가 하는 것을 보고 소스를 빵 위에 쭉 뿌리시고, 빵 옆으로는 피클이랑 양파튀김을 올리십니다. 이렇게 한 번 배우고 나면, 다음에 엄마랑 쇼핑 오셔도 가볍게 한 끼 해결하시고 가실 수 있는거죠!^^
저희 몫의 핫도그 2개와 음료 하나!
시부모님도 저희처럼 핫도그 2개와 음료 하나를 챙겨오셨습니다.
그렇게 시부모님과 아들내외는 마주 앉아서 조금은 늦은 저녁을 가볍게 해결했습니다.
시아버지는 어머니가 드시고 싶으시다는 크랜베리 쥬스를 가지러 한 두번 더 다녀오셨고, 저 또한 남편이 한 번 마시고 나면 금새 바닥이 보이는 컵을 두어번 더 리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이케아에서 시간을 보내고 주차장으로 가는 중에 엄마가 며느리 손을 꼭 잡으셨습니다.
아마도 아들내외와의 외출이 즐거우셨다는 의미인거 같습니다.^^
아들내외한테 비싼 요리를 얻어먹는 것은 아니지만, 가벼운 가격에 더불어 뭔가 새로운 경험까지 더해지는 시간이 즐거우시다니, 앞으로도 시부모님이 잘 모르시는 또 다른 것들을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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