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마눌은 외국인 남편에게 “한국어” 에 대한 어떠한 얘기도 한 적이 없습니다.
“당신 마눌이 한국사람이니 기본적인 한국어는 해라!”
이런 요구도 한국에 산다면 가능하겠지만, 오스트리아에 살면서 독일어는 쓰는 조건에서는 해당사항이 없는 거죠!
한글을 모르는 남편이 할 줄 아는 한국말이 있다면..마눌이 항상 입에 달고 사는 한국말!
“하지 마!” “(배, 머리, 팔, 다리등등)아파” “맛있어?”등등의 말에..
(무심결에 뱉어내는 말이여서 그런지 다 반말입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때나 조금 힘든 상황에 마눌도 모르게 나오는 말, “아이고~”
저희가 처음만나 연애 할때는 영어로 대화를 했었고..
결혼을 하겠다고 시청에 (결혼)예약을 하고서도 (결혼 전까지) 남편은 나에게 “독일어”에 대한 스트레스도 주지 않았었습니다.
결혼식을 한 다음에야 (계속 오스트리아에 살아야 되니)스파르타식 교육을 시작했지만 말이죠!
남편이 (결혼 전까지) 나에게 남편의 모국어(독일어)에 대한 아무런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던탓인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인 마눌인 저도 남편에게 한글에 대한 아무런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었습니다. 한국에 살았다면 남편도 필요해서 배웠겠지만 말이죠!
저희가 잠시 떨어져있던 몇 달동안 남편은 마눌에게도 알리지 않고 한글을 배웠다고 합니다.
첫 단계 (2달)을 배운 남편이 2단계로 올라가고 싶었지만, 그 곳(학원)은 한글을 배우는 수강생이 별로 없었던 관계로 1단계이상의 과정은 없었다고 합니다.
2달동안 쓰고, 읽는 것을 배운 남편이 마눌에게 공식적으로 처음 한 한국어는..
“김 선생님, 영어를 하십니까?”
외국인들이 처음으로 배우는 문장인지, 아님 남편에게 필요한 문장이여서 외운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남편은 김씨도 아닌 신씨 성을 가진 마눌에게 “김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들어간 문장을 말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받침이 없는 쉬운 한글은 꽤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몇달이 지나고 나서는 다 잊었지만 말이죠!
마눌된 도리로 남편에게 기본적인 “한글”은 가르치는 것이 도리겠지만,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서 한글 배울 태도가 안된 남편에게 가르치는 것은 무리인지라 저도 더 이상 노력하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보게 된 남편의 한글교재와 남편이 쓴 한글!
남편이 쓴 독일어는 마눌도 읽지 못할 정도인데..
(사실 필기체로 써놓은 글은 읽기가 어렵습니다.^^;)
남편의 한글은 참 예쁘게도 또박또박 썼습니다.
한글을 배우겠다고 한국어 책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모습도 예뻐보였습니다.
외국어는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죠?
습관처럼 익숙해지는 것이 최고라고 합니다.
저는 요즘 남편에게 일상생활의 한글을 가르치려고 노력합니다.
저녁에 잘때는 “잘 자요!”.
“잘가요!” “맛있어요?” “맛 없어요?”등등등
내가 한 말을 남편이 따라서 말할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합니다.
남편에게 능숙한 한국어는 바라지 않지만, 생활 한국어라도 배웠으면 하는 마음에 자꾸 한국어로 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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