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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518-남편이 면접간 사이에..

by 프라우지니 2014.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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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뉴질랜드 굴지의 기업에 취업면접을 들어갔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이 회사의 제품이 없이는 불가능할 정도로 이름있는 회사입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삼성이나 LG같은...

 

인터뷰 들어가는 남편의 등을 두드려 주기는 했습니다.

 

“떨지 말고, 잘하고 와!”

 

인터뷰는 마눌이 하는것이 아니니 마음의 부담감이 하나도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눌된 입장에서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남편이 나올 때까지 그 회사의 문 앞에서 기다리는 것이 마눌의 도리이겠지만..^^

몇시간씩 남의 회사 앞에 서있기는 거시기 해서리, 그 시간동안 길 위를 서성였습니다.

(결론은..혼자서 그 시간에 관광했다는 말인건가요?)

 

 

 

 

 

남편이 들어간 회사에서 아래쪽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구경을 한다기보다는 일단은 걸었습니다.

 

걷다가 발견한 Knox 크녹스 (장로)교회!

 

하나님과 예수님을 믿는 기독교인들의 교회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전형적인 천주교 성당보다 기독교 교회들이 더 눈에 많이 띕니다.

 

일단 교회를 봤으니 안을 들어 가봐야 하는 거죠!

문이 열려있는 시간이니 말이죠!^^

 

 

 

 

교회 안에는 이곳에서 결혼식을 할 예정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교회 안을 꽃 장식 할 것인지...”

 

“성가대는 어느 쪽에 서게 되는지...”

지금은 신부와 아버지가 입장연습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좋겠다...”

 

아시겠지만 서양인들은 한국 사람들처럼 결혼하고 나서 같이 사는 것이 아닌..

오래 살다가 결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우리나라처럼 신부가 꽃다운 나이에 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 살다가 아이도 낳고, 나이가 들어서, 그나마도 남자가 결혼하자고 청혼을 해야 늙으막하게 하게 되는거죠!

결혼식때 둘 사이에 낳은 아이들이 등장하는 것은 기본이고 말이죠!

 

 

전에 오스트리아에서 함께 성경공부하던 기독교인이 결혼을 했었습니다.

헝가리출신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오래 산 아가씨와 독일인의 결혼!

 

“근디..둘이 결혼하기 전에 얼마나 같이 살다가(동거) 결혼하는 거야?”

 

제가 처음 물어본 질문이였습니다.

 

서양에서는 동거는 해도 결혼은 안하는 문화인데, 결혼을 한다고 하니..

일단 살다가 마음이 맞아서 혹은 남자가 여자한테 청혼을 해서 결혼은 하는거죠!

 

“그 커플은 동거 한 적이 없이 결혼 하는거야!

(하긴 독일남자가 오스트리아에 휴가올 때만 얼굴을 보는 롱디커플이였습니다.)

 

“우리 (오스트리아의)기독교인들은 동거하는 문화를 별로 지향하지 않아.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사는 것이 제대로 된 정석이고 말이야!“

 

천주교인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교회세는 뗌을 (강제로)당하지만, 교회는 안 가면서도 교인인 천주교인들의 동거문화를 비난하는 듯이 들렸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봤을 때도 그리 떳떳한 상태가 아닌 것이 결혼식없이 함께 사는 동거 일테니 말이죠!

 

시청에서 시청직원과 증인2명, 시부모님과 시누이만 참석한 무지하게 심플한 결혼식을 한 아낙으로서 이런 교회에서 결혼하는 것이 사실 쪼매 부럽기는 합니다.

“사람은 말하는 대로 된다”는 말은 정말 맞는거 같습니다.

 

제가 평소에 그렇게 말을 했었습니다.

 

“우리 집은 친척들도 많지도 않고, 결혼식에 올 사람도 많지도 않는데..

결혼한다고 시골 큰댁(마을)에 관광버스 보내서 사람들을 실어오는 것도 웃기고..

결혼식보다는 그냥 혼인신고만 하고 단촐하게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결국 먼 오스트리아에서 제 가족조차 참석하기 못한 결혼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청에서 한 결혼이 단촐하게 하는 법적인 혼인신고였고 말이죠!

 

증인은 꼭 필요하니 2명이 참석했고...

 

장남에 외아들인 아들의 결혼식을 당신들 눈으로 못보고 나중에..

“엄마,아빠, 우리 결혼했어요!”한다면 속상해 하실 시부모님이신지라..

 

부모님 가슴에 못 박는 짓은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마눌의 말에 남편이 지나가는 말처럼..

“엄마,아빠, 우리 0월0일에 시청에서 결혼하는데 시간이 되면 오던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결혼식을 한다고 하는데, 부모님께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렇게 결혼하는 당사자인 저희 둘과 증인둘, 시부모님과 시누이!

그렇게 단촐하게 시청에서 결혼식을 했습니다.

 

 

제가 한 결혼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니지만...

교회에서 하는 결혼식이 부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얀 원피스 말고, 긴 드레스 입고 말이죠!^^

(제가 하얀원피스 입고 여름에 결혼을 했었거든요.^^;)

 

 

 

 

 

거리를 헤매다보니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배고픈 시간에 식당 앞에 서있으니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절로 듭니다.

 

“점심 부페 13불이면 나쁘지 않네.

오후2시부터는 10불? 좋아!

 

오늘은 남편이 고생(?)한 날이니..

나중에 인터뷰 마치고 나오면 내가 점심을 쏴야지!“

(인터뷰하는 중간에 먹은 점심이라 제대로 먹지 못했을 테니 말이죠!)

 

 

 

 

 

 

남편과 함께 먹을 뷔페는 나중이니 일단은 고픈 배를 끄기 위해서 수퍼로 갔습니다.

(젤 저렴하게 식사하는 방법이죠! 바게뜨에 치즈나 햄을 사서 끼워먹는 것이..^^)

 

 

 

수퍼는 들어가다 말고 수퍼입구에 붙어있는 여러 가지 광고지를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싱글룸이 일주일에 110불! 전기,인터넷도 포함이고, 전화랑 잡비도 포함이고..

해변이랑 가깝고, 버스 정류장,수퍼도 가깝고..

근디.. 싱글룸이 둘이 살게 되면 돈을 더 달라고 하겠지?“

 

이름이 스티븐 콩인걸 봐선 중국인 같기도 하고..

일단은 알아두면 좋은 정보이니 사진으로 찍어서 증거를 남깁니다.

 

참 앞서가도 심하게 앞서가는 아낙이죠?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데, 취업이 되서 앞으로 살 집을 걱정하고 있다니...

 

 

 

 

수퍼에서 점심거리를 사들고는 슬슬 더니든역으로 걸어갔습니다.

 

눈 앞에 멋진 건물을 찬찬히 뜯어보면서 먹으니 왠만한 럭셔리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습니다.

거기에 오가는 사람들은 덤으로 볼 수 있는 구경거리입니다.

 

“크고 작은 관광버스들도 서고, 뉴질랜드 도시간을 오가는 노선버스들도 서고..”

 

마눌은 기차역앞에서 점심도 먹고, 오가는 사람들도 봐가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남편의 인터뷰가 끝나고 나오는 남편을 만났습니다.^^

 

“힘들었지? 고생했어. 내가 밥 살게! 가자!”
“나 점심 먹었는데, 가기는 어딜 가?”
인터뷰하면서 먹은 점심인데 제대로 챙겨서 먹었어?”
“같이 인터뷰 하던 사람들이랑 회사 근처의 인도식당에 가서 10불짜리 카레메뉴 먹었어.
“그래도.. 내가 산다니깐! 같이 밥 먹자!”
“배도 안 고픈데 왜 또 먹어? 당신 배 고파?”
“아니...배는 안 고픈데.. 내가 뷔페식당을 봐 뒀거든.. 당신이랑 먹으러 가려고..”
“우리 그냥 출발하자!”

 

결국 먹으러 가겠다고 눈도장 찍어놓은 뷔페식당은 입장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혼자라도 들어가서 배터지게 먹어 볼 것을..^^;”

 

사실 얼마 먹지도 못하면서 뷔페라면 가려고 무지하게 노력합니다.

아마도 여러 가지 음식을 한 번에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인거 같습니다.^^

 

남편도 저렴한 가격에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분에 좌우되는 성격이 아닌(=마눌?)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성격인지라..

배도 안 고픈데 뷔페를 가는 것은 조금 낭비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결국 남편의 설득에 마눌은 손이 잡혀서 그렇게 뷔페식당에게 안녕을 고하고 돌아섰습니다.

 

“내가 다음에 오면 너(뷔페식당)한테 가서 꼭 먹도록 할께! 기다려!!”

하지만 모르죠!!

다음 기회에 또 와서 더니든을 오게 될지!

혹은 더니든에 왔더라도 배고픈 시간이랑 맞아서 입장을 하게 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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