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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2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136-그녀는 마오리 원주민!

by 프라우지니 2013.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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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카라메아 홀리데이파크

(저는 그냥 캠핑장이라고 부르죠!)

보통은 여행객이 모이는 장소!


우리 동네(캠핑장)에 낯선 여인이 찾아들었습니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 “카라메아”에서 왔다고!

이곳 주민이 자기 집을 놔두고, 캠핑장으로 살러 온거죠!


뭐든지 새로운 뉴스를 접하면 남편에게 바로 뛰어가는 마눌!

“이 동네 사람인데 캠핑장에서 살러 왔다고 하네! 이상하지?”

“집안에 문제가 있나 부지(=부부싸움? 가족과의 불편한 관계?)”


남편의 대답은 참 간단합니다.

작은 동네에 있는 캠핑장은 동네 여관기능도 있는 거죠!


 

 

그렇게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아줌마는 개 한 마리를 데리고 우리 동네(캠핑장)로 이사를 왔습니다.


처음에는 긴머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난 그녀가 남자라고 믿었습니다.


제가 그녀를 남자라고 확신을 한 이유는..

그녀의 목소리? 그녀의 다 썩어 없어진 앞니?

 

아무튼 처음에는 남자인줄 알았던 그녀랑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내면서 인사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캠핑장에서 카라메아 시내까지는 걸어서 가면 30여분이 걸리는 거리인거 같은데..

자동차들이 100킬로로 달리는 도로를 걸어서 가야 하는지라 저는 절대 꿈꾸지 않습니다.

 

그녀는 그 도로를 맨발로 오렌지색 형광조끼하나 입고는 개랑 같이 걸어 다닙니다.

(그녀가 도로를 그렇게 걸어다니던 여인이라는 걸 나중에 기억해냈습니다.)

 

그나마 카라메아 마을에는 저렇게 인도가 있는데..

쭉 걸어가서 다리를 건너고 다면 달랑 차들이 달리는 도로뿐입니다.

그 도로를 저렇게 유유히 걸어다닙니다.

 


선입견을 주는 외모와는 달리 그녀는 참 사교적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캠핑장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한테 인사를 하고, 환하게 웃는데..

앞니가 없다는 건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랑은 만나면 “How are you?(안녕하세요?)"만 하던 사이였는데..

그녀가 우리와 관계를 맺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인사만 하던 사이면 그냥 안면만 익힌 사이인데..

뭔가를 주고 받는다..하면 조금 더 깊은 사이가 되는거죠!


 

 

캠핑장 주방에서 만난 그녀가 나에게 SauerKraout사우어크라우트(독일식 저린 양배추)를 먹겠냐고 병을 하나 내밀었습니다.

 

남들이 주는 것이 음식이면 의심부터 하는 남편은 안 받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특히 외모나 의상이 특이한 마오리 여성이 주는 것이니 더 의심스럽죠?)

마눌은 덥석 받았습니다. 잘 먹겠다고 하고!!


그녀가 만든 것은 아니고, 그녀의 지인이 만들었는데..

독일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우어크라우트를 만들었다고..

그래서 맛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설명도 함께 해줬습니다.

 

 

 

자주색 양배추로 담았다는 사우어크라우트는 조금 짭짤해서 저는 밥이랑 같이 먹었습니다.

김치대용으로^^

 

남편은 엄마가 해준 사우어크라우트 맛이랑 판이하게 달라서인지 안 먹더라구요.^^;

 

 


사우어크라우트를 받은 이 사건(?)에 대해서 마눌이 의견을 내놓습니다.

 

“이건 두 가지의 경우를 들 수가 있어!”

“무슨 소리야?”

“첫번 째는 우리랑 친구가 되고 싶은거야! 그래서 이걸 준 것이고...

두 번째는 선물을 받기는 했는데, 자기 입맛이 아닌거야!

그래서 사우어크라우트를 먹는 나라 사람에게 준거지..“

“갑자기 무슨 탐정놀이야?”

“아님 말고....^^;”

 

뭐든지 받으면 뭔가를 줘야 직성이 풀리는 마눌이 바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오늘 구웠던 초코스콘 몇 개를 들고 그녀의 집(캐빈=방)으로 찾아갔습니다.

 

그 후로도 남편이 독일식 검정빵을 구웠을 때..

우리가 카와이 훈제를 했을 때..

내가 새로운 스콘을 구웠을 때..

 

우리가 새로운 것을 먹을 때마다 일부러 그녀방의 문을 두드리면서 열심히 챙겨줬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우리가 그곳을 떠나오는 날까지 그렇게 캠핑장에서 살았습니다.


가끔씩 며칠씩 보이지 않다가 나타난 날은 어디갔었냐고 물어보면...

“Westport 웨스트포트에 갔었다” 고 환하게 웃으면 답하던 그녀!!


그녀는 우리가 그곳을 떠나오던 날까지 그렇게 캠핑장에서 살았습니다.


어떤 이유로 집을 놔두고 캠핑장에 와서 사는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제가 물어보고 싶었던 것은 하나도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긍정적인 모습처럼..

지금은 그녀도 정상적인 그녀의 삶으로 돌아가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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