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오늘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며칠째 감기 증상이 있는 상태여서 약을 먹고 있었는데..
오늘따라 기침이 조금 더 심해진 거 같은데 출근하겠다고 아침을 먹는 남편.
“당신 회사에 가서 기침하고 그러면 동료들한테 감기 옮아!
가서 민폐 끼치지 말고 그냥 집에서 쉬어!“
“그럴까?”
“그래, 전화 한 통 해 주고 쉬어.”
“그래도 출근해야 할 거 같은데...”
“그러면 그러던가!”
마눌의 한마디에 혹~ 했는지 회사에 문자 한통 보내고는 바로 침대로!
오늘 남편은 하루 종일 방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자다가 점심으로 파프리카 크림 스프 먹고 또 자고!
저녁으로는 마눌한테 스파게티 해 달라고 해서 먹고 또 자고!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서 자고, 먹고, 또 자고..
우리가 다녀온 2박 3일간의 휴가.
남편이 호텔(까지는 아닌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면서 꺼내 놓는 건 약 2종세트.
남편이 감기 걸릴 때마다 등장하는 남편의 감기전용 약들이죠.
마눌이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미약한 증상이 있었던 듯 합니다.
낼 모래 50살을 바라보는 남편은 아직도 감기 걸리면 “감기시럽”을 마십니다.
매번 보기만 했던 약인데, 이번에는 과연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남편이 마실 때 조금 먹어봤습니다. 민트가 많이 들어간 “탕약”같은 맛이라 “약”먹는 느낌이었죠.
남편이 감기시럽과 함께 먹는 약은 “진통제+비타민C" 발포정.
이 두 가지는 항상 나란히 붙어 다니죠.
감기약까지 챙겨서 여행을 갔던 것은 호텔예약을 이미 한 상태라 그러려니 해도,
2박3일 동안 여행일정을 조금 헐렁하게 짜서 몸을 쉬게 해줄 수도 있었을 텐데!!
우리 집은 여행을 가면 더 빡세게 하루를 보냅니다.
마치 여행가서 “본전”을 뽑으려는 듯이 행동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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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첫날인 금요일!
남편도 2박 3일의 독일출장을 갔다가 전날 도착했고,
마눌도 이틀 연속 근무를 했던 터라 둘 다 피곤했던 상태.
그래서 정오쯤에 출발했습니다.
출발이 늦었는데도 등산도 했었고, 저녁에는 바드이슐에 갔었네요.
사실 등산까지는 아니고, 3~4시간 정도 가벼운 하이킹을 했었고!
저녁에는 어차피 지나치는 마을이라 바드이슐의 크리스마스 시장을 봤었죠.
여행 첫날 우리는 가볍게 2만보를 넘겼습니다.
우리가 여행을 간 것인지, 걸으러 간 것인지...
근무를 해도 하루 2만보는 조금 못 미치는데, 부부가 열심히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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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날은 우리가 머무는 곳에서 저녁에 크람푸스 퍼레이드가 있어서,
낮에만 잠깐 나들이 삼아서 할슈타트로 갔습니다.
할슈타트는 일 년에 서너 번 가는 거 같고, 겨울에 가본적도 있는데..
이번에도 또 가게 됐습니다.
얼마 전에 이곳에 불이 나서 집 5채가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는데..
불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홀랑 다 타버린 자동차도 봤습니다.
이곳에서 남편의 동료 커플을 만나서 같이 간단한 저녁을 먹고,
바드 고이세른의 크람푸스 퍼레이드도 같이 봤습니다.
전에는 1년에 한번 정도 만나던 남편의 동료인데, 요새는 꽤 자주 만나네요.
지난달에 우리가 그라츠 근처로 여행을 갔을때도 만났는데, 이번에 또 봤습니다.
그들은 처음 본다는 대규모의 람푸스 퍼레이드가 꽤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2년 전에는 하도 추워서 페레이드가 끝나기 전도 그냥 숙소로 들어갔었는데..
올해는 그리 춥지 않아서 퍼레이드가 끝나고도 거리에서 시간을 보냈었는데!!
우리가 그걸 몰랐었습니다.
퍼레이드가 끝나고 사회자가 “자유행동”하면,
퍼레이드에 참석했던 크람푸스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마구 팬다는 사실을!
팬다는 표현은 그렇고, 회초리 몇 개를 한꺼번에 묶어서 작은 다발을 가지도 다니는데..
이것이 맞으면 꽤 아프답니다.
이번에는 남편이 퍼레이드중인 크람푸스한테 조금 많이 맞았고!
자유 행동하던 크람푸스에게도 맞았습니다.
저도 맞았네요.
이놈의 크람푸스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때려서리..^^;
둘째 날도 우리는 가볍게 2만보를 넘겼습니다.
낮에 갔던 할슈타트.
관광객들을 케이블카타고 올라가는 작은 산!
우리는 슬슬 걸어 올라갔습니다.
이번에는 지난번에 갔던 길과는 조금 다른 길로 걸어 올라갔네요.
올라가서 한시간정도 앉아서 놀다가 또 슬슬 내려오니 3시간이 후딱~갔고!
우리는 또 가볍게 2만보를 해치운 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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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 날!
우리와 크람푸스 퍼레이드를 보겠다고 바드 고이세른의 숙소를 잡았던 남편의 동료커플.
다음날 이른 아침에 전화를 해 왔습니다.
“밤에 너무 추웠나봐 감기 걸려서 등산은 무리겠어.”
그들이 머물렀던 숙소가 원래 우리가 예약했던 곳이었는데..
여행가면 아침 주는 숙소에서 머무는걸 좋아하는 마눌의 요구!
“이왕이면 아침 주는 숙소로 하자!”
그래서 마지막에 40유로 더 비싼 숙소로 급 예약 변경했었는데..
우리가 그 숙소에 머물렀다면 그들처럼 감기 옴빡 걸릴 뻔 했습니다.^^;
함께 크람푸스 구경하고 등산도 하겠다고 했었지만!
결국 남편 동료 커플과는 다음 기회에 함께 하기로 하고 우리 둘만 샤프베르크산으로!
지난 11월에 갔던 산을 왜 또 가냐고 하니..
이번에는 산악열차를 타고 첫 번째 정거장에서 출발한다나요?
산악열차 타고 해발 1000미터 지점까지 올라갔기는 했지만..
가볍게 17,000보 걸었습니다.
이렇게 3일 동안 빡세게 걷는 여행을 했고,
남편은 저녁마다 감기시럽을 챙겨서 마셨죠.
그렇게 3일 동안 나름 관리한다고 감기시럽을 챙겨서 마셨는데도 제대로 쉬지 못해서 그런지 결국 남편은 병가내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러게 누가 그렇게 휴가를 빡세게 가냐고?”
이런 말은 해봤자 아픈 남편에게는 안 들리는 말이겠죠.
남편이 감기를 앓는 동안은 “착한 마눌 모드”로 지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번 주말에 또 2박3일 동안의 휴가가 다가오는데..
남편이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여러분도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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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업어온 영상은 오늘 이야기에도 등장한 샤프베르크 산!
지난 11월에 올라갔던 등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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