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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나의 땀나는 쇼핑

by 프라우지니 2019.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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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일 없는 주말을 보낸 우리 부부.

 

일요일 저녁에 남편에 마눌에게 물었습니다.

"내일은 뭐 할 거야?“

 

집에서 하는 일이 뭐가 있다고 묻는 것인지..

하긴 집에 있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보내는 건 아니죠.

 

하다못해 동네 슈퍼에 장을 보러 나가는 것도 일은 일이니 말이죠.

 

“내일은 린츠에 가볼까 생각중이야!”

“왜?”

“당신이 괜찮다고 했던 원피스, 두 가지 색이었는데 그중에 파란 것을 샀거든. 빨간색도 가서 사려고!”

“....”

 

 

 

결혼 12년차가 되도록 남편이 “원피스 입은 마눌”의 패션을 좋아한다는 걸 몰랐었습니다.

나는 치마보다는 바지가 더 편한 스타일의 아낙이거든요.

 

집에서야 헐렁한 원피스를 입고, 잠옷도 원피스 형으로 입지만,

밖에 나갈 때는 바지 입는 것이 더 편합니다.

 

결혼 12년차가 되도록 남편은 마눌에게 “나는 당신이 이런 옷을 입었으면 좋겠어.”한 적도 없고, 마눌도 남편에게 “이런 스타일의 옷을 맘에 들어?”하고 물어본 적도 없습니다.

 

머리를 자를 때마다 질색을 하는 남편의 반응으로 “머리긴 마눌”을 좋아한다는 건 알았지만, 마눌이 치마를 입던 바지를 입던 별 관심이 없길레..

 

남편의 취향을 전혀 몰랐던 거죠.^^;

 

지난번 남편의 출장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짧은 여행을 갔다가 사온 원피스가 있었습니다.

 

반팔이지만 두툼한 원단이라 겨울에는 쫄바지 입고, 부츠 신으면 나름 괜찮을 거 같아서 사왔던 옷이었죠. 어떤 옷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944

나만의 바르셀로나 기념품, 스트라디바리우스

 

얼마 전에 남편이랑 어딘가에 가서 식사를 하는데 제가 이 원피스를 입었었죠.

안에 쫄바지를 입으니 치마만 입었을 때의 그런 부담감이 없어 편하거든요.

 

마눌의 이런 옷차림은 처음 보는지 남편이 감탄을 했습니다.

 

집에서는 머리를 하나로 묶고 맨날 추리닝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마눌인데,

밖에서 보니 머리도 풀어헤치고 원피스에 부츠까지 신으니 맘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이때 알았습니다.

 

“내 남편은 치마 입은 마눌을 좋아하는구나!”

 

몰랐던 남편의 취향을 알았으니 취향 저격을 해줘야죠.^^

 

 

 

그래서 지난 주에 입기에도 편하고 스타일도 나쁘지 않는 원피스를 하나 샀었는데..

연극 보러 극장에 가면서 주어 입었더니만 남편이 대번에 알아봅니다.

 

“마눌이 입던 옷이 아니다(=새 옷이다.)”

 

남편이 관심 있어 하는 거 같아서 물었습니다.

“맘에 들어?”

“.....(긍정)”

“이거 별로 안 비싼데 당신이 사줄래?”

“생각 해 보고.”

 

맘에 드는 듯 한 표정을 지으면 “당신이 사줄래?”하는 이상한 버릇의 마눌.

자꾸 이러면 나중에는 맘에 드는 표정도 짓지 않을 듯..^^;

 

남편이 맘에 들어 했던 원피스는 파란색!

이 원피스를 사면서 두 가지 색중에 고민을 하다가 골랐었습니다.

 

입어보니 편하게 잘 맞고 빨간색도 입어보고 싶었던 색이라 “살까?”싶었죠.

 

그렇게 시내에 나가기로 생각한 월요일 아침!

 

아침에 일어나서 남편의 아침의 차리고, 도시락 준비를 하면서 창밖을 보니..

비가 옵니다. 이슬비도 아닌 세찬 비가!

 

이렇게 되면 시내에 나가는 것이 쉽지 않죠!

자전거를 타고 나갈 생각이었거든요.

 

 

 

날씨도 쌀쌀해서 약간의 고민을 했었습니다.

“전차와 자전차”

 

전차는 24시간권이 4,50유로.

 

비싸게 차표를 샀으니 알뜰하게 이틀 (1일차 오후, 2일차 오전=24시간) 사용이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볼일도 없는 데 다음날 시내에 나가는 것도 그렇고!

 

“운동 삼아서 시내까지 자전거 타고 가 볼까?”

 

뭐, 이런 생각으로 시내에 나가려고 했었던 거죠.

그랬는데 비가 오니 “포기해야하나???”

 

비도 오길레 남편 출근시키고는 침대에서 뒹굴 거리다가 잠깐 잠을 자고 일어나니,

하늘은 꾸물거리지만 비는 그쳤고, 오후에 날씨는 개일 예정!

 

유럽의 겨울은 해가 짧아서 서둘러야 합니다.

오후 4시만 되도 어둑어둑하니 환할 때 얼른 갔다 와야지요.

 

옷 주어입고 서둘러 출발했습니다.

 

우리 집에서 린츠 시내의 옷가게까지는 34분이라고 하지만,

나는 아줌마니 그것보다는 조금 더 걸릴 거 같고!

 

우리 집에서 린츠 시내까지 가는 것이 처음에는 무섭고 그랬는데..

이것도 한두 번, 서너 번 반복되다보니 “못 갈 것도 없지!”가 됐습니다.

 

간만에 숨이 턱까지 차도록 심장으로 뛰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죠.

바람을 가르면서 타는 자전거는 나에게는 “기분 좋은 나들이”.

 

그렇게 숨이 차도록 페달을 열심히 밟아서 린츠 시내까지 갔습니다.

시내로 달리면서 “어쩌면 못 살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내가 다녀온 곳이 조금은 특별한 가게 었거든요.

“그 사이에 팔려서 없으면 어떡하나?"싶다가도..

 

“까짓것 운동했다 생각하면 되지!” 이런 정신으로 무장하고 갔는데!

내 빨간 원피스는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모시고 나왔죠.^^

 

린츠 시내까지 갔는데 시내를 돌아볼 시간 없이 다시 또 집 방향으로 페달 밟기.

 

오늘 저의 땀나는 쇼핑 시간은 1시간 하고 40분.

이 시간의 대부분은 자전거 안장 위에 있었죠.^^;

 

우리 동네 (대형)쇼핑몰에 있는 가게에서도 파는 옷이라면 땀날 필요가 없는 쇼핑이었겠지만, 이 옷은 린츠에 있는 특정한 가게에서 파는 옷이라 달려야만 했죠.

 

오늘은 기분 좋은 날입니다.

 

간만에 심장이 벌렁거릴 때까지 운동(자전거타기)도 했고, 사고 싶었던 옷도 샀으니 말이죠.

오늘 저녁에는 퇴근한 남편 앞에서 빨간 원피스 입고 재롱을 떨어봐야겠습니다.

 

“내가 이 옷을 사기 위해 자전거로 2시간(뻥 조금 더 보태서) 달렸노라~~”

 

나의 땀나는 쇼핑은 다음에도 또 이어지지 싶습니다.

 

오늘 자전거타고 린츠 시내의 전차 철로를 달려봤는데..

다음 편 영상의 아이디어는 하나 얻어 왔습니다.^^

 

시내가 돌길이라 자전거가 너무 울렁거려서 지금 가지고 있는 액션 캠으로는 힘들 거 같고!

 

조금 더 성능 좋은 액션 캠이 생기면 린츠 시내

“시내를 가로 지르는 전차 길(철로)을 달리면서 보이는 풍경”

 

기대하셔도 좋을 영상이 되지 싶습니다.

(뭐시여? 이 와중에 유튜브 영상 예고편 광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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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와 딱 떨어지는 영상을 업어왔습니다.

제가 자전거를 타고 린츠 시내를 갔었던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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