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시아버지의 수술날짜는 11월27일이었습니다.
“일반”이 아닌 “급이 다른 레벨”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내야했던 돈 7,000유로
등급을 올리면서 수술날짜가 빨라졌습니다.
11월27일이던 것이 10월22일로 조정.
병원에서 보내준 Sonderklass 존더클라스(1등급)의 견적서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었습니다.
“위의 금액을 병원 입원 전에 입금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게 뭐야? 하시는 분은 아랫글을 읽으셔야 할 듯..
http://jinny1970.tistory.com/3082
아빠의 통 큰 지출
누가 병원에서 치료받고 돈 떼어먹나?
한두 푼을 하는 것도 아닌 금액을 병원 입원 전에 전액 납입하라니??
예전에 우리나라 드라마에 나오던 병원씬이 생각납니다.
“돈 없으면 수술 안되요! 돈 가져오세요. 돈!!!”
유럽의 한복판, 오스트리아에서도 입원 전에 “돈”을 가져오라네요.
왜 굳이 입원 전에 아직 하지도 않는 수술비를 완납하라는 이야기인지..
엄마네 갔다가 (수술 전) 주방에 앉아계신 아빠와 잠깐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아빠, 왜 입원도 하기 전에 돈을 다 입금하래요? 누가 떼어먹어요?”
“병원에서도 그런 경우가 많았으니 이렇게 조치를 하는 거겠지?”
“입원 전에 입금 안하면 어떻게 되요?”
“그럼 그냥 일반치료를 받게 되겠지.”
남편이 견적서의 금액을 입금할 때쯤 나왔던 수술날짜 10월22일.
이때 남편은 예정견적서에 나왔던 11일치 입원비및 수술비 7,000유로상당을 입금했습니다.
일단 수술을 하면 병원에 10일정도 입원하셔야 하니 이 기간에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병문안을 가야죠. 그래서 내 문화생활의 스케쥴을 바짝 땡겼습니다.
10월 5일 토요일 /연극 Jedermann
10월 6일 일요일 /오페라 Le Prophete
10월 9일 수요일 /연극 Maria Stuart
10월12일 토요일 /오페라 the Rape of Lucetia
10월17일 목요일/연극 Der Verschwender
10월20일 일요일/오퍼레테 der Bettelstudent
(이번 달도 티켓값이 350유로가 넘습니다만 저는 공짜^^)
아빠의 수술 이후에는 공연스케줄을 잡지 않으려고 빡빡하게 공연관람스케줄을 잡았는디..
병원에 전액입금을 하자마자 아빠의 수술날짜가 더 앞당겨졌습니다.
아빠는 10월 7일에 수술을 하셨습니다.
애초에 이야기 했던 11월27일보다 한 달 하고도 20일이나 빨리 말이죠.
“역시 돈이 좋다”는건 세계공용인거 같습니다.
돈이 없었다면 11월27일까지 내내 기다리다가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등급을 올리면서 의사도 선택 할 수 있고, 수술날짜도 거의 두 달이나 땡겨졌습니다.
아빠가 22일에 수술하실 거라 생각해서 공연 표를 받아놨던 며느리는 낭패인거죠.^^;
10월 6일 일요일, 내가 오페라 공연 보러 가는 날.
아빠는 다음날 수술을 위해 그날 오후에 입원하셨습니다.
수술 전에 아빠 컨디션을 보러 남편이랑 같이 병원에 들렀습니다.
병원에 들렀다가 나는 공연 보러 가고 남편은 집으로 갈 예정이었죠.
병원에 가서 아빠를 보고 나오는 길에 남편이 하는 말.
“나는 이제 집에 가고 지니는 오페라 보러 극장에 가!”
병원 나와서 남편한테 한마디 했습니다.
“내가 오페라 보러 극장에 간다는 이야기는 왜 하누?”
“왜? 뭐가 어때서?”
“남들이 뭐라 그러겠어? 시아빠는 수술한다고 입원했는데 며느리라는 인간이 한가롭게 극장이나 다닌다고 할 거 아니야?”
“남들이 말을 하거나 말거나 그걸 왜 신경 써!
당신은 아빠 수술 전에 잡았던 스케줄이니 가는 거지.”
이것이 아들과 며느리의 차이인가요?
며느리는 아빠가 병원에 계신데 팔자 좋게 공연이나 보러 다닌다고 할까봐 눈치가 살짝궁 보이는데, 남편은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아빠가 병원에 입원하시고 평소에 무릎이 아프다시는 엄마랑은 오전에 산책도 다닙니다.
시누이가 엄마가 운동도 안하면서 무릎이 아프다고 한다고 궁시렁 거리길레,
책임지고 엄마 운동시키겠다고 했었거든요.
아빠가 계셨음 엄마 다리 상태를 봐가면서 오전이나 오후에 함께 산책을 하시는데..
지금은 아빠가 안 계시니 아빠의 빈자리를 저라도 조금 메워보려고 말이죠.^^
평소 같으면 무릎이 아파서 싫다고 산책 안 간다고 하셨을 엄마.
“엄마! 지금 아빠도 병원에 계신데 엄마라도 당신 몸 돌보고 계셔야 해요!”
며느리의 이 말이 먹힌 것인지..
한 시간 넘게 걸어도 군소리가 없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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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엄마가 걸으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주변 어디쯤에 호두나무가 있는지 아시는 엄마가 산책코스를 잡으셨죠.
그래서 며느리는 엄마가 이끄시는 대로 따라갔었습니다.
조금 걸어가면 호두나무 아래서 호도를 줍고, 조금 더 걸어가면 호도를 또 줍고..
산책을 나온 것인지 호도를 주우러 나온 것인지!
나중에는 며느리가 한마디 했습니다.
“엄마! 우리는 지금 호두를 주우러 온 게 아니거든요!”
며느리는 잔소리를 하면서도 호두나무 아래에 서면 엄마랑 같이 열심히 주었습니다.
1시간 넘게 산책(인지 호두나무 한 바퀴를 돈 것인지..)하면서 주어온 호두는 1kg이 훌쩍 넘는 무게였습니다.
아빠가 건강하셨음 자전거타고 들판을 다니시면서 동네방네 떨어진 호두를 주워 모으셨을 텐데.. 올해는 수술 후에도 자전거를 못 타실 테니 엄마라도 주워 모으시는 것이 맞지 싶기도 합니다.
아빠는 제가 10월17일 공연을 보러가기 전에 퇴원하시지 싶습니다.
저는 시아버지가 병원에 입원중이신데 한가롭게 공연이나 보러 다니는 며느리가 됐지만,
아빠가 안 계시는 동안 시어머니는 부지런히 챙겨드리면서 며느리의 의무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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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엄마사진이 등장하니 엄마가 해주신 음식 동영상을 하나 업어왔습니다.
비오는날 부쳐먹으면 딱 좋은 호박전!
우리나라에만 있는것이 아닙니다.
유럽에도 부침종류가 있죠.
우리가 해먹는 방법과는 조금 다른 유럽의 호박전을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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