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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요양원163

나는 외톨이 오늘 근무하면서 알았습니다. 내가 외톨이라는 것을! 병동내 직원들은 끼리끼리 어울립니다. 현지인 직원은 현지인 직원끼리, 외국인 직원은 외국인 직원끼리! 나는 현지인 직원하고도 어울리지 않지만, 외국인 직원하고도 어울리지 않죠.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우리 병동에 외국인 직원이 아주 귀할 때 들어와서 병동의 현지인 직원들에게 온갖 차별을 다 받았었죠. 요양원의 말단 직인 청소부부터 요양보호사를 보조하는 도우미까지 나를 만만한 콩떡으로 생각해서 자기네가 꼴리는대로 잔소리를 해대곤 했었습니다. 병동 도우미는 내가 목욕탕 근무를 할 때마다 “수건을 너무 많이 쓴다”는 말도 안되는 잔소리를 해대며 텃새를 부려 수건을 쓸 때마다 도우미의 눈치를 보기도 했었습니다. ㅠㅠ 나는 몰랐던 그 당시 우리 병동의 분위기는 “.. 2024. 3. 26.
요양원으로의 짧은 휴가 오늘의 포스팅은 미리 써놨던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 우리 요양원에 60대 부인 한 분이 아주 짧게 휴가를 오셨습니다. 그동안은 댁에서 남편의 도움을 받고 사셨는데, 남편이 그리스로 휴가를 간 동안만 우리 요양원에 잠시 머무셨죠. 휴가 비용보다 훨씬 더 비싸지만, 휴가를 가면서 간병이 필요한 아내를 맡길 곳이 없으니 택한 곳이 요양원.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일종의 호텔입니다. 1박에 대충 100유로 정도이니 가격도 호텔이고, 하루 세끼를 직원이 배달 해주고, 서비스가 필요할 때마다 호출을 하면 직원이 방으로 찾아와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니 서비스도 호텔 급이죠. 단지 1박 3식을 제공하는 호텔 치고는 음식의 수준이 쪼매 낮고, 창 밖으로 보이는 .. 2023. 11. 29.
다시 만날 때까지 내가 4개월간의 휴가를 간다는 건 아는 사람만 알았습니다. 나의 장기 휴가가 요양원내 소문이 안 났을 리는 없지만, 가끔 근무를 들어오고 근무중 수다보다는 일하는데 더 집중하는 동료 같은 경우는 요양원내 도는 소문을 전혀 모르기도 해서 누군가 묻지 않으면 나는 입을 다물었죠. 근무중에서 누군가 물어오면 아주 짧게만 대답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디가?” “뉴질랜드.” “거기는 갔다왔잖아” “거기에 두고 온 캠핑카가 있어서 이번에는 그걸 팔려고..” 물론 우리가 캠핑카를 팔고 올지는 모르겠지만, 간데 또 가는 이유로는 꽤 타당 해 보이니 이걸로 밀어 부치기. 내가 휴가 전 마지막 근무하는 날은 웬일로 원장과 인사부장까지 우리 병동에 왔습니다. 물론 나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 그날 생일을 맞은 직원에게 소.. 2023. 11. 7.
요양원내 성폭행, 직원들은 알고 있을까? 요 며칠 뉴스에 요양원에서 일어난 성폭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 요양원에서 1 00세 할매가 79세 할배에게 성폭행을 당했는데 사망으로 이어졌죠. 그 요양원에서는 어떻게 조치를 했길래 성폭행 당한 할매가 돌아가신 것이며, “성폭행 당했다고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나?” 싶은 것이 일반인의 생각이겠지요? 우리 병동에 계신 100세를 넘기신 어르신을 보면 몸무게 40kg도 안되십니다. 온 몸에 지방은 거의 없고, 뼈만 남은 상태라 살짝만 넘어져도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 그 분이 이동을 하실 때는 직원이 항상 옆에서 따라 다니죠. 뼈 밖에 없으신 분이 한 밤에 성폭행을 당했다? 덩치 큰 남자가 뼈 밖에 없는 분 위에 올라갔을 테니 몸의 여기저기에서 골절이 일어났을테고, 정신적인 충격도 엄.. 2023. 9. 28.
요양원에는 도둑이 산다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대부분 1인실이라 그 방을 자기만의 공간으로 꾸밀 수 있습니다. 자기 방이니 외출을 할 때는 문을 잠그고 열쇠는 목에 걸고 다니죠. 물론 직원들이 가지고 다니는 열쇠로 모든 방을 다 열수는 있지만, 문을 잠그고 나가셨던 어르신이 오셔서 문을 직접 여실 때까지 직원들은 기다려드립니다. 어르신들의 방은 집에서 사용하시던 가구들을 가지고 와서 세팅하는 경우도 있고, 거실을 통째로 가지고 와서 집에서 살던 그대로 인테리어를 해놓고 사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2인실을 사용하시는 경우도 자기만의 옷장이 있고, 방의 절반은 자기 공간이니 자신이 집에서 사용하던 소파나 개인적인 물건들을 놓아두시죠. 2인실을 사용하시는 병실에서는 가끔 “도둑질”이야기가 나옵니다. 치매 할머니가 당신과 같은 방을 쓰시.. 2023. 9. 5.
내가 거절하지 못하는 부탁들, 땜빵 근무 내 스마트폰은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전화기보다는 계산기나 알람 시계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고, 친구도 없어서 내 전화기가 울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워낙 전화가 안 오다 보니 갑자기 전화기가 울리면 긴장까지 하게 되는데, 내 스마트폰에 요양원 사무실의 번호가 찍히면 더 긴장을 하죠. 사무실에서 전화가 올 때마다 나는 살짝 고민을 합니다. “받을까 말까..” 요양원에서 나에게 전화를 해오는 이유는 딱 하나죠. “너 근무 할래?” 대부분은 근무에 들어와야 할 직원 중 갑자기 못나오게 되는 바람에 급하게 땜빵 근무를 해줄 직원을 찾아서 사무실에서는 “땜빵 가능한 직원”에게 전화를 돌리는데, 내가 당첨이 되면 전화를 받는 거죠. 전화를 받는다고 무조건 근무를 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할 일이 있어서 .. 2023. 8. 4.
임종을 지켜주는 나의 상사 오늘 또 한 분이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어르신 부부가 나란히 한 방을 사용하셨는데, 할배(93세)가 3일 전에 먼저 가셨고, 오늘은 할매(88세)가 가셨죠. 할배는 특별한 지병이 없으셨지만, 할매는 피부암을 앓고 계셨던 분이시라 할배보다는 할매가 더 먼저 가실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할배가 먼저 가셨죠. 돌아가시기 전, 할배는 한동안 식사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요양원에서 제공하는 삼시세끼 대신에 할배가 즐겨 드시는 크래커를 몇 개로 하루를 버티시느라 기운은 없으셨지만, 그래도 직원이 “화장실을 가시자”하면 없는 기운에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시곤 하셨는데, 할배는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그렇게 하늘나라로 가셨고! 할배가 생전에 드시던 크래커와 럼이 들어있는 초콜릿은 다 직원들 차지가 됐습니다. 럼 초.. 2023. 6. 16.
내 병가에 대한 동료들의 반응 언젠가 함께 근무하던 동료 간호사에게 이런 말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동료가 병가를 내서 3명이 할 일을 2명이 한다면 따로 수당을 더 줘야한다고 생각해. 3명이 해야할 일을 2명이 하면 근무하는 2명은 그만큼 더 힘든 근무를 해야 하는데 받는 금액이 똑같은 건 아닌 거 같아.” 내 말에 동료 간호사도 맞장구를 쳤었죠. “맞아, 하다못해 자동차도 정해진 중량보다 더 많이 싣게 되면 기름값이 더 드는데, 3명이 할 일을 2명이 하게 되면 그만큼 가중이 되지.” 우리 회사는1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있고, 직원 중 누군가 아픈 사람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니 병가 통보를 받으면 빨리 대체 근무할 직원을 배치할 시간이 되지만, 바로 전날 병가 통보를 했다면 시간이 없어서 근무할 직원을 구하는 것이.. 2023. 6. 6.
내가 말하지 않는 것들 내가 근무하는 요양원은 매번 다른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합니다. 그래서 근무에 들어 가기 전, “오늘은 어떤 직원과 근무를 하게 될까?” 하는 생각에 출근하기 전에 근무표를 살짝 봐서 누구와 근무를 하게 될지 볼 때도 있습니다. 어떤 날은 함께 근무한 직원이 나보다 더 일을 열심히 해서 내가 해야하는 일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편하게 근무하는 날도 있지만, 어떤 날은 땡땡이 전문인 직원을 만나서 빡 세게 일하는 날도 있죠. 땡땡이 전문인 직원은 다른 동료들도 다 알고 있으니 그날 그 “땡땡이 전문”과 함께 근무하게 된 직원이 안됐다는 생각에 혀를 차기도 합니다. “아이고, 어쩌냐? 땡땡이 전문 2명이랑 같이 근무를 하니 힘들겠네. ㅠㅠ” 요양원 병동의 일이라는 것이 매일 반복되는 일이라 별로 새로울 것이 없어.. 2023. 5. 27.
시간이 필요한 일 간만에 30년 경력의 요양보호사, B와 근무를 했습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닌데.. (신입 외국인 동료를 대하는 걸 보면 대부분의 동료들이 그런 것 같기도 하고…ㅠㅠ) B도 외국인은 대놓고 싫어하는 타입이라 처음에는 이런 타입의 동료를 만나면 근무하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날 그냥 쳐다만 보는데 나는 왜 스스로 가시 방석 위에 가서 앉는 것인지.. 날 쳐다보는 눈빛에서 “경멸”이 보이니 내 마음이 그렇게 불편했던 것이겠지요. 외국인 동료를 대놓고 싫어하는 부류들이 있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B였죠. 도움이 필요해서 청하면.. “넌 혼자서 못해?” 잘 모르겠는걸 물어보면 “넌 그것도 몰라?”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어보면.. ”나 혼자서도 되거든?” 뭐 이런 식으로 물어본 사람 무안하게 대.. 2023. 5. 5.
누군가에게는 반가운 소식. 요양원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은 근무에 들어가기 전에 사무실에 있는 “근무일지”를 잠깐 들여다 봅니다. 근무일지라고 하니 근무에 대단히 도움이 될 정보가 있을거라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일지 안에는 아파서 출근을 못하는 직원의 이름도 있고, 병동내 고장 난 물건에 대한 것도 있고, 병동 어르신의 보호자가 이메일로 보내온 감사 인사도 프린트 해서 붙어 놨고, 병동에 사시는 어느 어르신이 어느 병원에 입원을 했는지도 적혀있고, 내가 근무에 들어오지 않았던 기간동안 돌아가신 분들의 이름도 있죠. 고령의 어르신들이 사시는 요양원이니 요양원내에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을거라 생각하시겠지만, 실제로 요양원에서 돌아가시는 분들은 소수입니다. 대부분은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그곳에서 돌아가시죠. 근무 일지에 있는 누군가의 .. 2023. 4. 29.
내가 없었던 사이에..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은 대부분 고령의 연세이시라 “밤사이 안녕” 하시지 않으신 분들도 계시죠. 내가 떠나 있었던 5개월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요양원 어르신들께는 절대 짧지 않은 시간임이 분명하죠. 다시 근무에 들어오면 (돌아가시고) 안 계신 분들이 몇 분 계실거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분이 안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요양원 벽에 돌아가신 분들의 사진을 붙여놓는 코너가 있는데, 그 사진 속에 아직 80도 되지않은 우리 병동의 여왕님, N이 계십니다. 몸이 심하게 무겁기는 하지만 그래도 건강한 편이었고, 편마비가 있으셨지만 한 발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한 손으로 식사도 잘하셨고, 무엇보다도 100살까지 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계셨던 분이셨죠. https://jinny1970.ti.. 2023. 4. 23.
나의 예절 교육은 계속된다. (이 글은 써놓은지 꽤 된 글입니다. 잠시 요양원을 떠나있어서 요양원 관련된 이야기는 다 뒤로 미뤄놨었죠.) 우리 병동의 뚱뚱이 여왕님인 N부인. 직원들에게 필요한 것을 요구할 때 부탁의 어조가 아니라 명령의 어조로 말을 해서 직원들에게는 밉상이라 직원들이 모였다 하면 N부인의 진상 짓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죠. 간만에 N부인이 있는 1층 근무에 들어갔는데, 동료들이 N부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요새는 뭘 해주면 “고맙다”는 소리도 한다니깐..” https://jinny1970.tistory.com/3152 과해도 너무 과한 그녀의 욕심, 우리 요양원에는 100kg가 넘는 할매가 몇 분 계십니다. 그중에서도 직원들의 미움을 독차지 하고 있는 N 할매. 사실 미움까지는 아니지만, 그리 좋아라 하지 않.. 2023. 4. 13.
내 예상 밖의 행동을 한 그녀 한국은 어떤 직업군이 요양원에서 함께 근무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근무하는 오스트리아의 요양원, 우리 병동에는 4종류의 직업군이 함께 근무를 합니다. 우선 직업군의 가장 상위에 간호사가 있고, 그 아래 어르신의 몸을 만지며 간병을 하는 요양보호사, 그 밑으로 병동의 잡일을 하는 도우미가 있고, 병동을 청소하는 청소부가 있죠. 한국이라면 위의 직업군들이 나열된 순서대로 간호사가 자기 아래의 세 직업군 (요양보호사, 도우미, 청소부)에게 근무를 “지시” 하겠지만, 여기는 그렇지는 않습니다. 서로 다른 직업군이라 생각을 하죠. 간호사와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의 건강&몸에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근무중에 서로 호출을 하거나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지만, 도우미나 청소부에게 어떤 일을 하라고 지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 2022. 10. 18.
팀 리더를 맡다 요양원 근무는 매번 다릅니다. 층은 3개로 나뉘고, 매번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이 달라지죠. 지층은 혼자서 근무하니 나만 열심히 일하면 뿌듯한 하루를 보낼 수 있지만, 팀으로 일하는 1층이나 2층 같은 경우는 나 혼자만 부지런하게 움직인다고 하루가 뿌듯하지는 않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힘을 합쳐야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죠. 함께 팀을 이뤄서 일을 하게 되면, 누군가는 쉴 틈없이 부지런히 병동을 누비면서 일하지만, 같은 근무임에도 누군가는 대놓고 일을 안하고, 누군가는 가능한 해야 할 일을 피하려고 몸부림치죠. 팀을 짤 때도 근무연수에 따라 다양하게 조합을 해야하는데, 가끔 팀을 보면 조금 어이없을 때도 있습니다. 자기네가 편 먹고 싶은데로 팀이 짜는 모양입니다. ㅠㅠ 같은 일을 해도 20년이상 근무한 .. 2022. 10. 16.
내가 들은 불쾌한 칭찬 동료들에게 내가 제일 많이 듣는 말은.. “너가 정말 50대야? 난 30대인줄 알았어.” “왜 얼굴에 주름이 없어?” 연예인처럼 특별히 관리를 받지 않은 일반인이라 내 나이만큼의 주름이 이미 얼굴에 잡혀 있는데도, 여기 사람들은 시력이 안좋은 것인지 매번 같은 말을 합니다. 나는 50대 초반의 중년아낙. 한국의 거리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얼굴입니다. 얼굴에 나이만큼의 주름도 있고, 뱃살도 든든하죠.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 중에 하나는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서 나이가 어려 보인다? 사실 정말로 어려 보이는 건 아니고 서양인들의 동양인의 나이를 갸름하지 못하니 나오는 착각이지 싶습니다. 50대인 나도 이곳에서는 30대 후반으로 봐주니 말이죠. 엊그제 생일이 지났다고 오늘 근무하는 나를 찾아서 요양원 원장.. 2022. 10. 2.
싸가지 없는 병동 도우미 나는 가끔 현지인 남편에게 내가 겪은 상황이 정상인지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내 눈에는 아닌데, “이곳의 문화에서는 괜찮은건가?” 하는 마음에 말이죠. 오늘도 그런 날이죠. 남편에게 그동안 생각만 했던 질문을 던졌습니다. “남편, 사람의 성 뒤에 “Lein라인”을 붙여서 불러도 되나?” “누가 그래?” “우리 요양원 흑인도우미가 병동내 어르신의 성 뒤에 Lein를 붙여서 부르더라구!” “미친거야?” 남편의 한마디에 정리가 됐습니다. 독일어에는 단어의 뒤에 붙어서 사용하는 축소형 어미가 있는데, 어떤 명사에 작거나 귀엽다는 의미를 부여합니다. 대표적으로 “-lein라인”과 “-chen헨”이 있죠. ‘Lein라인’ 같은 경우는 시어머니가 남편이 어릴 때 “theolein테오라인”이라 불렀다고 하셨는데 뜻은 .. 2022. 9. 30.
동료들이 질투하는 나의 6개월 장기 휴가 병동 내에는 10월부터 내가 6개월동안 휴가를 간다는 소문이 이미 다 퍼진 상태. 나에게 직접 물어온 직원도 있지만, 서로 주고 받는 정보 속에 내 이야기도 있었을 테니 대부분은 알고 있죠. 근무 이틀째 출근을 해서 일 하다가 오전 휴식시간에 나의 늦은 아침을 먹으려고 사무실에 들어가니 두 직원이 있길래 안부를 물었습니다. 오늘은 다른 층에서 근무를 하지만 전날은 같은 층에서 함께 근무를 한 동료들이라 “오늘은 어때?”하고 안부를 물어오니 나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왔습니다. 좋다는 의미의 “Super”가 아닌 “OK”라고 하니 단박에 들어오는 핀잔. 근무 이틀 째이고 아침 6시에 일어나야 해서 조금 피곤도 했었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는 OK라고 했는데 그것이 왜 불만인것인지.. 내가 심히 기분이 좋거나, .. 2022. 9. 24.
불쌍한 인생들 간만에 근무에 들어가니 “금방 가실 거 같았던 두분”은 더 이상 계시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하늘 행 열차를 타셨죠. https://jinny1970.tistory.com/3692 떠나갈 사람들 이승에서의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내는 곳, 요양원.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사시는 곳이라, 어르신중 한 분이 하늘나라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별로 놀랍지 않죠. 오랫동안 와상환자셨다면 “ jinny1970.tistory.com 이번에 하늘나라로 가신 두 분은 참 불쌍한 인생을 사신 분들. 80대 중반의 H씨는 걸을 수 없는 신체적 장애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전부 다 말하지 못하는 정신적 장애를 갖고 계셨음에도 한평생 불평없이 참 꿋꿋하게 사시고 가신 분이라 마음이 짠하고! 90대 중반의 S부인은 “불평과 불만”으로 .. 2022. 9. 22.
요양원 근무, 선물과 인종 차별 사이 요 며칠 저의 기분은 극과 극의 달리고 있습니다. 요양원 근무를 하면서 처음으로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습니다. 선물을 주시는 분이 쓰신 짧은 메모는 처음이었죠.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2주동안 우리 요양원에 머무셨던 분이 가실 때까지 혹시나 나를 못 만날까봐 메모까지 남겨두셨었는데, 저를 다시 만나서 너무 좋다며 나에게 주시려고 했던 선물을 내미십니다. 요양원에 계시는 동안 읽으시려고 가지고 오셨던 책 같은데.. 가시면서 당신이 친절하다고 느끼신 저에게 주시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이 선물을 받고 감동한 건 이분이 남기신 메모! “나는 이 책을 한국에서 온 친절한 간호사에게 선물합니다. 사랑과 신의 축복을, XX로부터!” 신간도 아니고 당신이 읽다가 주고 가시는 중고책이지만, 앞에 남겨주신 메모가 날 특별하게.. 2022.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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