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는 여러 형태의 여행자들이 옵니다.
이곳에 낚시를 하기 위해서 해마다 오는 여행자들도 있고 말이죠!
해마다 뉴질랜드에 와서 2~3주 낚시만 하다가 돌아간다?
물론 남자에게는 즐거운 취미와 맞물려서 좋은 여행일수 있겠지만..
여자들에게는..
글쎄요? 2~3주 동안 여러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할거 같습니다.
다리 아래 남편을 따라서 마루이아 강을 조금 구경하고 마눌이 다시 다리위로 왔습니다.
“앗! 저기 낚시꾼 등장!”
“근디..옷차림을 보아하니 플라이낚시(낚시대 끝에 파리 같은 것을 달고 하는..)?”
다리위에 서서 두 사람이 낚시 하는 걸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낚시꾼의 마눌이면서...
낚시 하는건 별로 안 좋아 하는디..
나처럼 남편(?)의 뒤를 따라다니는 아낙이 있다?
거기에 이 아낙은 남편(?)처럼 전문복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플라이낚시용 조끼에 모자까정!!!
남자는 다리를 지나서 물로 텀벙 들어가더니만, 낚시대를 휘둘러 댑니다.
그러는 사이에 같이 있던 아낙은 나랑 나란히 다리위에 서서 남자에게 어디에 고기가 있는지 알려줍니다.
“12시 방향!”
아시죠? 여기는 물속에 있는 고기들이 위에서 다 보인답니다.
“9시 방향!”
“3시방향!”
아~ 낚시꾼들은 방향을 시간으로 하는 모양입니다.
잠시 남자가 한눈을 파는 동안 두 아낙이 말을 건넵니다.
“낚시를 좋아하나 봐요? 낚시하는 남편을 따라온걸 보니..
나는 남편이 낚시를 좋아하는데.. 따라 다니는 건 영~~^^;“
“남편이 아니라.. 남친이예요~”
“낚시를 좋아하시나 봐요~ 남친을 따라온걸 보니..”
“이렇게 따라 오지 않으면 저 인간을 만날 수가 없어요~^^;”
“엥? 지금 연애 하느라고 따라 다니는 거예요? 낚시는 좋아해요?”
“좋아하기는요? 내 옷 입는 꼬라지를 봐요! 내가 이런 웃기는 옷을 입고 있어요!”
“아니 싫은데 왜 따라 다녀요?”
“이렇게 따라 오지 않으면, 저 인간을 볼 수가 없거든요.^^;”
참 슬픈 사랑입니다 그려!
“남친이 낚시를 가르쳐주기는 해요?”
“11시 방향 2시 방향을 낚시대를 앞뒤로 흔들면 된대요!”
(이 부분에서 두 아낙이 맨손을 위로 치켜들고 11시,2시를 향해서 앞뒤로 흔들었습니다.)
“그러다가 고기가 잡히면 낚시대를 위로 ”올려“
“그럼 가지고 있는 낚시대는 남친꺼 예요?”
“자기(남친)가 가지고 있는 낚시대 7개 중에서는 절대 줄 수가 없다고 나보고 사라고 해서..
인터넷에서 중고로 샀어요. 셋트로 200불 주고!“
“그래서 낚시대를 쓰기는 써봤어요?”
“잘 쓰고 있어요. 포인트(3시 방향 가리킬 때)용으로요~크크크”
아낙 둘이 다리위에서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수다 떠는 도중에 그 인간(그녀의 남친)이 열심히 그녀를 불러댑니다.
“팸팸팸팸팸~~~~~~~~~~”
그녀의 이름이 팸이군요!(그녀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중국인입니다.)
남편은 내가 조금만 목소리를 높여도 소리 지른다고 난리인데..
저 인간은 자기 여친 이름을 동네 똥개 부르듯이 그렇게 불러대네요...
남친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리는 그녀는 얼른 다시 길을 나섭니다.
“나중에 봐요~”
그리고 그녀는 캠핑장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호수에서 그 다음날 다시 만났습니다.
여전히 남친 옆에 따라다니면서 호숫가(안)를 휘젓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낚시는 좋아하지도 않음시롱~~
나중에 그녀의 남친이 보여주는 사진을 보니..
팸이 커다란 물고기를 손으로 잡고 찍은 사진도 있던데...
(참고로 그녀의 남친은 잡은 물고기는 사진 찍고 그냥 다시 놔줍니다.
누구(우리?)네처럼 잡은 고기 다 먹어치우는 그런류의 낚시꾼이 아닙니다.^^;)
나는 남편이 낚시한 고기는 물론 내가 낚은 고기도 살아있는 건 손도 못 대는데...
그래서 죽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디..
그녀는 살아있는 고기도 잘 잡는거 보니 참 용감한 여성입니다.
“나도 남편이면 안 따라오죠! 남친이니 따라다니죠!”
그녀가 바라는 것처럼 낚시꾼 남친를 꽉 잡는 날이 왔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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