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현과 벗님들에 나오는 “집시 여인”을 아십니까?
“집시~ 집시~ 집시~ 집시여인~
끝이 없는 방황을 하는~~♬.”
집시는 노래에서만 등장하는
“예전에 있었던 방랑부족”인줄 알았었습니다.
유럽에 살면서 그들을 직접 만나기 전에는 말이죠.
유럽에 여행을 오는 사람들이 조심해야 한다는
“소매치기 혹은 퍽치기”
그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이태리, 스페인등
여행하는 곳의 현지인이 아닌 집시입니다.
집시들은 국적도 없이 국경을 넘어서 다니고,
이태리,스페인등 유명한 관광지를 찾은
돈 있는 관광객을 따라다니죠.
오스트리아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강도사건의 일부도,
바로 이 집시들의 저지르는 범죄입니다.
시내에서 돈벌이가 안 되면..
어린 아이를 안은 젊은 혹은 늙은 여성이
주택가로 찾아다닙니다.
초인종을 눌러 밖에 나가보면 허름한 옷을 입은
아낙이 어린아이를 안고 서있죠.
구걸해서 안 되면 “물 한 잔”만 부탁해서
안으로 들어오기도 합니다.
인정 있는 할매가 몇 유로 건네주면
그걸로 감사하고 가야하는데..
그렇게 문을 열어 몇 푼 건네준 그 집에
낮에 왔었던 아낙의 패거리들이 저녁에 다시 찾죠.
강도로 왔음 집에 있는 돈이나
귀금속만 털어서 가면 되는데..
70~80이 넘은 노인네 부부를 개 패듯 패서
생명까지 위험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값싼 동정이 내 생명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는 사건들이죠.
하긴, 젊은 부부였다고 해도
집시 장정 몇 사람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면
방법이 없을 거 같기는 합니다.
얼른 돈이 있는 곳을 가르쳐주고,
최소한 몸이라도 사려야지요.
우리 동네에도 집시들이 꽤 많습니다.
“거리에서 구걸금지”법령이 떨어져서
린츠 시내의 거리에서는 사라진 듯 했던 집시들이
작은 동네의 코너에 있는 슈퍼 앞에서 구걸을 하기도 하고,
떼거리로 시내의 공원에 죽치면서
정거장에 서있는 사람 옆에 가서 구걸을 하기도 하고,
길을 걸어가는 중년의 백인 옆에
집시아가씨가 따라 붙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면서
따라가는걸 보면 “매춘”도 하는 거 같습니다.
그러다 둘의 조건이 맞은 것인지
바쁘게 걷던 중년남성이 걸음을 멈추고는
따라오던 집시아가씨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 하는 것을 꽤 봤었거든요.
“그걸 어떻게 알아?”
하실 수도 있는데..
집시들은 일반인과는 조금 구분되는
사람들로 자주 보다보면 눈에 익습니다.
항상 시내 공원의 죽치는 집시패 같은 경우는
나중에 얼굴도 알게 됩니다.
한 그룹의 집시는 아주 다양한 조합으로 구성이 되거든요.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나잇대 다양한 중년,
청년, 아가씨도 있고,
아이를 들쳐 업고 다니는
아직 어린 여자아이(아직 10대?)도 있고,
학교를 다녀야 할 거 같은 다양한 어린 아이들과
갓난아이까지 보통 모여 있는 사람들은 10명 이상이고,
가끔은 다른 그룹과 인사를 하면서 모이기도 합니다.
집시들은 국경을 초월해서 사는 사람들인지라,
등록된 거주지도 없고, 기본적인 신분증도 없고,
물론 아이들도 학교를 다니지 않습니다.
언어도 그들의 언어를 사용해서 그들이
지금 잠시 오스트리아, 린츠에 살고 있다고는 하나
그들은 독일어를 하지 못합니다.
그들의 언어로 구걸을 하죠.
이렇게 떠돌면 학교도 못 다닌 아이들은 커서도
집시로 살게 되는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집시들은 원래 헝가리/루마니아 쪽에서
왔다는 말도 있는데,
그들과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들이 어떤 언어를 쓰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섣불리 말을 걸어서 인맥을 만들기에는
너무 무서운 존재들이니 말이죠.
자~ 이쯤에서 내가 만난 혹은
목격한 집시이야기를 해 드립니다.
린츠 시내의 서브웨이에서 간단한 한 끼를 먹고 있는데,
집시아이 2명이 입장했습니다.
큰아이가 6살 정도, 작은아이는 4살로 보이는
꾀죄죄한 옷차림의 아이들이 가게에 입장해서는
각 테이블마다 돌면서 구걸을 합니다.
내 테이블에 와서는 손을 입으로 가리키며 먹는 시늉을 합니다.
배 고프니 음식을 달라는 이야기죠.
그래서 아직 먹지 않은 쿠키를 주려고하니,
그거 말고 돈으로 달랍니다.^^;
배 고파서 하는 구걸이 아니라
앵벌이 나온 집시 아이들 인거죠.
나는 쿠키를 내밀어 주고는 돈이 없다고
행동으로 보여주는데 포기 안하고 묻고 또 묻습니다.
물론 돈은 있지만 앵벌이용으로 줄 돈이 없다는 이야기죠.
내 옆 테이블에 있는 젊은 커플은
두 아이가 먹을 수 있는 큰 샌드위치를 사주고,
거기에 자신들이 먹던 컵에 음료까지
리필해서 두 아이의 손을 쥐어줬는데도
두 아이는 쭈뻣쭈뻣.
아이들이 원하는 건 샌드위치나 음료가 아닌데...^^;
평소에 안 가던 쪽으로 전차를 탔었습니다.
아시안 식품점에 살 것이 있어서 말이죠.
이곳의 전차 정거장에서 집시들을 봤습니다.
남녀가 여럿에 아이들까지
영업 준비를 완료한 모양입니다.
어찌 집시를 외모로 알 수 있남? 싶으시겠지만..
자주 보다보면 눈에 익습니다.
그리고 돈 벌러 다니기 바쁜 사람들은
한낮에 이렇게 할 일없이 전차 역에 모여 있지 않죠.
저기 보이는 아이 안고 있는 엄마는
구걸하려고 대기 중인 집시 엄마입니다.
아무래도 어린아이를 데리고 있어야 구걸이 수월하죠.
외모로 보이는 집시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가끔 금발도 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어두운 머리색이고,
눈동자색도 브라운 계통입니다.
거기에 덩치도 백인에 비해서 작고,
피부도 어두운 편입니다.
외모적으로 보자면 백인하고는
차이가 조금 나는 비주얼이죠.
물건을 사서 다시 내려온 전차 정거장.
이곳에서 굉장히 위험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보행을 하는 할머니가
집시 모자에게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준 모양인데,
돈을 받은 엄마가 아이에게 얼른 눈짓을 하니
아이가 재빨리 지팡이 짚고 있는 할머니의 옷자락을 잡아당깁니다.
지갑 안에 돈이 넉넉하니 더 달라는 이야기죠.
순간, 아차~싶었습니다.
혼자 중심잡고 서있기 힘든 할매 옷을
뒤에서 잡아당기면 할매는 쉽게 넘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손에 들고 있는 지갑을 놓치게 되고
그럼 얼른 지갑을 채어 갈 수 있죠.
다행히 전차 역에는 사람들도 많았고,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인식 한 듯이
엄마가 할매의 옷자락을 잡고 늘어지는
아이의 손을 떼어 내더니만 데리고 갔습니다.
값싼 동정 때문에 할매는 전차 역에 넘어져서
골절사고를 당할 수도 있었고,
돈 몇 푼 쥐어주고 그 자리를 떠났다고 해도,
할매 뒤를 따라서 집시들이
할매 집의 위치를 파악 할 수도 있는 문제이고..
아무튼 집시들은 처음부터
상종을 안 하는 것이 예방법입니다.
저요?
전 집시아이들이 혹은 집시 엄마가 아이를 안고
저에게 오면 얼른 그 자리를 피합니다.
아예 눈길도 안 마주치는 것이
이들의 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니 말이죠.^^
유럽 여행 중에 이태리, 스페인 혹은 헝가리 등에서
집시들에게 돈이 털렸다고 해도
“내 돈이 털린 나라”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이태리 베니스에서 털린 내 돈은
이태리 국적의 집시들이 털어간 것이 아니라,
유럽에서 활동 중인 (국적 없는) 집시들이
털어간 것이니 말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알려드리자면..
유럽 여행 중 특정한 구간(로마-베니스 구간 등)은
집시들이 밤낮으로 열차를 털 준비를 완료하고,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털리기 전에 조심하시고,
집시 하고의 거리를 유지하시고,
털어 갈 수 있는 틈새를 미리미리 막는 것이
집시의 범죄를 예방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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